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th to North Lake Loop #2
6월 19일 (목) Day 5—
Evolution Valley to Piute Creek Junction (8 마일)
(01)
우리가 머무른 Evolution Valley의 캠프장은 아늑하고 relax한 분위기를 갖춘 곳이었다. 맑은 물이 풍부한 냇가에서 물장난도 하고, 주변 산책도 하고, 나무에다 hammock 걸어놓고 낮잠도 자며 한 며칠 하염없이 뭉개면서 지내고 싶은 그런 곳. 하루 저녁 잠만 후딱 자고 떠나려니 아깝고 아쉬웠지만 자~ 또 오늘 일정을 위해 출발…
(02)
Evolution Meadow에 이를 즈음 Creek의 폭이 상당히 넓어지며 crossing을 해야만 하는 지점에 당도한다. 보통 초여름에는 여기의 물이 상당히 깊고 물살이 센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살펴보니 큰 어려움 없이 건널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올해의 가뭄 때문에 수량이 그리 불지 않은 듯.
(03) 길동무가 재미있다고 좋아하면서 잽싸게 먼저 건넌다. 아하, 그렇지... 두어 주 전에 Henry Cowell SP에 가서 river
crossing 훈련을 제대로 해 두지 않았던가…
(04)
Creek Crossing을 지나면 Evolution Valley 가 그 고도를 급하게 낮춘다. 완만하게 흐르던
Evolution Creek도 여기서부터는 좁은 협곡을 만들며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는데 시원스럽고 멋있는 곳이 많다.
(05) 이렇게 엄청난 수량을 쏟아 내는 곳...
(06)
쳐다보고 있으면 금방 빨려 들어갈 듯한 좁고 깊은 협곡 폭포…
(07) 이어 Valley의 바닥까지 내려오면 Goddard Canyon에서 발원한 South
Fork San Joaquin River을 만난다. 다리위에서
두 아지매 한 커트.
(08)
이제 Evolution Creek 도 South Fork San Joaquin
River와 합류하여 꽤 큰 폭의 강이 되어 굽이굽이 흐른다. 강 옆의 빽빽한 Aspen 군락은 가을에 여기 와도 끝내준다고 알리고 있는 듯.
(09)
어느덧 JMT와 Piute Canyon의 Junction에 도착했다. 이 곳이 이번 산행 전체 코스중 고도가 가장 낮은 지점 (8050
ft) 이다. 여기서부터 Piute Pass (11423 ft) 까지는 또 오르막이 되는 것이다. 좀 이른 오후 시간이었지만 오늘은 여기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내일 아침 오르막길을 오르기로.
(10)
옆으로 Piute Creek 이 콸콸 흐르는 캠프사이트는 널찍한 공간과 함께 여유롭게 휴식하기에 딱이었다. 밀린 빨래도 하고, 개울가의 뜨뜻한 암반위에서 낮잠도 즐기고, 일찍 campfire를 피워 놓고 차를 마시며 정겨운 담소도 오랜간 나누고… 또한 여기는 이번 산행중 모두가 가장 숙면을 취한 곳이기도 하다.
6월 20일 (금) Day 6— Piute Creek Junction to Humphreys Basin
(11 마일)
(01) 충분히 쉬고 간밤에
잠을 푹 자서
모두들 컨디션이 최고조다. Piute Pass를 향한 오르막길 오르기에 아주 반가운 전조. 아침식사를 든든히 하고 Piute Creek 다리를 건넜다. 이제 우리는 며칠 동안 정들었던 John Muir Trail 과도 그리고 Kings
Canyon 국립공원과도 동시에 이별을 한 것이다.
(02)
Piute Creek Trail에 들어서자마자 trail이 급상승한다. 그러나 줄곧 아름다운 계곡 물길을 따라가다보니 훨씬 덜 힘들다. Piute
Creek 과 거기로 흘러 드는 작은 지류들은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 줄 뿐만아니라 틈틈히 땀에 젖은 몸을 시원하게 씻을 수 있도록 도와 준다.
(03) 두분께서 한 지류의 옆에서 쉬고 계신다. 많이 힘드시죠? 그러나 여기의 자연은 최고죠? 펼쳐드신 ‘V 자’ 가 그 대답이다.
(04)
6월 중순이라 trail연도에 많이 피어있는 귀엽고 예쁜 들꽃들도 우리 길손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발길을 가볍게 해 준다. 이곳에는 잎이 꼭 당나귀 귀를 닮은 Mule Ears (두루님 맞나여?) 가 노란꽃을 한창 피우고 있다.
(05)
Piute Creek은 아주 다이나믹한 물길이다. 이제 그 물길이 좀 조용해지는 걸 보니 그동안 고도를 꽤나 올렸나 보다.
