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s Canyon Rae Lakes Loop (#2)
세째날 (10월 10일, 일): Castle Domes Meadow to Rae Lakes, 7.5 마일, 8500ft to 10500ft
Castle Domes에 아침햇살이 들기 시작할 무렵 잠을 깼다. Castle Domes Meadow는 Lower Paradise Valley 보다 고도가 2000ft 정도 더 높은데도 훨씬 포근한 밤을 지냈다. 날씨가 어제보다 좀 더 풀린 모양이다. 오늘은 John Muir Trail/Pacific Crest Trail로 해서 이번 산행의 Major Part인 Rae Lakes로 향한다. 지금까지의 Paradise Valley, Castle Domes등이 이미 충분히 좋았음에도 오늘 또 다른 기대를 가지고 산행을 시작한다는 것이 정말 가슴 벅차다.
Castle Domes에서 좀 더 머무르고 싶은 심정에 느긋하게 아침을 먹은 후 행장을 챙겨 출발했다. 다시 시작되는 오르막, Castle Domes의 끝자락이다. 어제보다 더 파랗게 된 아침하늘에 내마음 또한 더 맑아진다.
맞은편쪽에 솟아 있는 첨탑모양의 봉우리도 싱그러운 아침 햇살을 가득 받고 있다.
서서히 오르던 오르막길이 Castle Domes의 끝자락을 벗어나며 그 막바지에 이를 무렵 또 다른 Drift Fence가 나온다. 웅장한 Castle Domes와는 잘 어울리지 않지만 어제 만났던 아래쪽 것과 함께 나름 Castle Domes의 출입문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는 듯하다.
Drift Fence를 통과한Trail은 곧 John Muir Trail/Pacific Crest Trail을 만난다. 한달여전 Ansel Adams Wilderness에서 헤어졌다가 여기서 다시 만나게 되니 무지 반갑다. 이곳에서 Rae Lakes까지는 약 6마일, 고도를 2000ft 정도 더 높여야하는 오르막길이 될 것이다.
JMT/PCT로 들어서 남쪽으로 방향을 바꾸자 곧 유명한 Woods Creek Crossing 다리가 나온다. JMT의 Golden Gate Bridge (금문교)라 불리우는 이 다리. 한사람씩만 건너라는 안내 팻말이 다리의 이쪽저쪽 옆에 붙어 있다. 사람이라고는 나밖에 없으렷다... 흔들흔들 건너는 것이 재미있어 두어번 왔다갔다 하며 아래로 흐르는 Woods Creek과 작별인사를 나누었다.
다리를 건너자 곧 trail 바로 옆에 campsite가 나왔다. JMT/PCT thru-hiker등 사람들이 많이 사용한 흔적이 역력하고 아늑함도 덜하다. 어제 여기까지 오지 않고 Castle Domes Meadow의 그 멋진 campsite에 머문 것이 다시 행운처럼 생각된다. Paradise Valley에서 만났던 LA팀 두 사람은 여기에서 숙영하고 좀 늦은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제 Baxter Creek을 동무삼아 그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JMT오르막을 한동안 부지런히 올라오면 왼쪽으로 눈빨이 희끗희끗한 Diamond Peak (13126ft=4000m)이 우뚝 솟아 있다. 아득히 보이는 그 오른쪽 끄트머리의 좁은 계곡을 지나야 Rae Lakes 지역으로 들어가게 된다.
뒤로 돌아다 보면 왼쪽으로 Window Peak, Pyramid Peak등의 고봉들이 보인다. 그 오른쪽 옆에 큼직하게 보이는 봉우리의 오른쪽옆으로 북쪽 방향 JMT가 있고, valley 가운데 숲속의 가장 낮은 곳에 좀 전에 지나온 Woods Creek Crossing이 있다.
점차 드물어 지던 나무들이 거의 없어질 즈음 10000ft를 알리는 팻말이 나온다. 10000ft보다 높은 지역에서는 campfire가 금지되어 있다. 날씨는 맑지만 역시 아래쪽보다는 쌀쌀하다.
