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접48개주에서 가장높다는 마운틴 휘트니를 우리 베이산악회의 고프로님과 다녀왔습니다.
마운틴 휘트니는 14,505피트 (4421m)로서 전체트레일거리는 왕복 22마일,
트레일헤드인 휘트니포털에서 약 6600피트정도를 올라야하는 험준한 산입니다.
여름엔 당일입산허가라도 받기위해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론파인의 비지터센터에 줄을 길게서기도 한답니다.
사실 마일당 평균 550피트를 올라가야하는 트레일로서 고산증때문에라도 여건이 된다면 오버나잇을 하는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나
오버나잇퍼밋은 받기가 하늘에 별따기라고하니 그조차도 쉽지는 않은일 같고요.
동계에 산행시간은 약 18~20시간정도 잡으면 된답니다.
훗날 동계에 마운틴 휘트니를 일반적인 루트로 등정하시려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시행착오를 줄이고,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일반산행게시판에 게시합니다.
함께해주셨던 고프로님이나 전, 초상권에 관한한 자유로운(?) 사람들이니 부담없기도 하고요.
먼저, 동계에는 트레일캠프에서 트레일크레스트로 올라가는 유명한 99스위치백이 클로우즈되어 길이없습니다.
따라서 계획하시는분들은 크램폰과 아이스액슬이 필수가 되겠습니다.
아래 지도의 파란색 글리세이딩부분으로 40~45도경사 약 1600피트를 숏컷으로 오르셔야합니다.
마운틴샤스타의 헬렌레이크에서 레드뱅크스로 올라가는 경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눈이 많이내려 제가 출발전에 유투브에서 보았던 5월 휘트니산행과는 많이 다르기도 했고요.
저 멀리 이스턴 하이시에라의 준봉들도 보이고요,
해발 7800피트에 위치한 휘트니 포털의 마운틴 휘트니 트레일헤드 입니다.
사진의 우측에 나무로 만든 조형물 사이로 통과해서 지나갑니다.
출발하고 얼마되지않아 존뮤어 와일더니스로 진입한다는 표지판이 나옵니다.
초반 론파인레이크로 향하는 트레일은 관리가 잘되어있고 긴 스위치백이므로 편안하게 걸을수 있었습니다.
숏컷하지 말라고 곳곳에 안내표지판이 되어있습니다 ;)
비됴에서 많이 보았던 통나무를 잘라 여러개를 이어만든 다리도 건너고요,
해발 9900피트에 위치한 론파인레이크입니다.
이곳까지는 퍼밋이 필요없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도 가볍게 왔다간답니다.
둘이서 간단하게 미리준비한 서브웨이샌드위치 반쪽씩 먹고 다시출발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마운틴 휘트니보호구역으로 들어가니 퍼밋이 필요하다고 안내되어 있네요.
실제로 내려오는길에 레인저를 만나 퍼밋을 보여줘야 했습니다.
이제 조금씩 눈밭도 보입니다.
아웃포스트캠프를 향해 계속올라갑니다.
그리고, 신비한 기운이흐르는 붉은초원(?)에 다다르는데 흐르는 시냇물과 넓은초원이 정겹습니다.
이곳이 아웃포스트캠프입니다.
여름에는 전체가 푸른초장으로 변한답니다.
오버나잇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머무르는 곳이고요,
해발 10,300피트에 위치하고 있고, 휘트니포털 트레일헤드에서 약 2시간반정도면 올라올수 있는곳입니다.
캠핑장이 넓어 많은 인원이 동시에 캠프할수 있겠다 싶습니다.
수목한계선에 다다르면서 풍경이 바뀝니다.
해발 10,600피트에 위치한 미러레이크인데 가까이가 보아도 뭐가 비추어 보이는건 별로없네요.
유리처럼 맑고 깨끗하긴합니다.
11,000피트를 넘어서니 영험한기운의 나무들이 띄엄띄엄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우리가 하룻밤을 머무를 트레일캠프까지 바윗길을 걸어가야합니다.
눈에 뒤덮인 커다란 콘술테이션레이크를 지나 작은바위고개를 넘어서면 비로서 트레일캠프가 나타납니다.
해발 12,100피트에 위치한 트레일캠프는 바위위에 텐트를 쳐야합니다.
캠프를 할수 있을만한 곳들이 띄엄띄엄 보였고, 바위지역이다보니 많은인원이 텐트를 칠수있을 만한곳은 없습니다.
고프로님과 저도 텐트를 치고 점심인지 저녁인지모를 한끼를 해결했습니다.
참고로,
휘트니 정상까지 가는길에 트레일캠프가 마지막으로 물을 구할수 있는곳이니 정상으로 가려면 이곳에서 최소 2리터 정도는 정수해가야 합니다.
유명한 99개의 스위치백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고요,
전체 트레일중 이곳을 중간쯤이라고 생각하면 될것 같습니다.
우린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치고, 정상에는 각각의 작은배낭에 정수한물 2리터와 약간의 먹거리만 가지고 갔습니다.
고프로님께서
작은곰통에 음식만넣어 따로 바위뒤쪽에 두고, 다녀왔는데 다녀와보니 마못의 발톱자욱이 곰통 이곳저곳에 스크레치되어 있었습니다.
반드시 곰통을 이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마못에의해 텐트나 배낭이 찟어질수 있겠다 싶습니다.
날카로운 첨탑의 제일 오른편에 마운틴 휘트니가 구름에 얼굴을 살짝가려 희미하게 보입니다.
트레일캠프의 전체모습.
왼쪽의 약간 눈덮인 부분에 작은호수가 있습니다.
