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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

아싸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누가 깨워줄 사람도 없고 알람 시계조차 없어서 전날 미리 부탁했던 터다.  1 집결지인 아싸님댁에  도착했더니 조은님과 아리송님은 벌써 와서 기다리고 계신다.  간단히 점검을 하고 드디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출발.  몇번이고 떠나도 역시 그때마다 마음은 항상 공중에 떠서 차보다 앞서 달려 나간다. 시간 가는줄 모르는게 카풀의 묘미.   어느새 새크라멘토가 가까와 오면서 슬슬 모닝 커피 생각이 난다.  아싸님과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살겸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아싸님의 강력한 추천으로  “Lee Sandwich” 가기위해 50번을 빠져 나왔는데비게이션이 다시 50 타고 오던길로 3마일 돌아가란다. 아싸님이 바로 출구를 지나자마자 네비게이션을 눌렀나보다.  그까이꺼 3마일.  돌아갔다. 그런데 그집 문이 닫히고 불이 꺼져 있네.  아싸님이 분명히 모든 체인점이 6 문을 연다고 했는데.   알고보니 그집 망해서 아예 문닫았다.  우째 아침부터 꼬이는 기분일세.  아쉬운데로 근처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사고 다시 고고.  
여기가 축지법 쓰는 돌님 가계가 있는 동네네,

동영상에 나온 손녀가 너무 예쁘네, 스마트폰 페밀리 플랜이 얼마네, 안빼면 닥터가 약먹인다고 그랬네 등등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는 가운데 드디어 산자락에 들어서니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걱정이 슬슬 머리를 내민다.  지난밤에 캠핑한 횐님들은 무사히 지내셨을까, 산행은 지장 없이 진행 될수 있을까?

그런데 산님 주유소가 가까워오니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다.   한치 앞도 볼수 없는 인간의 우매함을 다시 한번 느끼면서 주유소에 들어서니 산님과 이미 도착한 횐님들이 반긴다. 산님이 제공하는 커피를 한잔들 마시고는 3 목적지로 출발하기전에 산님이 비옷을 가져오지 않은 모든 횐님에게 비옷을 내주신다. 

내옷은 방수가 되니까 괜찮아요.”하는 횐님들에게도 억지로 쥐어주시는데, 누가 알았으랴 비옷의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캠핑장에 모여 인원 점검을 마친후 우선 모두 같이 힘든 코스로 보기로 하고 드디어 Grouse Lake, Hemlock Lake 그리고 Smith Lake으로 힘찬 발걸음을 디뎠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이미 여러번 우중 산행을 경험한 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비는 바람과 함께 세차게 내리면서 온몸을 적신다.  지나가겠거니 하고 버티다가 결국에는 산님이 주신 우비를 꺼내 입었다. 판초를 걸치고 씩씩하게 걷는 우리 그룹을 보고 누군가 그랬다.  황야의 무법자 같다고.  시간이 지날수록 바람은 차거워지고 길은 비에 젖어 미끄럽다.  손가락이 점점 차거워진다. Grouse Lake 도착하니 안개에 덮힌 호수는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다.   이때쯤 손은 이미 굳어져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바지 밑단은 모두 젖어 물이 흥건하다.  다음 목적지인 Hemlock Lake 도착해서 아지랑님의 자세한 설명에 감탄도 잠시, 마지막 목적지인 Smith Lake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산님은 산을 아래 위로 몇번씩이나 오가며 횐님들의 안전을 점검하느라 판초도 걸치지 않은 온몸이 비에 젖었다.  트레일 길엔 빗물이 여기 저기 고이며 흘러 내리기 시작한다.  비바람 몰아치는 가파른 언덕을 오를때는 주위의 경관을 제대로 경황조차 없다.  안개와 쏟아지는 비에 시야조차 흐릿하다.  비는 이제 싸리눈과 섞여 내린다.

드디어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다.  역시 안개 때문에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다.  서쪽길님의 빗속 단체 사진 촬영을 마치고 꽁꽁 얼어 제대로 움직여 지지 않는 손을 호수에 담그니 호수물이 미지근하게 느껴진다.  너무 물이 맑아 두루님은 물이 있는지도 모르고 물가로 다가가다가 신발이 빠져 깜짝놀라 뒤로 물러 나신다.

