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선 산행 (7/19/14)
이번 토요일 산행을 위해서 일찌감치 올려주신 산행지를 보니 늘 한번은 꼭 가보았으면 하던 곳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이 지역에서 생활 한지 30여년이 지났는데도 가까운 곳을 놔두고 먼 나라, 먼 곳의 관광지만 동경하며 살아온 듯싶다. 주변에 가보고 싶었던 두 곳 중에서 한 곳을 이번 주말에 가게 되니 어릴 적 소풍 가던 날의 느낌으로 기다려진다. Angel Island State Park은 작년에도 베이 산악회에서 갔다왔는데 나는 아쉽게도 한국에 친구 보러 머물러 있던 때라 참가하지를 못했었다.
그날 아침이 되었다. 간단한 요기 후, 전날 몇 번이고 들여다본 행선지를 프린트한 종이와 아이폰을 믿고 출발이다!
출발! 이란 말은 내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오랜 이민생활에서 매일 같은 삶을 살아야 했었던 나에게는 그 말은 ' 유토피아 '이상이었다. 토요일 아침에 운전 길은 운전 미숙아인 나에게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오늘따라 조금 눅눅한 날씨가 바다 쪽의 날씨가 어떨지를 생각하며 가는 길에 안개비가 차창에 살며시 내려앉는다. 동,서,남,북, 분간 못 하는 안내양 이즈리와 함께 떠나는 산행이라도 San Rafal Bridge까지 앞으로 40분가량 남은 길은 그동안 다녀 보았던 실력으로 문제없이 달린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정신을 차려 진입해야 하는 곳은 부부합작으로 소란스럽게 가야 하나 지금은 생각 하지 말자...
다리를 건너 많은 CURVE 길을 지나서 생각보다 쉽게 도착하였다. 시간을 보니 8시30분의 이른 시각이다. 뒤늦게 잠에서 깨어난 샤핑몰 CVS대문 앞에서 잠시 서성거리니 옆길에서 걸어오는 자연님과 뫼산님을 만났다. 옆집이 파킹료가 1불이 저렴한 4불이란 말에 그곳 으로 옮겨 자동차를 잠 재워둔다. 조금 후에 오늘의 산악대장 벽송님이 세분의 꽃님과 함께 도착하였다. 모찌롱님, 안디옥님,과반갑게 나누는 인사 속에 일년만에 뵙는 산울림님과도 함께한다. 조금후에 오랜만에 뵙는 산지기, 산주인님 그리고 거목님과 팬더님도 같이하고 자전거로 참석한 자전거님과 함께하니 열세 분이 되어진다. 힘들었던 산행을 마친 길벗님이 오클랜드에서 직접 나룻배를 타고 바다 건너에서 만나게 되었다는 소식에 모두 열네 분의 산행이 되었다.
십분 정도 걸어가는 길 좌,우에는 고급스러운 동내의 모습을 듬뿍듬뿍 안겨주니 보통사람인 나에게는 이곳에 살라고 해도 주눅이 들 것 만 같다. 그래서 내게는 평범한 지금의 삶이 더없이 좋다는 생각과 소크라테스의 말로 잘못 알려진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되내이며 걸으니 어느덧 선착장에 도착한다. 두당 십삼 불 오십 전을 지불하며 배에 오른다. 오늘은 나에게는 특별한 경험을 해 보게 된다. 모찌롱님의 수영 실력으로 너끄히 건너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닌가! 정확히 9분 30초의 운행시간을 위해 연락선은 떠난다. 아쉬움이 있다면 아침 바다 물살을 가르며 가는 길에 뱃고동 소리 한번 듣고 싶었는데...
세 곳(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티브론)에서 오는 사람들로 인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는 속에 길벗님도 반갑게 만나서 이제는 진짜 출발이다! 섬이라 조금은 황량한 곳을 다니겠거니 했는데 입구부터 쭉쭉 빵빵 나무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원래 계획은 왼쪽으로 가려 했는데, 언제나 상대의견을 물어보는 벽송님으로 인해 오늘로 6번째의 산행길인 길벗님이 오른쪽이 가파르지 않다는 조언에 따라 오른쪽으로 택한 길은 기분 만땅으로 출발이다. 중간중간 한무리의 외국 관광객과 뒤섞여 함께 오르는 때도 그동안의 산행에서는 없었지 싶다. 싱그러운 젊은 외국 청춘들의 나들이 또한 그들에게는 영원한 추억으로 남아 있으리라... 구비구비 돌아가는 길에 앞서가는 길벗님은 무슨 열매를 감상하며 따는지, 내 눈에는 아무것도 뵈지 않는데 그래서 고수란 말이 생겨났는가 ㅎㅎ
조금 가다 보면 탁 트인 바다에 심어놓은 듯한 주위에 있는 세 개의 Bridge가 보입니다. S.F에 솟아있는 빌딩과 Alcatraz Island는 물론 한가로이 떠도는 요트를 보노라니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사진에 담아보려 누르는 셔터는 오늘따라 작동을 멈추었습니다. 아마 카메라도 오늘의 정취를 담기에는 가슴이 벅찼나 봅니다. 몇 번을 누르다 안돼 흰님에게 물어보니 옆 버튼을 눌러댔습니다. 오늘은 나의 손가락까지도 따로 춤을 추었나 봅니다. 굽이굽이 돌아 벌써 즐거운 냠냠 시간입니다. 앞에 간 길벗님은 벌써 식탁 위에 하얀 Table Cloth를 펼쳐댑니다. 주위를 돌아보니 토요식구와 바다 건너 오른 산동네, 제일 좋은 곳에서 황제식사 시간입니다. 하얀 돛단배와 어우러진 바다경관을 보며 점심을 갖는 생에 최고의 식사시간입니다.
