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시에라 산행기
회원님들 안녕하세요? 참 오래간만에 소식 드리는 것 같습니다. 전 지난 8월 초 열흘간 시에라 산행을 하고 왔습니다.
어느날은 혼자서 어느날은 아는 미국 산행 친구들과 같이 하이킹/peak 오르기를 마음껏 "즐기고" 왔죠.
돌아오니 몸도 마음도 많이 나아진 것 같습니다. 시에라 granite 의 덕분이라 하네요~~
원래 사진 찍는 것 좋아하지 않고 또 산행 후일담 그다지 잘하지도 못하고 즐기지도 않지만, 혹 나중에 우리 산악회 친구님들 아셔서 원망듣게 되면 어쩌나 두려워 이렇게 간단히 몇장 사진통해 저 경혐 함께 나눠 보려고요.
여행 첫날 (8/4/2016): Emigrant Wilderness 의 Sonora Pass Trailhead 에서 시작해 PCT 를 따라 저기 중간에 보이는 Leavitt Peak (고도 11569 ft) 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 산은 험하지 않고 길이 거의 정상까지 다 나있어 오르기 비교적 쉽습니다. (왕복 11마일 정도)
둘째날: Hoover Wilderness (Yosemite 바로 위쪽이죠) 에 위치한 Hunewill Peak (11713 ft) 를 오르는 상당히 험한 바위 구간입니다. 아직 고도 적응이 안되었고 부실한 체력때문에 무척 고생했습니다.
세째날 (1//2): Yosemite NP 내에 위치한 Kuna Crest South Peak (~12200 ft) 을 오르다 꽁꽁 얼어있는 눈구간을 올라 지나가야 했습니다. 동행한 미국 친구입니다. South Peak 을 오르고 나서 Kuna Crest Ridge 를 따라 North Peak 과 Mammoth Peak 을 경유한후 Mono Pass TH 로 돌아 옵니다.
세쨰날 (2/2): Kuna Ridge 에서 북동쪽으로 Mt Dana (L) 와 Mt Gibbs (R) 를 볼 수 있습니다.
네째날: 목표는 Ansel Adams Wilderness 깊숙히 위치한 Mt Bartholomew 이었습니다. 그러나 심한 복통으로 인하여 사진에 나와 있는 Upper Becht Lake 까지만 하고 (왕복 15 마일 정도) Devils Postpile TH 로 일찍 돌아왔습니다. (객지에서 산행시 음식을 잘 챙겨먹는 것 참 중요하다는 것 세삼 깨달았네요~)
(전날, 다섯째 날은 하루 잘 쉬었습니다. 늦게 까지 Mammoth Lakes motel 에서 잘 자고 점심/저녁 잘 사먹고 ㅎ... 필요한 재충전의 날이었습니다.)
여섯째 날: 이날 저의 묵표는 John Muir Wilderness 에 있는 Merriam Peak (13103 ft) 였으나 Pine Creek Pass 에서 길을 잘못들어 엉뚱한 곳으로 traverse 를 하며 헤메다 결국 포기하고 돌와왔습니다. 그러나 (18마일 정도의) 여행은 결코 헛되지는 않았죠~ (위의 사진은) 방황하다 아래 내려다 보며 찍은 멋진 French Canyon 입니다 (저도 결국 traverse 지형이 점점 위험해져 작전상 ㅎ 저기 French Canyon 으로 내려가 트레일을 찾아 돌아가게 됩니다~)
여덟째 날1/3): 이날은 Bishop Pass 바로 앞에 우뚝 서 있는 Mt Agassiz (13893 ft) 를 올랐습니다. 위의 사진은 정상에서 찍은 North Palisades 고봉들과 Glacier 입니다.
여덟째 날 (2/3): 너무나 반가운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꽃을 올해도 만나게 되네요 (창꽃보다 더~) -- Polemonium 그러나 시에라 하이커들에게는 sky pilot 으로 더 잘 알려져 있죠. 시에라 산 토종 wildflower 이며 13000 ft 정도에서 만 자란답니다. 보고 보담을려면 그만치 노력을 해야하니 아마 더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여덟째날 (3/3): Bishop Pass 에서 바라본 Agassiz 입니다. 등정 route 가 보이지요? 한군데 정해진 루트는 없습니다만 저는 오를 때 돌 좋은 오른쪽 class 3 를 선택했고 내려올 땬 왼쪽 모래 많은 루트 (class 2) 로 내려왔습니다. 이번 10월 단풍 산행시 만일 Mt Sill 이 여의치 않으면 이곳을 대안으로 하셔도 좋을 거라 생각해봅니다.
아홉번째 날: North Palisades 와 비슷하죠? 이는 South Palisades 지역의 고봉들 및 Glacier 입니다. 이날 오른 Firebird Peak (12696 ft) 에서 담은 장면이지요. Norman Clyde Peak, Middle Palisade, Disappointment Peak 등.