이런,  와중에 산님은 웃통을 벗고 목물을 하시는게 아닌가.  온몸이 후들거리고 손이 얼어 제대로 펴지지도 않는데 목물이라니.  대다나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는지 호수 건너편 아래 부분이 잠깐 보였다가 사라졌다.

좀더 오래 머무르고 싶어도 이미 사태는 예사롭지 않다. 무사히 내려가야 한다.

돌아 내려오는 길은 왜그리 가파른지.  갑자기 번쩍! 하더니 머리위에서 천둥이 몰아친다.  놀래라.    비는 우박으로 바뀌어 판쵸위를 두드리고 작은 얼음 알갱이들이 내려오는 가파른 돌길위에 쌓여 잠시만 방심해도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 우리 산행 횐님들의 놀라운 저력.  특히 여자 횐님들은 누구하나 힘들다 하지 않고 아무도 도움을 요청하지도 않고 얼음 깔린 가파른 바위길을 묵묵히 내려 오신다.  이미 바지는 내의까지 모두 젖었고, 비는 바지를 적시 양말을 통해 신발 안으로 흘러내려 발도 젖었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동안 몸에 열이 날만도 하련만 아래도리는 추위에 저절로 흐들거리는데 차마 내색조차 할수 없는 분위기다. 문득 누군가 전에 한말이 생각난다.  비가 많이 올때는 비닐로 신발위와 양말위를 묶어주면 물이 안들어간다고 했다.  그때는 그저 그거 좋은 생각이다라고만 했다.  사돈 남말하는 정도로만 들었다.  당해 봐야 안다는게 서글프다.

어깨를 잔뜩 오그리고 덜덜 떨면서 걸었더니 어깨부분이 뻐근하다.  배는 고프지만 춥고 우박 쏟아지는 산에서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아서 다들 가지고온 스낵으로 허기만 대충 달래고 산을 내려가서 밥을 먹기로 했다.

우박은 점점 알갱이가 굵어져 길에 두텁게 쌓이고 눈녹은 물이 길을 점령해서 내려오는 길이 여간 어렵지 않다.  그리고 보니 올라가고 내려오는 동안에 물을 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올라가는 중간부터 소변이 마려웠지만 손가락이 얼고 비가 오는 통에 계속 미루어왔는데 참는것도 한계에 왔다.  스낵 먹는 틈을 이용해 아싸님과 함께 산 아래로 좀 내려가는데 여자 횐님 두분이 우리가 산을 내려가는줄로 알고 따라 오신다.  아니거든요.  제발 따라오지 마세요. 

손가락이 완전히 얼어서 지퍼 내리는데도 한참 걸렸다.

신발끈이 풀려 신발끈을 간신히 묶고 부리나케 뛰어서 쫒아가다 바위위에서 뒤로 발라당 넘어졌다.  얼른 일어나 앞뒤를 보니 아무도 없다.  이그 다행이네. 

손목까지 얼어있는 상태에서 양손으로 체중을 버티면서 바위를 짚었는데 워낙 감각이 없는 상태라 지금은 괜찮은것 같은데 나중엔 어떨지 모르겠다.

경사가 완만한 곳에 다다르자  앞서가던 산소리님이 제자리 뛰신다.  몹시 추우신 모양이다. 

파킹장이다. 여느때보다도 반갑다.  

먼저 내려간 뫼산님이 하필 화장실 바로 문앞에 주저 앉아 버너를 켜서 불을 쬐고 있다.  아니, 이런.  아무리 추워도 그렇지. 어떻게 남여 공용 화장실 바로 문앞에 앉아 있담. 그런데 뭔가 따끈한걸 마시고 있다. 갑자기 머리속이 하얗게 비어 온다.  있수?  부랴부랴 두루님에게서 컵을 빌려 아싸님과 한모금씩 교대로 마시는 라면 스프만 넣고 끓인 따끈한 그맛.  또한번 간사해졌다. 몇초전만 해도 뭐라 했더라?

