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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T#3 - Gilmore Lake - 토요일

by 아싸 posted Aug 2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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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런저런 사건들을 뒤로 하고 나만 잘 자서 그런지, 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해 돋이가 보이긴 하는데... 해는 산 위로 올라와서 지평선은 이미 환하다.

코를 골기 때문에 횐님들과 좀 멀리 떨어져 자긴 했는데... 
늦은비 님은 정확하게 내가 잠든 시간과 중간에 깬 시간 그리고 다시 잠든 시간등을 알고 계셨다.
나 땜에 잘 못주무신것 같다. 담부턴 더 멀리 떨어져서 자야하지 않을까...

우리팀 8명은 일찌감치 약속 장소에 와있었다. 어제 조인 하신 단비/피카/CJ님께 아진 인사도 못드렸다.
다른 일행이 약속장소에 도착 하기 전에 랜져가 또 왔다. 개까지 끌고...
어제 랜져한테 얼어서리 오늘 만난 랜져한테는 사진도 함께 찍으면서 친절하게 했다. 근데...
이 랜져도 펄밋 보여 달랜다. 캥길꺼는 없어서 당당히 보여 줬다. 그리고...
랜져가 떠나자 마자 베어님만 남겨 놓고 나머지 7명은 먼저 길을 떠났다. 
약속 장소에 우루루 몰려 있으면 또 뭐라 할까봐. 끙...

다른팀(?)과 join 후에 첨 만난 호수는 Fontanillis.
베어님... 마치 호수에 반한듯 무조건 입수.
요부분은 동영상에서 확인 하시고 다음 호수인 Dicks Lake로 넘어 간다.

내가 도착해 보니 벌써 시끌벅적 사진 찍고 난리 났다.
호수만 보면 뛰어 드시는 우리 베어님. 어제 조인하신 선비님도 질 수 없다. 그런데...
CJ님까지도 훌러덩 훌러덩. 눈치 보시던 계수나무님도 역시 훌러덩. 이쯤되면 열심히 카메라 셧터 눌러야 된다.
카메라 앞에서 열심히 포즈를 취하시는 횐님들.
단비님은 찍지 말라고 계속 방해 하신다. 이럴때 판단을 잘 해야 한다.
어느 한쪽 말만 들어면 다른쪽 한테 좋게 보일리 없다. 그래서 난 항상 정반합의 원리에 의해서 제3의 결정을 내린다.
사진을 찍지 말고 나도 물속으로 들어간다. ㅋㅋㅋ.

끝까지 물에 안 들어오신 길벗님은 열심히 사진 찍으신거 같은데... 언젠간 그때 그 장면들을 볼 날이 오겠지...

Dick Peak에 오르기 전에 점심 시간을 가졌다.
점심을 한참 먹고 있는데 한솔님이 오셨다. 그런데 거목님과 함께 오시는 베어님은 아직도 못 오신다.
아까 거목님께서 Dicks 호수에서 알러지가 시작 되어서 눈이 잘 안보인다고 말씀 하셨다.
걱정이 많이 생긴다. 식사를 마치신 길벗님께서 거목님께 가 보시겠다고 자리에서 일어서셨다.
이때... 우리 두루님. 무릅 아픈 사람이 어딜 가냐고 하시며, 본인이 대신 내려 가셨다.
두루님 체력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걸까? 20대 처자들의 체력을 가지고 계시니... 어서 시집 보내드려야 할꺼 같은데....

일찍 식사를 마치신 분들은 Dick Peak을 오르기 시작 하셨다.

식사를 마치고 오르는 길을 대충 살펴 보니 순전히 돌이다. 대충 통밥으로도 2시간 이상 걸릴것 같다.
가뜩이나 걸음이 느린데 거기까지 다녀 오면 오늘 텐트 칠 시간도 없을것 같다.
그래서 그냥 캠프장으로 내뺏다. 이때부터 발목이 슬슬 아파 온다. 늘 그랬다. 한 5마일만 넘으면 발목이 아프다.
당연히 뒤에 오시는 분들께 자리를 양보 했다. 결국 젤 뒤에 오시던 거목님과 베어님을 만났다.
금방 보기에도 거목님 안색이 좋지 않으셨다. 가져오신 안약이 효과가 없어서 힘들다고 하셨다.
(하지만 나중에 캠프 site 에서 봄비/가을비님의 안약을 사용하시고 효과를 보셨다. 천만 다행이다.)

컘프장에 도착해 보니 어제 나와 함께 지냈던 우리팀들이 훨씬 일찍 도착 하셔서 이런저런 준비들을 이미 마쳐 놓고 계셨다.
내일이면 마지막날, 이럴땐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음식을 풀어야 한다. 어차피 내일이 되면 남은 음식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그나저나 입맛이 없다. 먹는거 보다 쉬는게 더 좋다. 

산동무/길동무님께서 캠프장으로 찾아 오셨다.
무척 오래간만에 뵙는거 같다. 언제고 한번은 백팩킹에 따라가야 할텐데... 지금 상태로는 민폐인거 같다.

저녁 노을을 받으며 횐님들이 호수에서 멱을 감으신다.

산악회에 나오면서 생겨난 조그만 느낌이 있다.
최소한 걷고 있을때 만큼은 회사일도 생각 안나고, 내가 누구의 남편이고 누구의 아버지라는 사실도 잊고, 심지어 나이도 잊어버린다.
그 옛날... 책가방 집어 던지고, 친구들과 뛰어 놀던 그때. 바로 그때로 돌아가는 것이다.
유치한 농담에 낄낄 거리고, 장난쳐도 별로 안 미안하고, 체면도 어디로 갔는지...

나만 그런것 같지는 않다. 여기 모인분들이 모두 그렇기 때문에 나도 동화 되는것 아닌가?
그리고 그것이 현재 베이산악회의 색깔이 되는것 아닐까?

23명이 모두 한자리에 둘러앉아 모닥불도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신다.
겨울 백팩킹 이야기 나왔을때 선비님 또 삘~~ 받으시나부다. 아무래도 처녀귀신 효과가 오래 지속되나부다.

슬슬 추워지면서... 떨구 있으니까, 길동무님께서 침낭을 둘러쓰면 춥지 않을꺼라고 했다.
이렇게 간단한것이 난 왜 생각이 안날까? 침낭을 가지러 텐트 속으로 들어왔다.
사람 마음 간사해서 텐트속에 들어오니 자고 싶다. 
에라 모르겠다. 낼 일은 낼 걱정하고 난 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