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집에서 가까운 산행지 인지라 아침 준비에 여유로움을 가진다.
진한 커피를 마시며 하루의 시작을 알리고, 떨어진 개스도 가는 중에 질펀하게 질러 채우며 도착하니 아싸님이 도로변에 나와 길 안내를 하고있다.
오랜만이다. 늘 웃음띤 얼굴에 구렛나룻이 어울리는 흰님은 오래전 힘 들었을 당시에 나는 아싸님 지게에다 반짝이는 돌을 올려놨으니 잘 뛰어 보라고 했었다. 부족하지만 내 딴에는 그동안 많은 응원을 해 왔고, 일 년도 안돼 사랑받는 흰님의 한 사람으로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기분이 좋다. 이제 나는 슬며시 빠지고 여러 흰님들의 계속된 응원을 기대해 본다. 오, 육십대가 많은 식구 중에 사십 대의 식구는 적은 듯하다. 아시다시피 이곳 생활이 한참 나이에 어린 자녀를 돌보며 참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오늘도 카메라를 목에 걸고 이리저리 뛰는 모습이 안스럽기는 하지만 먼 훗날 베이산악회에 지도자가 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주시기를 바란다. 다만 개인적으로 주제넘게 하고 싶은 말은 늘 "크게 생각하고 상대를 포용하는 겸손한 흰님" 으로 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아침에 흐렸던 날씨도 맑게 개어가며 신선한 공기와 함께 모인 흰님들이 스물하나! 이것은 속세에서 좋아하는 불랙잭이다. 어쨌든 기분은 좋다. 숫자로 돌아가는 세상이 아닌가! 오늘은 한 배하고도 반을 더 받는 행복한 산행이 될 것이란 예감이 든다. 그 위에 일 년에 한 두번 볼 수 있는 까치님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복권을 맞은 기분이다. 오늘 까치님이 나왔으니 내년에는 분명 좋은 소식이 많이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보는 권태기님과 부르스님, 새로나오신 모를님과 꼬마 녀석인 비아와 콜롬도 함께한다. 콜롬은 어찌 그리 큰지 뒷모습은 아빠보다 커 보인다. 늘 말이 없는 녀석의 마음속에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갑자기 어른들과 함께하는 산행에서 아이들의 맘 속이 궁금해진다.
가끔 찾았던 이곳은 다니던 곳과는 다른 방향인 입구에서 올라가는 길이 완만히 시작하는 새로운 맛을 더한다. 얼마쯤 후에는 세마리의 사슴도 만나게 되었다. 사슴은 행운을 상징한다고 하는데 세 마리씩 보았으니 베이산악회의 행운이 트리플로 다가오는 새해가 될 것이란 느낌이든다. 쉬어가며 준비해 오신 간식 시간이다. 요즈음은 간식에도 연말 기분이 배어있는 고급품을 먹어 보게 되는 특별한 날이다. 준비해 오신 손길 위에 축복이 함께하시길... 이제 정상을 지나 내리막길의 아스팔트 위를 걷는다. 근데 이상한 것이 연말 산행에는 님들의 웃음소리도 색깔이 들어간 것처럼 무지개빛 웃음으로 변해서 듣기가 더욱 좋다. 늘 이러한 산행 분위기에 토요식구에게는 건강과 희망이 차고 넘치리라.
흰님 여러분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까치님! 종종 함께 하는 산행을 기다립니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