나옵니다.
청포도, 키위, 딸기, 바나나, 수박, 체리, 파인애플, 불루베리, 토마토, 곷감, 와플, 옥수수빵, 마지막으로 먼 곳에서 온 까까(?)까지 ㅎㅎ 이제껏 산행에서 열 두 가지의 과일 맛과 한가지의 특별식을 먹어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열 두 분이 만든 이 환상의 작품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식사를 함께한다는 것은 공동체의 의미도 있겠지요. 일찍이 Benjamine은 "누군가와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머무르고 싶은 시간은 흘러갔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오늘 새로 나온 분이 있다면, 관행적으로 불러야 하는 지정곡으로 오늘따라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노래가 듣고 싶다고 했겠지요. 이 화창한 날씨에 고상한 노래가 아니면 어떻겠습니까. ㅎㅎ
떠나야 하는 아쉬움은 더욱 값진 추억이 되리라 생각하며 남겨 놓습니다. 내리막길의 하산길도 바다를 끼고 돌게 되니 픗픗한 바다내음과 함께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하산길 마지막 구간에 1910년 부터1940년까지 운영되었던 The United States Immigration Station에 들러서 이민 선배들의 애환이 깃든 곳도 둘러봅니다. 같은 이민자인 유럽사람들과의 차별대우를 받으며 이민수속을 해야했던 곳을 잘 보존해서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살펴 볼 수 있게 한 미국정부에 경의를 표합니다. 36년 동안의 만행을 진정한 사과 없이 감추려 만하고 발뺌하는 이웃 나라 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누구나 오면 가야 하는 때도 있게됩니다. 또다시 9분 30초의 나룻배를 타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립니다. 길벗님만 오클랜드 나룻배로 가기 위해 헤어지고 열세분과 자전거를 실은 연락선은 눈 깜짝깜짝 할 사이에 건넛마을에 내려놓습니다. 마지막 헤어짐이 아쉬워 벽송님이 마련한 석빙고 아이스케키를 먹으며 나룻배 산행을 마감합니다.
아디오스~~~~~~~~~~~~~~!
P.S. 길벗님에게!
칠월 초 어느날 밤 청포도로 빚은 와인을 들며 갑자기 이육사님의 청포도 시가 생각나서 자유게시판에 올렸지요.
그 시에는 청포도, 하늘 밑, 푸른 바다, 흰 돛 단배, 손님, 포도, 하이얀 모시 수건이 등장하지요.
힘든산행으로 매우 불편하셨던 몸을 이끌고 갑자기 나와 주시어 청포도, 하이얀 Table Cloth와 함께 단번에 해결해 주신 마음 고맙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끌어 주신 벽송님과 모든 흰님에게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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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무심님의 후기를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 옵니다.'후기없는 산행'은 '앙꼬없는 찐빵' 같은 느낌이 들게 되었어요.어쩌다 보니 사진이며 동영상 등이 후기의 간판처럼 된것 같아서 조금 거시기하기도 했는데,적절히 올려주신 자세한 후기에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그리고 다른 산행팀에서는 '석빙고 아이스크림' 대신에 '가위바위보 팥빙수'가 있었습니다.이겨도 사고 져도 사는 묘한 룰이 적용되는 '가위바위보 팥빙수'사시는분의 넉넉함과 얻어먹는 재미도 함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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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싸님,
늘 멋진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는 분이 부럽기만 합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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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또한 일품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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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님의 "애교가위" 덕분인지? 선비님, 팥빙수 잘 먹었습니다 ㅎㅎ
무심님 후기는 사진이 없더라도 느낌과 분위기를 충분히 그려주며 감동을 주십니다. 재밋게 읽었으며 담엔 bike&hike로 한번 희망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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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님,
예, 맞습니다. 맞고요. ㅎㅎ
수지님의 글 속에 칭찬과 격려 그리고 희망을 가져 봅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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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님의 재치 산행후기 감명깊고 즐겁게 읽었습니다
이곳은 두번씩이나 산행 공지에 올랐지만 두번다 백팩 쪽으로
가느라 못가보게 된 곳이라 담엔 꼭 갈 수 있겠지 하는
부러움으로 즐겁게 산행 하신 모두에게 부러움을
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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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님,
저와 비슷한 시기에 오신 한솔님도 못 가보셨군요. 다음 기회에 보스톤님과 함께 하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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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재미나게 다녀들 오셨군요.모든 회원님들의 산악회를 아끼시고 사랑하심이 여실히 드러나는 산행 기록이무심님의 향수를 길어올리는 멋진 글 솜씨로 잘 정리가 되었군요.잠시 헤어져서 산행했지만 다음 주엔 그리운 모습들을 보면서 즐겁게 산행을 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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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님,
올려주신 산행지 덕분에 좋은 하루 잘 보냈습니다. 고맙습니다. -
Photos have been reposted under the Members' Gallery 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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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님,
Thanks for uploading the pi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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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님의 후기를 보니 제마음이 따뜻함을 느낍니다.많은분의 도움으로 backpacking 을 무사히 마쳤습니다.그리운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길벗님 JMT 이야기도 듣고싶고.모두모두 다음주에 함께만나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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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r님,
점심시간에는 그곳의 흰님들과 함께하지 못한 슬픔에 많은 과일을 준비한 길벗님을 비롯한 여러 흰님과 함께 목이 메었습니다.ㅎㅎ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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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선 산행 - - - - - - 참 운치있는 표현같습니다.