열번째 마지막 날 (1/3): SEKI National Park 에 있는 Cardinal Mountain (13396 ft) 을 오르려 악명높은 Taboose Pass Trail (편도 8 마일, 6000 ft gain) 을 아침 5시에 출발해 가다, 동쪽에서 해가 돋고 앞 서쪽 산들의 Alpenglow (맞죠?) 를 마지하게 됩니다.
열번째 마지막 날 (2/3): Taboose Pass 에서 바라본 Cardinal Mtn 정상이 저기 보이죠. 정상 제일 끝 돌무덤이 빨간 색 (cardinal~) 이라서 그렇게 불리어 진답니다. 왼쪽의 재미있는 ridge 를 타고 오다 마지막 오르막 ㅎ 길 남겨두고 있습니다.
열번째 마지막 날 (3/3): 정상에 있는 Register 에 우리 베이 산악회 (BAC) 를 기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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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혼자서 대단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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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님, 몇일 빼고는 함께 한 사람들이 제법 있었어 괜찮았답니다~. 아래 길벗님이 말씀하신 '시에라 챌린지' 행사 일부분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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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씨에라 챌린지를 다녀오신건가요? 정말 대단하신 대열에 어르셨습니다. 두고두고 보따리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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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총무님~ 다녀왔습니다. 다리 부상으로 준비 상태가 확실치 않아 마지막순간까지 망설였는데, 후회없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10 개 지정 산들 다 오르지는 못했죠. 내년에는 아마.... 그리고 내년부터는 경과 보고를 그때 그때 더 충실히 자세히 드려야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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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길" 창꽃님 마니아 맞습니다 ㅎ
보기에도 아찔한 구간을 오르셨다니 그저 입이 벌어집니다.
저도 꼭 죽기 전 씨에라 들꽃 보기로 수첩에 적어놓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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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궁금한게 있네요~~ 소라님은 기상시간이 보통 새벽 3 - 4 신가요? ~. (전 이번 산행 기간동안 어쩔 수 없이 4시에 일어나야 했지만 ㅎ)
Sky pilot 예쁘죠? Mt Dana 에도 많이 핀다고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꼭 만나세요.
오를 때는 가능하면 solid 한 rock 이 많은 루트를 찾아 오르고, 내려 올때는 모래, 자갈길을 찾아 내려오면 좋답니다 (사진에 중간 하얀색 구간이 보이죠? 바로 하산 길입니다. boot-skiing 해서 1 시간 남짓 걸리죠. 오를 때는 3-4 시간 정도 걸리는데....) -
히히.. 들켰네요.
제가 고쳐야 할 몇백가지 중 하나이기도 해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나쁜 습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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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 한 우리 오바마 대통령이 바로 그렇태요 - 늦게 까지 일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일하고
몸만 감당하면 일종의 축복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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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ㅑ
씨애라 챌런지 끝내셨군요....
후기에 열정, 끈기 그리고 해박함이 묻어납니다 ;)
축하드립니다. BAC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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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님, 그저 참가한거죠, '끝내는' 것은 내년이나 그 언젠가 죽기전에 ㅋ (영원한 꿈으로 남아 있을 수도 있고...그래도 행복이지만~)
전 오르면서 가끔 생각해봤습니다 -- 에이 아무리 힘들어도 매일같이 40 파운드 백팩 질머지고 220 마일 걷는 철인들 보담 덜 '고생' 이지 하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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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시에라챌린지가 뭔지 좀 설명 부탁드려도 될까여? 저도 좀 유식해지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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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송님 기억하실 거에요. 한 2년전 쯤 길벗님이 여기에 간단히 Sierra Challenge 에 관해 소개한적이 있죠.
한마디로, 샌호제이에 사는 (시에라의 전설)Bob Burd 가 2001 년 부터 고안 시작한 시에라 산행 행사로, 10 일 연달아 매일 지정된 산 (peak) 를 dayhiking 으로 오릅니다. 8월에 치러지며 Tour de France 의 포맷에 기본을 둔 정말 독특한 그야말로 매니아 들이 알고 (자학적으로) 즐기는 그런 event 랍니다. 저도 3년째 참가 하고 있습니다 ㅎ
더욱 자세한 정보는 Bob Burd's Trip Report 를 구글해서 찾아보시면 됩니다. 끝내주는 좋은 재밌는 정보 얘기들이 흘러 넘치게 많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궁금한게 있으면 저에게 물어보시면 제가 성심성의껏 아는 경험한바 한도내에서 대답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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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내년에는 저희 산악회에서 몇명 대표선수들이 같이 나가면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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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사람들은 큰 맘 먹고 한개 할까 말까 한 것들을 열흘 연속 하시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그 전에도 놀라운 분인 건 알고 있었지만요. ^^
이런 분과 같이 산행할 수 있으니 참으로 영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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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고프로님 고마와요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잘지내지? 너무 오래 못봤네.
