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고 나서 만났던 첫번째 문화 충격은 '허그'였다.
그 옛날 장모님께서는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가시기전 사위인 나를 꼭 '허그' 해 주셨었다.
그때 느끼던 그 복잡한 느낌들.
남녀가 유별한데 장모님이 왜 이러지?
내가 혹시 wife 한테 뭘 잘못했나?
장인 어른께는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하나?
이러고 있는 사이. 장인어른도 나를 꼭~~~옥 '허그' 해 주셨었다.
이제 미국생활 20년이 넘었고, 미쿡 싸람들과 함께 직장 생활을 하다보니,
한국에서 하던 90도 인사와 미국에서의 '허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느끼게 되었다.
오늘 산악회에서는 바로 그 '허그' 해 주고 싶었던 얼굴들이 참 많았다.
그만큼 오래간만의 만남들 이었으리라.
산행을 함께 했었으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눌 시간들이 있었건만,
오늘은 뭔가 몸으로 봉사 해야 하는 일종의 사명감으로 참석 했었다.
왜냐하면 베이산악회 첫번째 바자회였었기 때문이다.
100도가 넘을 것이라고 다들 얼음물을 준비 했던 산행.
그래서 수영복 입고 갔지만 물가 근처도 못간 산행.
그간 뵙지 못했던 신입(?) 회원님들을 한꺼번(?)에 뵈었던 산행.
그리고 무었보다 90도 인사와 '허그'를 적절히 섞어가며 반가운 마음을 표시했던 그리운 얼굴들을 만난 산행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많은 도네이션들이 있었고,
그 물건들을 나눔에 앞서 더 큰 마음의 나눔들이 있었던 산행이었다.
그간 왜 나오지 못했는지 묻는 횐님들에게 [안나가는게 아니고 못나가는 거네요] 를 설명할 시간은 충분치 않았지만
그저 얼굴 한번 보고 유쾌 하게 웃으며 또 다음의 만남을 기약 하는 시간으로 위로 삼는다.
카메라 대신에 고무장갑을 끼니까 나름 의미도 있다. 정회원방보다 산행후기방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정회원이 되지 못하신 신입회원분들께 언제고 다시 만나자고 이곳에서 인사를 드린다.
빨리빨리 정회원들 되세요~~~~.
늘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여주시는 아싸님,
우리도 다음에 만나면 찐하게 허그 한번 합시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