(06)
가파르던 오르막길도 이제 잦아들면서 걷기도 한결 수월해 진다. JMT에서는 많은 오가는 사람들을 만났건만 여기서는 아직 한 사람도 못 만났다. 그러나 걷는 길이 외롭지는 않다. 지극히 한가로울 뿐이다.
(07)
걷다가는 개울가에 잠시 드러눕거나 발을 담그면서 그 지극한 한가로움에 한가로움을 더한다. 그 어떤 세상사의 시름이 여기에 끼어들 수 있겠는가…
(08)
우리의 발길은 이제 Hutchinson Meadow의 숲길로 들어선다. 아침부터 5 마일여를 걸어 올라왔으나 모두의 컨디션은 여전 짱이다. 조아요~ 계속 Go~Go~!
(09)
숲길의 고도가 다시 조금씩 높아지는데 저 멀리 산세가 웅장한 암석산과 그 아래 glacier의 모습이 숲 사이로 얼핏얼핏 들어온다. 지도를 살펴보니 아마 Matthes Glaciers 같다. 대단히 멋진 경치인데 시야가 숲에 가려 단면들만 흘깃흘깃 볼 수 밖에 없는 것이 아쉽다.
(10)
좀 더 오르니 시야가 확 트이며 또 다른 glacier의 장관이 눈앞에 시원하게 펼쳐진다. Goethe Glacier 이고 저 너머에 우리가 지나온
Evolution Valley가 있다.
선비님은 여기로 올라오다가 이 근처에 사는 토박이 solo hiker를 만나 잠시 야부리 시간을 가졌는데
Evolution Valley의 역사에 대한 짧은 강의도 들었단다. 그 내용인즉슨…. (걍 내가 인터넷에서
찾은 것으로 대신하자면)
Theodore S. Solomons and
E.C. Bonner explored this area in 1895 while scouting a hiker’s route along the
crest of the Sierra (it would eventually become the John Muir Trail). They came
across a congregation of stunning peaks lining the South Fork of the San
Joaquin River, and they altered course to the glaciated valley beneath them,
finding clear lakes, dwarf meadows, and jagged sky-stabbing peaks. Solomons
christened these mountains the Evolution Group because “I could think of none
more fitting than the great evolutionists, so at-one in their devotion to the
sublime in Nature.”
그래서 이곳에는 진화론자들의 이름을 딴 지명들이 많다는 것. 예를 들면, Mt Darwin, Mt Spencer, Mt Lamarck 등등등…
(11)
이런 멋있고 아름다운 곳에 와서 산행하고 있건만 내일은 조금이라도 더 일찍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강한 욕구(?)로 (장기 백패킹을 해 보면 왜 이런 마음이 생기는지 이해가 된다) 우리는 지치기 직전까지 걸었다. 결국 Piute Pass가 빤히 쳐다 보이는 Humpherys Basin 까지 와서 캠프를 차렸다. 선비님은 위의 사진처럼 산과 호수를 바로 관망할 수 있는 명당에다 텐트를 쳤다. 이번에 새로 장만한 1파운드도 안 되는
minimalist 텐트이지만 백만금짜리 별장이 부러울소냐..
(12)
캠프장 뒤쪽 광활한 Basin에 우뚝 솟아 있는 Mt Humpherys (13986 ft) 로 서서히 서녁 햇살이 드리워 진다. 단지 14 ft가 모자라 Cal
14ers에 들지는 못했지만 대단히 영묘해 보이는 산이다. 이번 산행의 마지막 발걸음까지 모두 즐겁고 안전하게 마칠 수 있도록 기원을 드려 본다.
6월 21일 (토) Day
7— Humphreys Basin to North Lake (6.5 마일)
(01)
산행 마지막 날의 아침이 밝았다. 바햐흐로 산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들뜬 기분에 모두들 일찍 행장을 꾸려 다른 날보다 이른 시간에 캠프장을 떴다. 자~ 멋있게 마무리 합시다! Let’s go!
(02)
오늘은 Piute Pass (11423 ft) 를 넘어야 하지만 어제 이미 고도를 상당히 올려 놓았기 때문에 산행이 여유만만하다. 단숨에 Piute Pass 코앞에 있는 Humphreys Basin의 마지막 호수인 Summit Lake 까지 왔다. 나름 이쁜 호수다. 그런데, 우악~!! 이 높은 곳에 엄청난 정말 엄청난 모기떼가… 지금까지 두어 번 모기구역이 있기는 했지만 여기는 완전 상상 밖이었다. 다행히 아직 어린 모기들이라 공격적으로 물지는 않았지만…
(03)
모기떼를 피해 달음질 치듯Piute
Pass에 당도했다. 물론 여기는 한 마리의 모기도 없었다. 휴우~~. Pass를 내려가기전 마지막으로 Humpherys Basin을 함 돌아보고…
(04)
Piute Pass를 넘었다. Pass 근처에 아직 잔설이 꽤 남아 있었지만 문제는 없었다. 이제는 trailhead까지 5마일 정도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야호~
(05) Piute Pass를 넘자 곧 동쪽 valley에 있는 Piute Lake, Loch Leven 등 연이은 호수들이
우리를 반긴다.