그렇게 '칭송'해주시는 것 진심이란 ㅋ 것 알지만 양심가책상 몇가지는 해명하려고 (오늘까지 off 라서 나 시간많아^^):
-3번째 참가지만 아직 10 일 연속 다 해본적이 없고 - 2 - 3 일 정도는 중간에 쉬든지 아주 가벼운 하이킹/등정으로 (예: chocolate peak ㅋ) 대채 함; 아직은 연습/능력 부족이랍니다~
-열흘 연속으로 하더라도 그날 지정 산행이 엄청 어려우면 근처의 다른 쉬운 산으로 대체합니다: 가령 class 4 potluck pass peak 대신에 나는 그날 쉬운 Mt Agassiz 를 올랐던 것처럼
-여기에서 진정 산신령/초극강의 고수/도사 들을 접할 수 있고 그런 하이킹의 달인들과 조금이라도 함께 하는게 나로서는 영광이고 나의 자리가 뭐란 걸 알게되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되죠.
-전 Bob Burd 가 표현한대로의 "slow but steady" 한 하이커 중 한사람이죠^^ 하지만 조금도 부끄러울게 없는!
곧 산행에서 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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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bayalpineclub.net/freeboard/351927 --> 여기에 길벗님이 올리셨네요.
2016년 Sierra Challenge정보는 여기에 --> http://www.snwburd.com/bob/challenge/2016 , 내년에는 한~두개만이라도 참가할수 있음 좋겠습니다.
개인이 갈려면 엄두가 안나지면 여럿이 같이가면 시너지 효과가 있어서 더 잘가지 않을까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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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난에 가면 Bob 이 자세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그의 요지중 참가여부는 궁극적으로 개인 각자가 판단해서 (왜냐? 본인 자신이 자기의 능력 상태를 가장 잘 아니까)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시너지 효과" 는 좀 irrelevant 하지 않나 그렇게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행사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단 하루를 하든 또는 몇명 같이 10 개외에도 bonus peak 을 20 - 30 개 더 하든 철저하게 자급자족의 원칙에 의거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4년전에 탁월한 능력의 한 참가자가 도중 떨어져 죽는 사고까지 발생했죠. (저도 작년 혼자 Lamarck Mountain 에서 돌아오다 길을 잘못들어 작은 glacier 에서 몇십미터 미끄러지는 사고를 냈죠. 다행이 팔에 약간의 부상을 입는 것으로 그쳤지만 ㅠㅠ) 상당한 위험 부담이 항상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면 됩니다. 앞으로 관심이 있으면 Bob 의 정보외에 저에게 개별적으로 문의하시면 제가 능력껏 대답해드릴게요~
(Having said that, 올해 행사에 68 세 5'4" 의 San Ramon 에 거주하는 중국 할머니가 사흘이나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물론 항상 제일 늦게 돌아오곤 했으나 모두 감탄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상당한 고수더라고요 - 이미 알프스, 히말라야, 파타고니아 트레킹 다 섭렵했고, Whitney Mountaineer's route (중 class 4 구간으로) 오르기도 했더구먼요. 제가 조만간 이 할머니 우리 산행에 +1 으로 한번 모시겠습니다^^ (참 며눌님이 한국분이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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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Mt. Lamarck 였나요?
이번 JMT에서 Evolution Lake를 감싸고 있는 산들의 이름중 하나...
Darwin, Mendel, Haekel, Wallace 그리고 Lamarck....
모두들 진화와 관계있는 생물학자들.
그들의 이름을 산이름으로 명명했다네요...
Wallace는 Darwin보다 먼저 진화론을 주장했는데....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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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님 네 맞습니다~. 기억이 가물해서 summit post 찾아보니 19세기 말에 standford 수학 교수/산악가 Theodore Solomons 가 이 지역을 지나가며 그 경치 산들의 웅장함에 감복해 당시 크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던 evolution 이론 거장 학자들을 기리기 위해 산들의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하네요.
전 아직 JMT 쪽 evolution basin 은 가보지 못했고 Lamarck mt 과 Col 에서 mt Darwin 과 Mendel 을 바로 코앞에 두고 보면서 취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조만간 오르려고요~~
(참 꼭 일년전 이때 선비님이 내신 일요산행에 산악회 가입하고 나서 처음으로 참가했죠 - 팔에 붕대 감고. 좋은 인연이 시작되었고 뒤풀이에 냉커피 수박 제가 좋아하는 묵 맞있게 먹은 기억이 생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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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꽃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반갑구요.
혹시 그 중국할머니 이름이 Ning Yeh 이닌가요?
제가 그런사람을 하나 알아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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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네 맞습니다 바로 그 Ning '할머니'. 조금전 문자 소식 교환했는데, 두분 outdoor 활동을 같이 하시기도 하는것 같아요~ 오레건도 하이킹 함께 가신다고.
(Ning 할머니는 내일 Mt Williamson 과 Tyndall 산행 떠난다네요 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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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세상 정말 좁습니다. 네 Sierra Club 멤버이며 같은 메일링 리스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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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두 분은 저에게 롤모델 같으십니다. 조만간 산행에서 두분과 함께할 수 있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