지난 Labor Day 연휴 2박3일동안 (8/31 토—9/2 월) 길동무와 함께 Mt Langley backpacking을 다녀왔습니다. Mt Langley는 우리 산악회의 Cal 14ers 선두주자들인 산바람님, 기수아빠님이 몇달전 각각 solo로 다녀오신 곳이기도 합니다. 특히 산바람님은 산행후기에 Mt Langley를 “정말 우리 산악회에 추천 하고 싶은 Cal 14ers”라고 하셨는데 저희도 이번 산행을 하면서 그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왕초보라도 쉽게 할 수 있는 backpacking 코스, 어렵지 않은 14er 정복,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의 탁월한 자연 setting과 산상의 view들… 이 모든 것들을 2박3일의 일정 (집에서 출발하여 산행을 마치고 귀가하기까지)으로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훌륭한 코스였으니까요.
횐님들께 이 산행 코스를 강추하면서 이 후기를 씁니다.
Mt Langley에 관한 정보는 우리 산악회의 산행후기에 그리고 인터넷에도 많이 있습니다만 저희들의 이번 산행 경험 또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먼저 저희들이 산행한 루트를 간략히 소개합니다.
Horseshoe Meadow Trailhead --> Cottonwood Lakes Trail --> Lake
#3 베이스 캠프에서 1박 (5 마일 backpacking) --> Old Army Pass --> Mt Langley 정상 --> New Army
Pass --> Lake #3 베이스 캠프에서 2박 (10 마일
dayhiking) --> New Army Pass Trail --> Hike Out (5마일 backpacking)
(01) 8월31일 토요일 아침 8시경 집에서 출발하여 오후 3시경 Permit을 받기 위해 Lone Pine에 있는Interagency Visitor Center에 도착. 기본적으로는 괜찮은 날씨임에도 이곳에서 잘 보이는 Mt Whitney와 Mt Langley등의 고산들은 구름속에 가려져 있다.
*Mt Langley로 가는 Cottonwood
Lakes Trail 은 Permit의 daily quota가 60명 (= reservation 36 + walk-in 24) 인데 여름철 주말과 연휴는 미리 recreation.gov 에서 예약해 두는 것이 좋음.
(02) Permit 수령후 Horseshoe Meadow Trailhead로 직행. 작년 6월 Mt Whitney 산행을 앞두고 고소적응을 위해 여기 와서 지낸 적이 있다. 그때는 인적이 드물었지만 이번은 8월말 연휴이다 보니 hikers parking lot 이 꽉 차 있다. (그러나, 이곳은 주차 공간이 여기 저기 워낙 많아서 걱정은 없음.)
(03) Trail에 들어서자 곧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진다. 비옷을 입고 한 30분쯤 걸으니 다시 파란 하늘. 호젓하고 완만한 나무 숲길. 먼지까지 말끔해진 trail 은 걷기에 더없이 좋다.
(04) 두번째로 건너는 개울의 주변. 아기자기한 손길들이 만든 trail, 맑은 개울물, 징검다리, 나무다리등등에 정겨움이 가득.
(05) Old Army Pass와 New Army Pass로 가는 길이 일단 여기서 갈라진다 (Trailhead에서 3.2 마일). 우리의 산행 코스는 여기서 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Loop을 만들 계획. 먼저 오른쪽 길인 Old Army Pass 쪽으로 올라가서 Mt Langley 정상을 찍고 왼쪽길인 New Army Pass Trail로 내려오는 것이다.
(06) Trailhead로 부터 완만하던 길이 갈림길을 지나면서 조금 경사지게 오르는가 싶더니 곧 Cottonwood Lakes Basin이 눈앞에 광활하게 펼쳐진다. Trail 오른쪽의 호수 뒤로 Mt Langley (사진 중앙의 구름이 있는 곳)가 드뎌 첫 모습을 드러낸다. 흠~~
*정보에 따라 이 호수를 Cottonwood Lake #2라 하기도 하고 이름 없는 무명의 호수라 하기도 한다. 이 호수를 무명으로 하는 정보들은 (e.g. 위에 첨부한 지도) New Army Pass Trail 상에 있는 또 다른 호수를 Cottonwood Lake #2로 간주하고 있다.
(07) 호숫가 trail의 왼편으로 조그만 hut 이 하나 있고 그 뒤쪽으로 나무숲이 길게 늘어서 있다. Trail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이 나무숲 뒤로 Cottonwood Lake #1과 Lake #3이 연이어져 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숲속 여기 저기에서 캠프하고 있었다.
(08) 우리는 조금 더 걸어 아름다운 Cottonwood Lake #3 가 바로 내려다 보이는 언저리에다 텐트를 쳤다. 날이 어두워지자 구름이 말끔히 걷힌 하늘에다 수많은 별들이 은하수와 더불어 수를 놓는다. 고요한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들이 참으로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Mt Langley를 오를 내일 날씨가 괜찮을 것이라고 알려 주는 것 같아 더욱 고맙다.