(06) 가까이서 본 Piute Lake.
(07)
흘러 내려온 호숫물들이 만드는 아기자기한 작은 폭포들을Trail을 따라 내려오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08)
Loch Leven 호수. 벌써 많이 내려 왔다. 호수의 뒤쪽으로 보이는 Piute Pass가 이제 아득해 보인다.
(09)
호수들의 canyon이 끝나면서 North Lake 숲이 시작된다. 며칠 동안의 선경속에서 깡그리 잊고 있던 인간세계와 문명세계가 갑자기 성큼 앞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다.
(10)
여기저기 Aspen이 빼곡한 숲길가에는 호수들에서 내려온 물들이 이제 맑은 계곡을 이루어 정겹게 흐른다.
(11)
불현듯 이 두 아지매가 가던 길을 멈추고 열심히 뭔가의 채취에 여념이 없다. 아~ 그 야생 부추다. 며칠전 Evolution Valley 에서도 이 야생 부추의 덕을 톡톡히 봤었다. 맛있던 찌개에도 들어가고, 끓인 부추물로 원기를 북돋우기도 했었지… (여기서 채취한 것을 집에까지 가져와 부추전으로 또 부추김치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야생 부추라서 그런지 강장 효과도 짱이었고…)
(12)
마침내 North Lake에 있는 Piute Pass Trailhead에 도착했다. 6박 7일 동안의 빡센 백패킹을 모두 무사히 끝낸 것이다. 서로 서로 축하하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정말 꿈만 같았던 산행이었다고…
같이 산행하신 횐님들 대단히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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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쯧, 산삼을 캐셔야지 왠 부추... 그란디 길동무님손에 있는 부추는 대파만 하네요..안방에 앉아서 귀경 잘 했습니다. 직접 가는거 보다 후기로감상하는게 훨씬 더 좋은것 같네요.(저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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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무님 후기가 마치 김찬삼교수 여행기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여행하신곳을 말씀으로...싹 훑으셨네요. 산동무님 후기덕분에 저곳에 가게되면 낯설어하지 않을것 같습니다.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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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사진과 주옥같은 산행후기를 보니산동무님이 "원조 이순신 장군" 맞는것 같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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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안에 갇힌 사진들이 와르르 쏟아져서 시야를 완전히 메워 버렸으면 좋겠습니다.요새 회사에 특별 프로젝트가 생겨서 새벽까지 일하고 퇴근합니다.좀 진득하게 앉아서 꼼꼼히 읽어봐야 하는데 마음에 여유가 없네요.담주에 다시 잘 읽어보고 댓글 달아야 할꺼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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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사진들과 함께 구경과 공부를 잘 하였습니다.19세기 말이면 남북전쟁후 전신, 제철등 신기술과 천연 자원을 이용한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되고쿠바, 하와이, 필리핀등에 지배권을 행사하면서 미국인들사이에 인간의 자존감이 커져갈 때라고 하네요.그래서 산, 들, 호수가 한데 어우러진 멋진 이 곳에 책상머리 진화론자들의 이름을 붙인 것은 아닌지 하는 웃픈 생각이.근데 산행후 첫 출발 지점까지는 어떻게 가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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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길님 추론 makes a good sense!그래서 Mr Solomons 가 여기의 이 위대한 대자연의 고귀함과 영광을 "the great evolutonist" 에게 주었다...두 trailhead 의 거리가 10 여마일 떨어져 있는데 우리는 두 곳에 차를 각각 갖다 놓고 산행을 했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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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에 가는팀은 산동무님 냄새만 맡으면서 가면 되겠네요. 냄새여 영원히 남아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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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읽고 사진들을 보니 당장이라도 달려가고픈 마음이 굴뚝같습니다.아무래도 다음 주에 사고를 칠 것 같습니다. 하여 이 사고에 대한 책임은 멋진 사진들과 생생한 후기를 올리신산동무님에게 있음을 널리 알리려 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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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안 그래도 산행하면서 길벗님 생각 가끔 했었습니다.McClure Meadow Ranger Station 에 들러 길벗님이 사용했을 듯한 그 텐트 (나이든 그 Ranger은 부재중이더군요.) 도 보았고, 오~ 그 산상의 냉면도 자주 머릿속에서 왔다갔다 하고...FB 에서 지난 주 Ansel Adams 사진들과 글도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시간 되시면 그 좋은 사진들 산악회에도 올려 주시면 서쪽길님등 횐님들이 아주 좋아하실텐데... 내일 만나서 또 다음 "사고"에 대해서 얘기 더 나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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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멋쟁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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