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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간 산행 ( Wunderlich CP )

by musim posted Oct 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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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만끽하면서 희망을 기대하는 미래와 과거를 만들어가는 하루였습니다.
그동안 행복했던 순간만을 기억하며 슬펐던 일들은 잊어버리자고 이른 아침에 모였습니다. 아니 오늘 아침의 차가운 날씨가 흰님의 온기를 더 그리워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일을 예측 할수없는 삶 속에서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점점 더 버거워지는 생활을 알기에 흰님과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이곳은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공지사항을 보고 일찍 모인 열다섯 분의 산행입니다. 처음으로 뵌 느혜미안님과 거목님을 반갑게 맞이합니다. 색다른 닉네임은 오랫동안 기억하기 쉬울듯하며 두 분께 잘 어울립니다. 오늘은 특히 내가 예뻐하는 히포님이 악어님과 같이 나왔습니다. 아직은 흰님중에 막내로서 청초한 젊음이 부럽기도 하며 몸과 마음이 젊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큰 자산이라 생각됩니다. 봉우리에 앉아있던 산새님도 맞이 하게 됩니다. 서울로 잠시 떠나가신 봉우리님의 대한 마음은 사랑보다 더 높은 부부애를 생각하게 합니다.
 

오늘은 벽송님이 안내해 주시고 베어님이 뒤에서 보살펴 주시는 마구간 산행입니다. 완만한 산을 오르는 십 마일 정도의 산행길은 무덥지 않은 가을의 청취를 느끼기에 기분이 산뜻합니다.  가을의 길목에서는 그저 묵묵히 걸어가도 좋고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은 하루가 이렇게 시작이 됩니다. 푸른 잎은 천천히 붉게 물들어가며, 떨어지는 낙옆이 쌓이는 것은 가을만이 느낄 수 있는 풍경입니다. 만약 주위에 내가 좋아하는 코스모스도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면, 몇 시간이라도 머무르고 싶은 기분입니다. 코스모스는 질서와 조화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이름이라 합니다. 신이 인간 세상을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연습으로 이색 저색으로 만든 꽃이라고도 합니다. 오늘의 십 마일 정도의 산행을 흰님들은 그리 힘들어하지 않습니다. 벽송님과 베어님의 배려로 자주 쉬어가는 시간을 갖기 때문입니다. 쉬는 시간이면 준비해 오신 간식으로 에너지를 더 해 줍니다. 요즈음은 벽송님의 유명한 땅콩 카라멜과 언제부터인가 팬더님의 베이비 토마토가 단골로 등장합니다. 두 개의 토마토를 집어들면 항상 more more! 하고 외치는 팬더님은 우리와 함께 녹아든 베이산악회에 자랑스러운 가족입니다.
 

허기를 느끼며 점심시간이 닦아옵니다. 넓고 편안한 장소가 눈에 들어옵니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것은 다양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편안하게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사이란 얼마나 좋은가! 언제 만나도 즐겁게 밥을 먹을수 있는 그리운 흰님들...  식후에 하산길에는 산의 기를 받으러 호반님이 점지해 놓은 곳으로 출발합니다. 주로 내리막길과 푹신푹신 밟히는 산길을 돌아 갑니다. 기를 담뿍 머금은 쭉쭉 뻗은 나무에 다다라서 위를 쳐다봅니다. 산의 정기를 듬뿍 받아가며 베어님의 특별한 제안으로 히포님의 구색 갖춘 여러 맛의 커피를 넣고 끓인 향기를 맡으며 가을의 커피를 맞이합니다. 그 위에 항상 흰님의 웃음을 안기는 자연님의 독특한 노랫가락에 떠나갈듯한 웃음이 산이 기절할 수도 있었습니다. 더 머무르고 싶은 곳도 언젠가는 가야 하듯이 즐거운 시간을 과거로 하고 미래를 향하여 떠납니다.
 

많이 내려왔을 즈음엔, 각자 말을 탄 부녀를 보았다. 왠지 고급스럽게 보이는 특별한 사람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말' 이 온다고 외쳤을 때 그는 '마' (한문으로 표현 해야 되는데 입력이 안되서 미안합니다)로 이해를 하고 중국인이냐고 물어 보았으며 오늘은 '마' 와 '말'을 확실히 배워 두 나라의 말(?)을 배워간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부유하게 보이면서도, 지식만이 아닌 교양이 특출한 사람을 대하게 되면 내가 왜소해지는 것은 왜 그럴까! 아마도 내가 객관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적인 부, 지위, 백인, 교양, 말을 타며 가족과의 유유자적의 생활, 이런 것이 어우러진 고급생활을 동경하는 사대주의의 발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로 인해 여러 생각을 하며 내려가니 어느덧 주차장이 보인다. 벌써 오늘의 과거는 흰님들과 함께,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냈다는 자부심에 뿌듯해진다.


찹쌀떡에 더 해 모과 젤리로 특별한 맛을 주신 모찌롱님, 이른 아침 따듯한 차로 훈훈함을 전해주신 아리송님 그리고 모든 흰님과 함께한 산행 고마웠습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