(09) 산상에서의 첫 밤을 보내고 구름 한 점 없는 싱그러운 아침을 맞는다. 자, 가자! Mt Langley 꼭대기로! 오늘 산행의 첫 관문인 Old Army Pass를 오르기 전 Cottonwood Lake #4 앞에서 한 포즈. 호수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암벽산의 가장 낮은 지점이 Old Army Pass 이다.
*이 Lake #4 오른쪽 옆에 Lake #5가 있다. Old Army Pass로 가는 trail은 Lake #4 와 #5 사이 (즉, 위 사진의 호수 오른쪽) 로 나 있다.
(10) 멀리서 보면 도저히 trail이 있을 수 없어 보이는 절벽인데 아무튼 길이 만들어져 있다. Switchback을 거듭하던 trail은 사진 왼쪽으로 휘익 굽었다가 상단부의 바위길로 Old Army Pass에 이른다.
(11) 드디어 Old Army Pass 도착. New Army
Pass가 만들어진 후 Old Army Pass는 많은 trail map에서 삭제 되었지만 아직 건재했다.
Trail 상태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고 꾸준히 걷기만 하면 곧 Pass에 이른다.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꽤나 아찔하게 보이지만 Lake #4에서 Pass까지 1 시간도 채 안 걸렸다. 다만 적설이 있는 시기에는 이용하기가 아주 위험하고 어려울 것 같다.
(12) Old Army Pass에서 내려다 본 Cottonwood Lake #4 (오른쪽) 와 Lake #5 (왼쪽).
(13) Old Army Pass를 일단 오르고 나면 경사가 그리 급하지 않은 오르막 능선길이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허나 Mt Langley는 앞에 보이는 바위 조형에 막혀 한참 동안 보이지 않는다. (미국 사람들은 이 바위 조형을 Oh, Sh(x)t! 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생긴 모양 때문인지 아니면 보고 싶은 Mt Langley를 턱 막고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14) Oh, Sh(x)t! 바위 조형을 지나면 화악 트이는 시야속으로 Mt Langley가 가득 들어 온다. 멀리서 보면 그냥 주욱 따라 올라가면 정상에 이를 것처럼 믿믿하고 쉬워 보인다. 그러나…
(15) 더 다가가면 누가 High Sierra의 고산이 아니랄까봐… 온통 돌무더기 산이다. 그리고 위의 사진 (14) 와 이 사진의 시간차는 30분도 채 안 된다. 근데 하늘을 좀 비교해 보시라. 고산은 이처럼 순식간에 구름이 덮친다. 그야말로 out of nowhere!
*Mt Langley는 일정한 trail도 없이 돌무더기를 헤집고 X-country 해서 올라가야 하는 이 지점부터가 조금 어렵다. Summit은 사진의 가장 오른쪽편에 있다. 지금 사람들이 걸어 가고 있는 오른쪽으로 가면 갈수록 오르기가 더 어렵고 사진에 trail 이 어렴풋이 보이는 왼쪽으로 돌아서 올라가면 쉽다고들 한다. 산행후기에 의하면 기수아빠는 어렵다는 오른쪽으로 그것도 뒤로 휘익 돌아서 올라갔다고 한다. 후덜덜… 우리는 산짐승 기수아빠와는 다른 동물! 두말하면 잔소리! 무조건 왼쪽으로 Go!
(16) 왼쪽으로 가도 이런 돌무더기를 네발로 좀 기어 올라가야 한다. 그러나 너무 걱정은 마시라. 10여 미터쯤 고생하고 나면 정상까지 큰 어려움없이 바위 틈새틈새 사이로 두발로 걸어서 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17) 구름안개가 자욱한 Mt Langley 정상을 오르다 숨고르며 돌아다 보는 Sequoia NP 쪽 봉우리들. 운치있는 구름 아래 더없이 아름답다.
(18) 드디어 정상의 모습이 나타난다. 고지가 바로 저기. 아자아자…
(19) 마침내 Mt Langley의 정상(14042 ft). Mt Shasta (14179 ft), Mt Whitney (14505 ft), White Mt
(14252 ft) 에 이은 우리의 네번째 Cal 14ers 정상이다. 야후~~
(20) 여기에도 한마디 등록..