산님께서 댁으로 모두 가자고 하신다. 온몸은 젖었고 신발속에 물이 차서 질퍽거린다. 이런 상황에서 모닥불로는 해결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신거다. 살았다.

산님댁에 도착해서 들어가보니 아무도 없던 집이라 썰렁하다.  춥다.  급한대로 작은 스토브를 주셨는데 동행님과 스카이님이 총알같이 앞으로 다가가 껌처럼 붙었다. 그렇게 우아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우박 쏟아지는 벼랑을 오르내리던 우리의 우상 횐님도 역시 사람이었구나. 황야의 무법자처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가 완전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 돌아온 우리에게 산님은 발이 헐벗은 자들에게 따뜻한 양말을, 바지가 흠뻑 젖은자에게는 바지를 내어 주셨다.

산님의 골프용 바지를 입은 횐님은 분명 전생에 트로트 가수였을게다. 아님 지금부터라도 직업을 바꾸는것을 심각하게 고려해보시던지.  빽구두만 신으면 딱이다.

정성을 다해 우려낸 닭육수가 상했다고 안타까워하던 아리송님은 절대 그대로 포기하지 않았다. 어디서도 맛볼수 없는 신비의 잡탕 닭고기 수제비를 내어 놓았다.

쓸데없는 멘트와 함께.  많이 만들었으니 의무적으로 두번반씩은 드셔야합니다.”

내가 두번째 먹으려고 갔더니 그많던 수제비가 어디가고 바닥에 토막 간신히 붙어있다. 오마이갓.  이럴줄 알았으면 서둘러 먹는건데

모찌롱님의 막걸리,  산님의 포도주,  서쪽길님의 나물 반찬, 한솔님의 북어포 무침, 아지랑님의 도다리등과 함께한 저녁 맛있게 먹고 아쉬운 발길을 돌려 집으로 출발한 시간이 예정보다 빠른 오후 5.  아직 오락가락하는 비를 뒤로하고 앞으로도 경험해 보기 힘든 산행을 무사히 끝내게 된것을 자축하면서 돌아오는 길은 그저 뿌듯하기만 하다.  얼었던 몸이 풀려 노곤하지만 상쾌하다.  새크라멘트를 지나 80 도로를 따라 오는길에 갑자기 앞쪽에 검은 구름이 드리워 있고 차들이 멈춰서기 시작한다.  차밀리는 시간이 아닌데.  처음에는 굵은 빗줄기가 그리고 이어서 우박이 쏟아지는데 지붕이 찌그러지는줄 알았다.

그렇게 10분쯤 지역을 지나니 거짓말처럼 하늘이 개어있다.  햇빛이 반사되어 오히려 동쪽하늘에 석양이 아름답다.

 

같이 사람들이 있어서 행복하고 고마운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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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싸 2013.09.22 06:35
    드디어 등단 하셨네요?
    오늘 운전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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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2013.09.23 17:55

    할줄 아는거 중에서 제일 자신 있는게 운전입니다.   언제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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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nbee 2013.09.22 08:14

    흥미진진한 산행이였네요.
    잘 읽고 갑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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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2013.09.23 22:12

    우박 실컷 봤습니다. 
    백운대 잘 다녀 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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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송 2013.09.22 09:44
    아니 이런 글솜씨를 그동안 숨기고 어떻게 살았을까?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기라도 올까봐 걱정했는데 무척 개운하네요.
    우리 담에 날씨 좋을때 꼭 한번 더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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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2013.09.23 17:56
    이번에 제대로 경치 구경을 못했지요.  담에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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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y 2013.09.22 09:45
    보통 일요일 이시간 꿈 속을 방황 할 때인데 후배들에게 원수 갚기로 한 날이라
    뭐가 될진 모르겠으나 칼, 도마등과 외로운 투쟁을 시작하려 합니다.

    어제의 그 흥미진진함과 변화무쌍함을 되새기며...



    먼 거리 운전 해주신 산소리님께 감사드리고 Gilroy 까지 운전해 가셔야 해서
    동승하셨던 두루님과 호반님 모두 식사전에 떠나시게 되었었습니다.