시냇물이 졸졸흘러 물을 얻기에 좋았습니다.
잠이안와 고프로님과 둘이 의견일치하여 간단하게 배낭을 꾸려 트레일캠프를 새벽2시반에 출발했습니다.
트레일크레스트로 올라가 일출을 볼수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5월인데 이곳은 완전 한겨울입니다.
99 스위치백은 완전히 눈에뒤덮여 클로우즈되어 있었으므로,
바로 트레일크레스트를 향해 약 1600피트의 급경사지역을 숏컷으로 올라가야합니다.
말그대로 살벌한 경사였습니다.
마운틴 샤스타의 레드뱅크스에 견줄만했어요.
아니 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절대 못하지 않았습니다.
1600피트를 오르는중에 발이라도 헛디뎌 구르면 정말 그냥 훅 갑니다.
헤드랜턴을 켜고 올라가는데 이거진짜 뭔 미친짓인가 싶었습니다.
사진으로 보이는 약 40~45도의 경사지역 1600피트를 올라가야 합니다.
다행히 새벽시간이라 눈이 얼어 미끄러지지않고 크램폰으로 찍어 올라갈수 있었습니다.
손을이용해 암반을 잡고 절벽으로 기어올라가기도 해야했습니다.
솔직히 길을 약간 잘못잡았나봐요. 클래스 3 .... ㅠㅠ
고프로님께는 말은 안했지만 지금도 미안합니다.
아놔 이건또 뭔 좌우로 절벽이냐 @.@
고프로님께 말은못하고 속으로 진짜 이러면서 갔어요.
일출도 볼겸 꽤 오랜시간을 해발 13,700피트의 트레일크레스트에서 머물렀습니다.
반대편으로는 세코야팤과 킹스캐넌의 숨은비경이 펼쳐집니다.
여명에 그 장엄한 모습을 드러내네요.
우리가 찍으며 올라온 발자욱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사진으로보면 별거아닌거 같은데.. 실제로 걸어올라와보면 한 무섭무섭 합니다.^^
이제 헤드랜턴이 필요없을 정도로 환해졌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되찾고 휘트니서밋을 향해가려는데 여기서부터는 세코야팤이라는 안내표지판이 나옵니다.
세코야팤이 진짜 넓긴 넓은가봅니다.
어느새 몰려온 구름에 해가뜨는모습은 볼수가 없었습니다.
절벽을 깍아 트레일을 만들어놓았는데 눈까지 덮여있어 위험해보입니다.
트레일크레스트에서 약 0.5마일정도를 내려가면 비로소 존뮤어트레일과 마운틴휘트니 서밋으로 향하는 갈라지는길이 나옵니다.
올해 7월에 3주간의 존뮤어 트레일 완주를 계획하고 퍼밋까지 받아놓았으니
존뮤어트레일 방향은 약 2달후에 다시걷게 됩니다.
암튼, 오늘은 마운틴 휘트니 서밋을 향해 1.9마일을 더 가야합니다.
칼바위능선아래로 길을 깍아 만들었습니다.
여름에는 안전하게 걸어 다녀올수있겠다 싶었어요.
여러 첨탑봉우리들을 지나면서 저멀리 휘트니서밋이 보입니다.
줌으로 댕겨보니 서밋에 있는 쉘터도 선명하게 보입니다.
해가 완전히 떠올라 구름과 함께 멋진광경을 연출해줍니다.
세코야 킹스캐넌의 멋진 파노라마뷰
마운틴 휘트니 정상을 향해 꾸준히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1988년 정확한 실측결과 마운틴 휘트니의 해발고도가 1928년에 그당시의 관측장비로 실측한14,496피트가 아닌 14,505피트로 정정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관측장비로 실측한 14,505피트가 정확한 높이가 맞고요.
정상에 있는 대피소기능을 하는 쉘터입니다.
처마밑에 고드름도 달려있고요,
문제는 문고리도 떨어져나가 버리고, 문이 안열리네요.
뭔 대피소 기능을 하라는건지 말라는건지 ;)
공구를 챙겨온 열쇠수리공들만 들어갈수 있을듯해요.
데스밸리쪽도 보이고,
해발고도표식은 다양한크기와 모양으로 여기저기 참 많이도 박혀있었습니다.
언넘들이 망치를 들고와서 자꾸 떼어가서 그러나요 ㅋㅋ
쉘터앞의 방명록 비치함(?)에서 베이산악회 남성대표모델 고프로님 ^^
우리도 사인을...
바람을 피해 쉘터담벼락에 붙어 둘이 14불짜리 중국산 티타늄버너에 불을붙여 한끼니 해결했습니다.
하산하는길은 왔던길의 역순으로 내려갑니다.
둘이 각자 약25파운드의 백팩을 메고 다녀왔습니다.
우쨌든 겨울에는 결코 만만하게 보고 오를수 있는산이 아니었고,
99 스위치백이 오픈되어 안전하게 오를수있는 여름에 도전할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당일산행으로 방문하신다면
휘트니포털 트레일헤드에서 자정 또는 최소 새벽2시~4시 사이에는 출발해야 할듯하고,
가능한 저희처럼 트레일캠프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등정하는것이 훨씬 부담도 적고, 현실적이라 할수있을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전 좋은걸 보거나 좋은걸 먹을때면 꼭 제가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 생각납니다.
정상에서 혼자 맘속으로 조용히 외쳤더랬습니다.
울 와이프, 아들딸, 아빠가 사랑해~ (전 앞으로도 갈곳이 많으므로 반드시 외쳐야합니다 @.@)
근데, 7월에 저길 넘어가야 하는데.. 생각만 해도 힘들어죽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