함께하셔서 더 정겨운 하루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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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님,
나룻배 산행이라 하려다 큰 나라에서 어울리지 않을 듯했습니다.
잘 보아 주시니 고맙습니다. -
연락선 산행.. 남진의 신곡같은 독특한 제목에 시선을 끄는 산행후기를 올려주신 무심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크게 기대하지않았던 Angel Island. 28년 샌프란시스코 생존이래....처음경험하는 bay beauty 를 발견한 귀중한 소득이 있는 산행이었읍니다.
산행지 선정을 해주신 총무님과 360도 bay view 를 감상할수 있도록 안내 해주신 길벗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모든 회원님들 반가웠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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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님,
예, 360도 bay view!
듣기만 헤도 가슴이 시원합니다.
무료하지 않게 웃음을 주시며 같이하는 산행이 기다려집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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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먼 정회원의 길로 인해 때로는 산행을 다녀와서도 후기에 접근조차 할 수 없어서 올라온 소식들을 궁금해만 하였었는데 무심님께서 올리신 정겨운 산행기는 정회원 전용이 아닌 모든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해 놓으셔서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 감칠맛나게 써내려가신 산행기로 인해 그날의 즐거웠던 기분이 고스란히 침대위에까지 전달되는 것 같아 행복한 아침입니다. 갈 때마다 잘 챙겨주시는 무심님, 항상 최고의 산행이 될 수 있도록 잘 안내해 주시는 벽송님, 정말 맛있는 음식들을 푸짐하게 싸오시는 회원님들로 인해 행복 만땅 충전해 올 수 있어서 다음 산행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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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님,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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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입이 즐거운 산행이었네요.아름다운 산행후기 올려주신 무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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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님,
예, 맞습니다.
산님도 언젠가는 낮은 곳으로 임하시어 바다 경치 구경하세요.
고맙습니다.
(Alaska cruise 부부 강x단 모집합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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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좋은데가 있는줄도 몰랐습니다.산행 안내와 무심님의 상세한 후기 감사합니다.꼭 가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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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댓글 읽어 보시면 수지님께서 bike&hike 제안 하신것이 보이네요.전부터 저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었는데...부정기때 날자 한번 잡아 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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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parked a few miles away from the meeting point and biked in to the CVS meeting point. One, there is free parking. Two, gave me a few extra miles of ride before hiking with the group. While the group was visiting the Immigration Center, I got a chance to ride around the park. I think riding around the perimeter road is about 5 to 6 miles. There is one pretty steep and semi long section, but it's pretty manageable. That being said, it is not beginner friendly though so keep that in mind...unless they decide to walk up the bike. I haven't been on a bike for a while so it was good to get some ride time in. Let me know if we ever decide to reenact bike & hike. I did end up hiking 5.5 miles and biking 14 miles :)
Also, I was talking with "Bond" about setting up a beginner mountain bike ride. Let me know the interest and I will set something u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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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길님,
서쪽에 있는 아름다운 섬 구경 잘했습니다.
다음 기회가 오면 사진기 지참 좋은 시간 보내세요.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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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연락선 맛만본 5분인줄 알았는데디여 그래도 한참갔네요어디론가 기양 타고가고 싶었어요알라스카 연락선 ( )달에 실컨타야지!모처럼 신났던 하루였어요 까까도 아스케끼도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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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님,
그렇게 짧은 시간을 이용했던 나룻배는 처음이었습니다.
살다 보면 신기한 경험도 하게 되는군요. 고맙습니다.
(알라스카 연락선 선착순 1순위에 올려놨습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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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순진해서 다 믿어요 꼭 가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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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맞습니다. 맞고요.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나이 불문 정원(너, 댓 가정)이 되면 출발입니다.
여의치 않으면, 꿈속에서 떠날때는 100% 환불 관광입니다.
회원 여러분! 옆구리 쿡쿡 찔러 함께 참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