    어제 저절로 나오던 외침 하나 "아~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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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찌롱 2013.09.22 17:11
    sky 님 좋은 음악 비대오 감사~~
    스크랩해 둠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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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2013.09.23 17:43

    음악 감사합니다.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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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r 2013.09.22 10:12
    와!!! 대단들 하신 베이 전사님들.
    많은 경험을 통하여 산의 매력에 빠저봅니다.
    모두들 고생하시고 인도하신 산님 수고많이하셨습니다.
    장문의글 잘잃고 참석하지못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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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2013.09.23 21:25
    같이 안간거 후회될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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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쪽 길 2013.09.22 10:55 Files첨부 (1)
    ㅎㅎ 트로트 가수 서쪽길입니다.
    완전히 푹 젖어서 덜덜 떨고 있는 저에게 내려주신 그 바지 - 넘흐 감사합니다.
    집사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계수나무님의 글에 다 담겨 있네요 - 잘 쓰신 글 ^^
    여기 마지막 Smith Lake로 가는 횐님들의 힘찬 모습 올립니다.

    P9210065s.jpg

    (다른 사진들은 전용방에 추후 올리겠습니다 올렸습니다)

    저로서는 산의 무서움을 느낀 산행이었습니다.
    비, 바람, 추위, 얼음 알갱이, 젖은 바위, 트레일사이로 흐르는 물 ... 조금만 방심해도 큰 사고로 이어지겠더군요.
    저도 두 번이나 언덩 방아를 찢었습니다.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었죠.

    그리고 또 그 추위와 어려움을 잊게 만드는 따뜻한 정을 느끼는 산행이었고요.
    산님의 따뜻한 사랑, 아리송님의 따뜻한 국물, 횐님들에게서 나오는 따뜻한 말씀들...

    베어님외 다른 분들 못 뵈서 좀 섭섭했지만 모두 무두 안산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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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2013.09.23 17:33

    학자풍의 이미지에 흠이 갈까봐 닉네임을 넣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자진해서 닉을 밝혀 주시니.......ㅎㅎ
    역시 사진 한장이 모든것을 말해 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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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쪽 길 2013.09.23 21:29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 '아니거든요' ^^

    자주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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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usim 2013.09.22 11:01

    계수나무님,
    드디어 글동무를 만나서 반갑습니다.
    재미있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아싸님과 함께 많은 글 올려 주시면 열심히 읽겠습니다.
    아리송님은 댓글과 장 보러 다니시라 바쁘겠고,
    아지랑님의 종횡무진, 불철주야 안내방송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막내인 서쪽길 님에게도 많은 기대를 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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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2013.09.23 17:39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워낙 특이했던 산행이라 여러분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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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2013.09.22 11:15

       조상님들이 삼대에 걸쳐서 공덕을 쌓아야 만날수 있다는 우중산행 이라는대 우린 대박 난것이여~~~
       하며 올라가는데 웬걸 싸래기눈이 싸대기를 사정없이 때리기 시작하는것이 제법 아픈것이 걱정이 앞선다 ㅠㅠ
       산행중에 눈을 만나면 집안에서 정승판서가 나온다던데 이게 웬노무 횡재야~~ 눈아 더 펑펑~~ㅎㅎ 
       우루~릉 꽈~앙 꽝 천둥 소리에 화들짝 놀랜 마음에 생각 하여보니 산행중 천둥번개를 만나면 당대에
       돈벼락이나 소원이 이루어져 팔자를 확고친다던데 이번 산행에 참석한 우리 싱글 회원님들 확실히 복 받은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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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r 2013.09.22 12:30
    산님. 이상황에 그추위에 목욕이라니. 대단하십니다.
    사람들 이끄시고 산행하시랴, 환님들 챙기시랴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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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송 2013.09.23 19:15
    산님의 넘치는 에너지에 아리송은 에구구... 조용히 찌그러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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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지랑 2013.09.22 13:01
    SKY 님이 올려논 베토벤의 문라잇이 계속 흐르는 이 페이지를 떠나지 못하겠네 ...(한줄만... 쓰고 가야지이~)
    계수나무님의 글,  숨막히게 재미있어서 끝까지 다 읽다가 숨통이 터지는줄 알았네..