(21) 정상에 올랐으나 Mt Whitney 쪽은 짙은 구름안개에 가려 그림자조차 구경할 수가 없다. 단지 앞으로 보이는 Sky Blue Lake Basin만 모습을 드러냈다 감추었다 할 뿐… 여기서 Mt
Whitney를 꼭 보고 싶은데…기수아빠가 여기서 찍은 Mt Whitney 사진 쥐기지 않던가… 아까까지도 그토록 청명하던 날씨가 이렇게 애를 태운다… 정상에 올라선 꽤 많은 사람들도 하산할 생각을 않고 모두 기다린다…
(22) 정상은 몹시 춥다. 추위속에서 점심을 먹으며 기다리고 있으니 지성이면 감천… 햐~ 드뎌 구름이 걷혀 주며 Mt Whitney를 비롯한 이 지역 고봉들의 장엄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 저멀리 Kings Canyon의 Great Western Divide까지…
(23) 기왕에 Mt Langley에 올랐으니 이 지역 Cal 14ers를 몽땅 넣어 사진 한 장 찍자. 가까이로부터 Mt Muir, Mt Whitney, Mt
Russell, 그리고 Mt
Williamson… 날씨가 쫌만 더 좋으면
Split Mt과
White Mt도 훤히 보일텐데…
(24) 자, 이젠 다른쪽도 구경. Tuttle Creek 계곡과 Lone Pine. 이 계곡으로 해서 Mt Langley를 오르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실제로 보니 계곡이 무지 날카롭고 깊고 험해 보인다.
(25) 남동쪽 방향의 view. 저멀리 Horseshoe Meadow로부터 Cottonwood Lakes Basin의 모습이 훤히 내려다 보인다. 중앙의 긴 호수가 우리 캠프가 있는 Cottonwood Lake #3. 오늘 저기에서부터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다.
(26) 하산길. 사진에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Mt Langley는 summit view가 참 좋다. 우리가 지금까지 오른 Cal 14ers들이 각각 제나름의 멋있는 view들을 가지고 있지만 summit view는 여기가 가장 낫지 않나 싶다. 경치들이 다양하면서도 아주 가깝게 다가오는 친근감이 있다. 우리는 특히 서쪽의 Sequoia NP쪽 정경에 눈이 많이 끌렸다.
(27) Old Army Pass 근처까지 내려왔다. 오늘 아침 캠프에서 올라올 때는 Old Army Pass로 왔지만 내려가는 길은 New Army Pass로 가기로. New Army Pass로 가면 캠프까지 2 마일 정도 더 걸어야 하는 셈이지만 어차피 아직 시간도 이르고 또 그쪽은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호기심도 발동한다. New Army Pass는 앞에 보이는 오르막을 다 올라가야 한다.
(28) New Army Pass에 이르러 아래로 내려가기 전 Mt Langley 의 모습을 일견. 아직 그쪽에는 짙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29) New Army Pass에서 내려다 보이는 정경. 아래로 High Lake, Long Lake, 그리고 멀리 Cottonwood Lake #1까지 보인다.
(30) 새로 만든 New Army Pass가 Old Army Pass보다 trail 이 더 괜찮고 쉬울 줄 알았다. 별로 그렇지가 않다. 둘다 가파르고 좁은 trail 이다. 단지 Old Army Pass는 응달이 많고 New Army Pass는 햇볕을 많이 받는 방향이라 눈이 빨리 녹아 없어질 듯. 암튼 trail 에 눈이 있으면 둘다 무지 위험할 수 밖에 없겠다.
(31) New Army Pass를 다 내려오면 제일 먼저 만나는 자그만 호수 High Lake.
(32) High Lake에서 한 굽이를 내려오면 Long Lake를 만난다. 상당히 예쁘게 생긴 호수. 사진 왼쪽 하단부의 나무가 많은 쪽에 많은 사람들이 캠프하고 있었다. New Army Pass로 해서 Mt Langley를 오르려면 이 호숫가에서 캠프하는 것이 최상일 듯.
(33) Long Lake 조금 아래에 있는 이 호수에 이르면 New Army Pass에서 헤어졌던 Mt Langley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된다. 이 호수를 Cottonwood Lake #2 라고 하는 정보들이 많다.
(34) 위의 호수와 연이어 있는 Cottonwood Lake #1. 목가적이고 평화스런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호수. 우리의 캠프가 있는 Lake #3 으로 가려면 이 호수의 서쪽 호변 (내가 사진을 찍고 있는 지점쪽) 을 따라 왼쪽으로 곧장 가면 Lake #3 호변 trail을 만나게 된다.
(35) 캠프가 가까와 온다. Cottonwood Lake #3 뒤쪽으로 이제 구름 걷힌 Mt Langley 의 모습이 선명하다. 호변으로 나 있는 trail을 천천히 걸으며 저 우뚝 솟은 정상과 오늘의 산행을 하나하나 음미해 본다.
(36) 피로해진 몸을 회복하면서 고요한 산중 호숫가에서 하룻밤을 더 보냈다. 아침 나절에 행장을 수습하여 캠프를 떠나며 Mt Langley에게 작별을 고한다. 멋진 산행을 하게 해 주어서 고마와…
(37) 귀가길 날씨가 아주 쾌청하다. Lone Pine의 Interagency Visitor Center에 다시 들러 이곳 고봉들의 위용을 잠시 감상. 미국 국기 뒤로 보이는 Mt Whitney, 그리고 사진 제일 왼쪽의 봉우리—Mt
Langley!! 흠~ 내년에도 Cal 14ers 한두 곳을 더 오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