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6일 Castle Peak 정기산행에서 눈산행의 머리를 얹고 재미 또한 만끽했습니다. 아직 왕초보이지만 지난 토요일 (2월 13일 ) 용기백배하여 Lake Tahoe에있는 Mt Tallac에서 단독 눈산행을 해 봤습니다. 성공적로 마친 이번 산행, Castle Peak에서의 일천한 경험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지요. 감사 감사…
단독 산행이었지만 Mt Tallac 이나 눈산행에 관심이 있으신 횐님들이 계실 것 같아 사진 몇 장에 노트를 붙여 산행후기로 올립니다.
1. 유용한 Mt Tallac의 기본 정보
(1) Smmitpost—기본정보 쵝오!!
http://www.summitpost.org/mountain/rock/150430/mount-tallac.html
(2) Eldorado National Forest (Desolation Wilderness)—Pollock Pines 에 있는 Pacific Ranger District Station (7887 Highway 50, Pollock Pines, CA 95726) 에서 Permit도 받을 수 있고 Ranger들 한테서 이런저런 조언도 들을 수 있음. http://www.fs.fed.us/r5/eldorado/recreation/wild/deso/
(3) Free Online Topo Map
http://www.mytopo.com/maps.cfm?search_string=mt+tallac
(4) 베이 산악회 Mt Tallac산행후기와 산행 Data (2009년 8월 8일 부정기)—Mysong님과 2%부족님, 고맙슴다!
(*蛇足: Mt Tallac의 발음은 Tayak [타약]이 아니고, English Phonics 원칙대로 [təl'æk] (둘째 음절에 액센트)이 맞을 듯. Ranger들과 Tahoe Local들도 그렇게 발음했고, 인디언의 오리지날 “dala ak” ( ‘a mountain’ )으로 봐서도 후자가 맞는 발음일 듯.)
2. 눈산행 과정
(1) 시간: 2010년 2월 13일 (토) 0800-1700 (9시간)
(2) 날씨: 거의 맑음, 알맞게 추움 (최고기온 45 F 정도), 바람 잔잔함 (Ridge나 정상에서만 쪼금)
(3) Trails: Mt Tallac Trail (=Cathedral Lake Trail)로 정상에 올라가서 (0800--1340) Northeast Ridge로 신나게 미끄럼 타고 내려오다가 (1430--1530) 다시 Mt Tallac Trailhead쪽으로 꺾어 “정처없이” 돌아옴 (1530--1700). 총 10여 마일.
(4) 눈상태: 전반적으로 아주 양호. 간혹 폭폭 빠지는 곳들도 있었지만 눈사태등의 위험은 전혀 느끼지 않았음.
(5) Snowshoes: MSR Lightning Ascent 25 (Castle Peak과 Mt Tallac눈산행에서 사용 –-쪼매 비싸기는 하지만 여러 사용자들이 호평한 대로 Great Snowshoes!!! 특히, 가파른 경사를 오를 때 그 진가를 발휘함. 지금 REI에서 세일중!)
3. 사진들과 Notes
(산행 하루 전날 Heavenly 스키장에 올라가 지형의 윤곽을 익힘. Topo Map과 더불어 해 본 이 간단한 지형 관찰은 산행에도 많은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고, 왕초보 단독 눈산행의 불안감도 크게 덜어 줌.)
(위의 사진에 이번 산행 루트 (빨간색)와 몇군데 지점을 표시를 했다. )
(Mt Tallac Trailhead 주차장 찾느라 조금 헤매다가 (겨울철이라 closed) 근처의 이 snow park 주차장을 찾게 됨. 연휴중의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좀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었다. 혹시 엉뚱한 데로 오지 않았나 싶어 쪼끔 불안. 그러나, )
(주차장에서 Mt Tallac 정상이 이렇게 보이고 숲속으로 스노모빌 자국이 많이 나 있었다. 이 자국들을 따라 가다보면 사람을 만나든지 뭔가 Landmark가 나오겠지 하고는 산행 시작.)
(거의 1마일쯤 걷다보니, 워메~ 방가운 거! 베이 산악회 산행후기에서 본 이 Mt Tallac Trailhead 게시판이 나왔다. 제대로 온 것 같아 휴~ 안심! 이곳에서도self-registration으로 day-use permit 받아도 됨. registration form은 오른쪽의 자물쇠 있는 box에.)
(게시판에서부터 완만히 시작되는 오르막을 올라가니 드디어 Fallen Leaf Lake가 시야에 들어오고, 그 뒤쪽으로 Lake Tahoe와 Heavenly 스키장 슬로프들이 보인다. 여기서부터 Fallen Leaf Lake와 평행을 이루는 능선을 따라 계속 西進.)
(이 능선길은 아름다운 Fallen Leaf Lake를 계속 아래쪽에 두고 가게 되는데, 스노모빌, cross country ski, snowshoes 자국들이 많이 나 있었다.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이 능선길로 snowshoe 산책을 하면 끝내줄 것 같다고 생각.)