    Wrights Lake 캠핑장에 한솔님, 모찌롱님과 함께 도착하니 이른비님 가족은 이미 저녁준비를 시작하시고,
    늦은비님 해물탕 맛있었어요.
    저희는 산사나이님이 넉넉히 가져오신 Firewood 를 밤새 때면서 누군가가 (?누구긴 ) 가져온 젖은빨래 한 바께스를
    각자 하나씩들고 불에  말리면서 고구마도 구워먹고 밤 11 시가 넘어서야 모닥불을 끄었읍니다.
    이번 산행은 9월말밖에 안됐는데도 불구하고 햇님빼고는 날씨의 종류를 다 경험한것 같았읍니다.
    나는 우박 오는게 무척 재미있고 멋있다고 늘 생각했는데, 요번처럼 사람을 매섭게 때리는 " 야, 고만해, 우박"  은  처음입니다.
    산속에서는 날씨가 예상외로 얼마나 변화 무쌍하고, 
    그래서 장비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것을 깨닿게 해준 좋은 경험이었읍니다.
    그리고 인간이 자연앞에 얼마나 약한 존재이고, 따뜻한 문명의 세계가 고맙고 그립게 닥아왔읍니다.....
    (차거운 빗속에 오들오들 떨어야할 산잠승으로 태어나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힘들지 않았던 산행은 뇌리에서 곧 잊혀져 갑니다. 
    그러나 힘들고 고생했던 산행은 늘 우리의 기억속에 오랫동안 함께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잊지못할 추억의 하나로 자리잡읍니다.
    주방용 대형 냄비가 몇분도 안돼 동이난 아리송님의  닭수제비 잡탕도, 
    산.님의 산악회에 대한 열정과 따뜻한 베푸심도 이번 산행의 잊지못할 추억중에 하나로 간직 하고 싶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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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adik 2013.09.22 14:24

    일하는척...스테이션 구석에 앉아 읽다가, 우하하하하 ...터트리는 바람에 들통나고 말았읍니다. 분명 힘들었을 산행인데 우찌 재미있어 보이는지...나도 갈걸... 모두 무사히 산행 마치셔서 다행이구 산님께 감사하는 맘이 절로 생깁니다. 담 산행까지 어찌 기다리지...다들 보고자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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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2013.09.23 22:19

    분명히 힘들었고 재미있었습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또한 감사한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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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 2013.09.22 18:21

    산님, 아싸님, 무심님, 선비님만 글쟁이신줄 알았더니만 계수나무님은 와우  분명 어제 다녀왔는데 오늘 지금한번 더 다녀온것같이 생생합니다.

    트로트가수도 탄생시키구요. 표현이 너무 재밌습니다.ㅋㅋㅋ  근데 어제 산행에서 넘어지신분들이 많습니다...  엉덩이에 멍들었겠네요.

    치료들 잘하시고 담 산행때 말끔히 나아서 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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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2013.09.23 17:49

    다행히 손목만 좀 뻐근할뿐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모두들 다친데 없길 바랍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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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뚝이 2013.09.22 18:49
    우와... 나도 산악회를 꽤 오래 다녔는데 우박 맞으면서 산행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녀오신 분들은 우박 맞은 것 만큼 복 많이 받으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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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수나무 2013.09.23 22:21

