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 정기 산행에서 지나가는 말로 꺼낸 얘기가 불씨가 되어,
지난 금욜 Bodega Bay 바로 밑에 있는 Doran Regional Park 으로 캠핑을 갔다.
산악회 홈페이지가 다운된 것을 핑계로 걍 쉽게 연락이 된 세 남자들만 (나그네님, 산제비님 & 나) 갔다.
아직 이른 씨즌인데다가 금욜인지라 캠핑 자리가 널널할 줄 알고 갔는데, 자리가 거의 찬 데다가,
우리와 같이 텐트 캠핑하는 사람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고, 전부 RV 를 끌고 왔다.
일단 텐트를 치고, 쏘주를 곁들인 간단한 점심 식사.
안주로는 산제비님이 집에서 준비해 온 닭똥집과 집에서 재배한 마늘잎 무침.
마늘잎 무침에서는 고향 냄새가 물씬 났다.
텐트 뒷면으로는 바로 바다가 있어 전망이 씨원한 것 까지는 좋았는데, 밤에 바람이 많아서 좀 추웠다.
놀면 뭐하나... 바지런히 바께쓰랑 삽을 챙겨 들고, 조개를 캐러 뻘밭으로 나간다.
뻘 밭 입구에 꽃들이 활짝 피어 있다.
열심히 조개를 캐고 있는 산제비님과 나그네님. (처음에는 미루과이를 잡으려고 했는데, 장비가 부실해서 포기)
캠프화이어를 지피고...
삼겹살 구이로 저녁 식사를 후딱 해 치우고는...
왼쪽 뒷 편으로 보이는 바위 무더기로 낚시를 하러 갔다.
해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자 주변은 금방 어두워지고, 산제비님은 꼴뚜기를 미끼로 낚시에 여념이 없고...
나그네님과 나는 옆에 자리잡은 나그네님 스펙의 여인네가 잡아 올리는 고기를 받아 챙기기에 정신이 없다.
이 언니는 낚시를 던졌다 하면 바로 잡아 올리는데, 양 옆의 산제비님과 언니의 남친은 감감 무소식이다.
결국, 우리와 희희락락 노는 것이 배가 아팠는지, 남친이 언니를 끌고 가 버리고...
나그네님은 돌구멍 게낚시에 몰두하고, 나는 머리를 기댈 만한 바위를 찾아 잠깐 눈도 붙였다가,
게를 잡으면 받아 챙겼다가 하면서 놀다가, 추워서 텐트로 돌아 와서 불을 지피면서 놀았다.
한참 후에 돌아 온 두 낚시꾼들의 수확물. (몇 마리 수확은 없었지만, 제일 큰 넘이 그래도 산제비님이 잡은 것)
밤이 눚도록, 회 쳐 먹고, 남은 건 불에 구워 먹고, 게도 구워 먹고, 남은 닭똥집도 구워 먹고,
중간 중간 “우리가 남이가” 하면서 한잔 마시고... 하다가, 아마 한 시가 넘어서 잠자리로 들어 간 듯...
게뚜껑을 열어서 맛있는 부분은 옆사람에게 건네주는 산제비...
바람 소리에 잠을 설쳤지만, 갈매기들이 텐트 위에 와서 똥을 싸면서 시끄럽게 굴어 일찍 일어난 나그네님이
부시럭거리는 바람에 우리도 눈 비비고 일어나 아침 식사 준비를 한다.
메뉴는, 선제비님이 집에서 준비해 온 찌게... 그런데, 쌀이 1인분 밖에 없다...ㅠㅠ
내가 쌀을 갖고 오기로 했는데, 우리 집에서 먹는 기준으로 갖고오다 보니, 어제 저녁 해 먹고 1인분 밖에 안 남았다.
할 수 없이 찌게를 물이 많게 하여 라면찌게를 만들어 먹었다.
기념 사진들 몇 장 찍고...
마지막 임무도 마치고 집으로... 집으로...
오다가, Union City 즈음에서 나그네님이 쏜 월남국수를 먹고 돌아 왔다. (쌩유~)
... 끝 ...
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