(Fallen Leaf Lake능선에서 2시 방향으로 올려본 Mt Tallac정상의 모습.)
(비교적 완만하던 Fallen Leaf Lake능선길이 갑자기 가파르기 시작하는 지점. 이미 드문드문해진 눈위의 先行자국들이 중앙에 서 있는 나무를 지나면 모두 자취를 감춘다. 아마 모두 오른쪽 숲속 방향으로 진행한 듯. 그러나 나는 계속 능선을 따라 가기로 하고 본격적인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
(Fallen Leaf Lake능선길을 벗어나 정상쪽으로 오르는 산사면의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그러나 MSR Snowshoes의 훌륭한 traction과 heel lift의 덕을 많이 봤다. 지그재그 없이 곧바르게 올라 오면서도 거의 미끄러지지도 않았고 힘도 훨씬 덜 들었다. Thank you, Snowshoes!)
(눈길 이 주는 하나의 큰 즐거움은 아무런 발자취가 없는 곳에 나의 발자욱을 하나 하나 내어 보는 것이 아닐런지. 가파른 경사길의 중간중간에 있는 이런 완만하고 눈이 소복한 곳은 가빠진 숨을 고를 수 있는 곳이기도 했지만 고요속에서 오직 나만의 눈 밟는 소리만을 들으며 한줄기 발자욱을 만들어 가는 고적하면서도 정겨운 곳이기도 했다. )
WELL, WHAT THE HELL!! 눈산행 좋은 게 뭐더냐. 정해진 길이 없다는 점이지. 어차피 trail들은 눈에 덮여 안 보이니 그야말로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거지.)
(이윽고 나의 눈높이가Cathedral Peak 꼭대기와 거의 같아 졌다. 바닥에 돌과 키 작은 덤불이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 반면, 키 큰 나무는 현격히 줄어 든다.)
(정상쪽 방향으로는 여기가 treeline 인 것 같다. 앞에 보이는 몇 그루가 이쪽 방향으로는 마지막 나무들이다.)
(위의 나무들을 지나면 오른쪽 바위군 아래로 순백의 설원이 펼쳐진다. 사진 왼쪽 끝이 더 왼쪽에 있는Cathedral Peak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 능선을 오른쪽으로 따라 올라 가면 Mt Tallac의 정상으로 가게 된다.
베이 산악회 산행후기에 의하면, 이쯤에 바위와 돌들이 많은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겨울철이라 눈 아래에 다 묻혀버렸나보다고 생각. 그러나, 천만의 말씀!)
(설원을 따라 위 사진의 왼쪽 끝 능선까지 올라 갔더니 능선의 오른쪽 모습이 이러했다. 잠시 황당…
Snowshoes를 신고는 도저히 갈 수 없는 곳. Snowshoes를 신고 눈길을 따라가려면 한참 왼쪽 아래 (지형상Glen Alpine Trail 이 있음직 한 곳) 로 우회해서 올라가야 하는데 시간을 보니 이미 12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12시쯤 Mt Tallac 정상에 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주차장 떠난지 벌써 4시간 여. 시간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해서 Snowshoes를 벗고 이 돌무더기 지역을 통과하기로 결정. 그런데 snowshoes 없이 바위 아닌 곳을 디디면 그냥 발목 또는 그 이상까지 푹푹 빠진다. 눈 위에서의 징검다리 작전으로 사진 상단의 꼭대기 바위군까지 한참동안 올라갔다. )
(앞의 사진의 꼭대기 바위군에 힘겹게 올라서니 눈앞에 또다른 돌밭 능선이 이같이 길게 펼쳐져 있다. 그나마 아래쪽 보다는 바위나 돌이 덤성덤성하여 snowshoes를 다시 신고 이제는 눈징검다리를 최대한 피해서 걷기 시작. 이 사진의 상단이 Mt. Tallac의 정상인 줄로 생각하고 마지막 피치를 올렸다. 그랬는데… ㅠㅠ)
(앞사진의 돌밭 능선 끝에 올라서니 정상까지는 아직 제법 까마득하게 한 굽이가 더 남아 있었다. 어휴! 그나마 괜찮았던 것은 이 굽이에는 바닥에 돌과 바위가 많이 없었다. 또한 동서남북의 멋있는 파노라마 view들이 바햐흐로 눈에 들어 오기 시작. 그런데, 내가 올라온 동쪽 사면쪽은 treeline이 빨리 끊어 졌지만, 서쪽 사면은 거의 정상까지 나무들이 있었다. 암튼, 자~ 진짜 정상을 향하여!!)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동안 단 한 명의 사람도 만날 수 없었는데 Mt. Tallac의 정상에 이르니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 일단 반가왔고 여러가지로 저으기 안심이 되었다. 스위스에서 왔다는 이 사람들은 정상에서 스키를 타고 내가 올라온 루트의 반대쪽에 있는Northeast Ridge로 하강할 준비를 하는 중이었다.)