    이번 겨울에 한번 더 기대해 봄직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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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송 2013.09.22 20:20
    우박맞으신 횐님들 대박 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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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루 2013.09.22 20:31
    계수나무님과 아싸님의 후기는 틀림없이 문단에 등단하신 글솜씨입니다.
    확실히 이번 산행은 많은 기적을 만들어내면서 많은 의미를 준 뜻 깊었던 산행이었읍니다.
    전천후 전사 재목감들의  대량 양산, 트로트 카수의 등장, 3대에 걸친 조상님들의 은덕, 삼대에 걸칠 후손들에게 내려질 축복, 그리고 산행중에 만난 천둥은 어떤 복 일까나? 즉석에서 제한된 재료로 그많은 식구를을 배불리 먹이신 솜씨( 그런데 먹고도 남아서 광주리에도 담을 것이 안 남았던 식신중의 식신의 재장), 우중 등산에 필요한 판초를 제공하셔서  비와 우박으로 인하여  용감 무쌍했던 황야의 무법자들을 동사에서 구하신 베품이라는 사랑의 기적과 퍼내어 주어도 줄지않고 오히려 더 채워 지는 기적+  젖은 몸을 말릴 마련된 따뜻한 장소와 젖은 옷을 바꿔줄 포근한 옷들로 채워진 옷장을 기꺼이 여시는  나눔의 기적, 아무도 이 악조건의 산행을 불평하지 않으며 서로의 안전에 신경을 쓰며 배려의 정을 나눈 기적, 먼 시간 운전해주시며 차안에 앉은 토요가족을 편안한 호사로 심신을 회복할 기회를 제공하신 살신 성인의 재등장, 신비라는 의미가 (안개로 가려졌던 호수의 뒷산이 아주 짧은 순간으로 살짝 보여졌을 때) 화아악 온 몸으로 깨달아졌던 체험의 기적( 이 기적은 " 지금은 희미하게 보이지만 그 때가 오면 모든 것이 확연히 보여질 것"이라는 성인의 고백이 숙연하게 "아하, 이 뜻이구나"로 느끼게 해준 순간이기도 했읍니다.)
    산행에 참가했었던 회원님들과, 이 후기들을 읽으시면서 그 흐뭇햇던 사랑의 나눔과 기적이 무성했던 그 현장으로 여행하신 복 많으신 회원님과,,은연중에 깔깔 또는 우하하 하면서 벌어지는 입단속을 안하시면서까지 행복한 웃음 치료에 동참하신 우리 모든 회원님께도 건강의 기적이 내렸읍니다.
    이 복들을  많은 우리 베이산악회 회원님들에게 듬뿍 내려 주신 기회를 준 베이산악회 만세!

    플러스
    저 개인은 저에게, 또 힘든 시기를 지내고 있는 가까운 친구에게 이런 덕담을 나눌 기회도 어제 산행후에 받았읍니다.
    정말 힘든 조건에서 큰 사고없이 무사히 산행을 마쳤기에 더 잊혀지지 않을 추억의 산행이어서 이런 말을 나누었읍니다.
    언제일지는 모르는 인생의 마지막날, 이 뛰어넘고 지나갔던 파란만장했던 인생에서 우리가 주역이었고, 그역활을 잘 감당해서 스스로가 대견스럽게 
    여겨진다면 얼마나 보람이 있을 것이며, 도와준 그 많은 보살핌과 손길들로  사랑이  풍성한 인생을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우리는 마지막을 두려워하지 않고, 잘 맞이할 수도 있겠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행복하게 잘 살다 간다고, 고마웠다고 말할수 있는 풍요로운 마음을 잘 지켜내면서 살아가리라 다짐도해본 기회였읍니다.  

    우리 토요 가족들에게 조그만 사랑의 마음을 전 합니다.  
    항상 같이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
    계수나무 2013.09.23 17:51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느끼셨군요.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 ?
    musim 2013.09.23 21:29
    두루님,
    플러스의 글은 생각해가며 읽어야 되는 좋은 글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 ?
    본드 2013.09.22 20:54
    길이 길이 기억에 남을 산행이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 ?
    계수나무 2013.09.23 21:15
    네. 지금까지의 산행중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같이 못해서 아쉽군요.
  • ?
    산지기 2013.09.23 22:26
    후기를 읽고 문득 미안한 마음이 듬니다
    악천우에도 불구하고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하니 다행이고
    일사분란한 협동정신이 극한상황에 빛이나는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사정으로 못갔습니다만 
    아침부터 소나기가 내리길래  " 아! 다행이다" 내심 안가길 잘했지
    저의 소견이 이렇습니다  죄송합니다
  • ?
    계수나무 2013.09.23 23:29

    ㅎㅎ.  저도 그렇게 우박이 내릴줄 미리 알았으면 안갔을겁니다.
    모르는게 약이다, 또는 무식하면 용감하다, 뭐 그런거 아닐까요?
    조만간 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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