(만세! 드디어 나도 Mt Tallac의 정상을 밟았다. 주차장에서 여기까지 장장 5시간 반이나 걸렸다.)
(Mt Tallac 정상에서 남동쪽으로 본 모습. Fallen Leaf Lake와 그 뒷쪽으로 South Lake Tahoe 와 Heavenly 스키장등이 보인다.)
(Mt Tallac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본 모습. Lake Tahoe, Mt Rose, Emerald Bay, 그 옆에 얼음이 좀 얼어 있는 Cascade Lake, 그 오른쪽 옆의 Baldwin Beach, 그리고 사진 왼쪽 끝으로 솟아 있는 Jakes Peak 등이 보인다.)
(Mt Tallac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본 모습. Pyramid Peak과 Gilmore Lake 등이 보인다. 모두 얼어버린 Gilmore Lake는 얼음위에 눈이 쌓여 동그란 눈밭이 되어 있다. 언젠가 저 Gilmore Lake와 그 뒤쪽의 Susie Lake 옆을 지나는Pacific Crest Trail 구간 (Hyw 50—I 80: 50 mile)의 눈산행을 한번 해 보고 싶다고 생각. 왕초보 주제에 갈수록 태산!)
(Mt Tallac 정상에서 북쪽으로 본 모습. 저 멀리 보이는 많은 봉우리들중에 지난번 올랐던 Castle Peak도 있으련만 어느 것인지...)
(정상에서 내려다 본 Northeast Ridge. 알고보니 Mt. Tallac 의 Northeast Ridge는 세계 10대 backcountry skiing 코스안에 들어 간단다. 때문에 Mt. Tallac의 겨울 산행은 대부분 사람들이 North Ridge Trail (2.3 Mile from Spring Creek Trailhead) 로 올라와서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고 도로 내려간다고 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스키 자국 위로 또 한 그룹의 사람들이 스키를 타고 내려가고 있다.)
(내가 정상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쉬는 동안에도 꽤 많은 사람들이 Northeast Ridge로 올라왔다가 신나게 내려갔다. 하강 직전의 한 skier.)
(정상에서 만난Paul (스노보드 짊어진 남자) 과 Jody (그 오른쪽 여자). 해맑은 표정과 품성의 중학교 선생님 couple. 몇해전 지리산 실상사 작은학교에서 만났던 선생님들에게서 느꼈던 것처럼 이 사람들 학생들도 참 행복하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Jody는 내가 이번 산행중 만난 유일한 여성이었고 snowshoes만 가지고 온 유일한 사람 (나 이외에) 이었다.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가는 Paul의 guide를 받으며 나와 Jody는 Northeast Ridge로 정말 신나는 미끄럼 하강을 하게 되었다.)
(Paul & Jody가 Mt Tallac 정상에 만든 Valentine’s Day Heart. 산행 다음날이 Valentine’s Day 였다. 다음에는 나도 꼭 couple로 와서 한 장 찍어야지 하면서…)
(Northeast Ridge에서 미끄럼 타기 직전. 겨울 backcountry 산행의 베테랑인 Paul이 가파른 Northeast Ridge에서는 snowshoes로 걸어 내려가는 것보다는 엉덩이 미끄럼 타는 것이 빠르고 재미있을 거라고 했다. 우와~ 정말 그랬다. Fun! Fun! Fun! 잠깐의 적응후부터는 아래에 펼쳐지는 경치를 슬슬 구경하면서 미끄러져 내려갈 수 있는 여유까지 생겼고, 경사가 가파를수록 더 위험하다기보다는 오히려 더 신이 났다. )
(Northeast Ridge에서 엉덩이 미끄럼을 타고 내려오다가 올려다 본 Mt Tallac 정상. 많은 스키와 스노보드의 자국이 나 있다. )
(Mt. Tallac의 Trail Map에 나의 이번 눈산행의 루트를 표시했다.)
Northeast Ridge 쪽으로 한시간 남짓 미끄럼을 타고 내려와 짙은 나무숲이 시작될 무렵, 저만치 아래로Spring Creek Trailhead에 있는 게시판이 보였다. Paul & Jody는 그 근처에 주차를 해 놓았단다. 지난 번 Castle Peak 눈산행에서 “정처없는 숲속길” 맛을 단단히 본 나는 내 자동차가 있는 남쪽 주차장까지 Ride를 해 주겠다는 Paul & Jody 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는 혼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주변 지형과 방향을 보니 “정처없이” 가더라도 내차가 있는 곳까지 길을 잃지 않고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시간 반 동안의 “정처없는 숲속길” (위 지도의 굵은 빨간색 루트). 역시 눈산행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오후 5시경 주차장에 무사히 도착, 좀 힘들기는 했어도 정말 신났던 이번 눈산행을 마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