어느덧 오르막길의 막바지에 이르자 예쁜 Dollar Lake 뒤로 Fin Dome과 Painted Lady등이 그 모습들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지금까지의 좀 삭막했던 오르막길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며 이 아름다운 정경이 내가슴을 뛰게 하기 시작한다. 흥분되는 마음도 좀 진정시킬겸 Lake 옆 널찍한 바위위에 걸터 앉아 천천히 이 경관을 음미하며 점심식사를 했다. 이윽고 뒤에서 오던 두 LA팀 사람들이 도착했는데, 나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는 “Can’t wait Rae Lakes!” 하면서 부랴부랴 Rae Lakes를 향해 먼저 떠났다.
휴식을 취한 후 나도 Rae Lakes로 출발했다. 평탄해진 trail옆으로 호수와 호수를 잇는 맑은 creek이 흐른다. 걸을수록 주변 경치가 점점 더 이뻐지면서 잠시 진정시켰던 가슴이 또 뛰기 시작.
곧 나타나는 또 하나의 아름다운 호수, Arrowhead Lake. 호수 뒷쪽으로 보이는 Mt Clarence King의 모습.
신하들을 거느린 King의 자태라 할까, 아니면 위엄있게 장식된 王座를 보는 듯 하다.
어떤 仙景 속으로 도취되어 들어가는 듯 Fin Dome옆 Lower Rae Lake에 도착했다. LA팀은 여기에 캠프를 만들고 있었는데 나는 아무래도 위쪽이 더 경치가 나아 보여 좀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
Mid Rae Lake의 북쪽 끝에 이르니 눈앞에 펼쳐지는 경관이 거의 나의 숨을 탁 멎게 하는 것 같다. trail에서 멀찌감치 아래쪽에 캠프할만한 좋은 자리가 있는 듯하여 내려가 보았다. 그랬다. 편하게 앉아서 이 숨막히는 view를 조망할 수 있는 바위턱까지 갖춘 그냥 좋은 자리라기보다는 완벽한 자리가 하나 있었다.
남은 해가 다 기울도록 캠프앞 바위턱 조망대에 앉아 이 아름다운 정경에 문자 그대로 넋을 잃고 있었다. 오래전 Canadian Rocky에 가서 거기 빙하호의 절경들에 매혹된 적이 있다. 그러나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보고 느끼고 있는 Rae Lake의 이 모습이 아마 내 기억속에 더 진하게 그리고 오래 남을 것 같다. 아무런 인적이 없는 지금의 이곳. 나는 조금도 방해 받지 않은 순수하고 완전한 자연의 모습을 대하고 있는 것이다. 눈물 나도록 아름답다.
네째날 (10월 11일, 월): Rae Lakes to Lower Vidette Meadow, 7 마일, 10500ft to 9500ft
高地의 쌀쌀함도 가슴벅참에는 아무 것도 아닌 모양이다. 간밤에 campfire도 없었지만 별로 추운 줄 모르고 쌔록쌔록 편하게 자고 일어났다. 또 하루의 쾌청한 날씨. 떠나기 어려운 아쉬움을 호수 주변 아침산책으로 달래면서 이번 산행의 정점인 Glen Pass (11978ft)를 넘을 마음의 채비도 했다. 환한 아침햇살을 받고 있는 Fin Dome과 그 앞으로 보이는 잊지못할 지난밤 campsite에도 작별인사를 하고 오늘 산행을 시작했다.
어제는 보이지 않던 Upper Rae Lake와 그 위쪽으로 Rae Lakes 상징인 Painted Lady가 솟아 있다. Glen Pass는 사진의 오른쪽으로 오르게 된다.
본격적인 오르막. Painted Lady 옆자락까지 고도가 높아 졌다.
지금까지 드문드문하던 눈도 여기부터는 trail을 제법 메우고 있다. snowshoe의 자국들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을 보니 누군가 며칠전 눈 많이 쌓인 여기를 snowshoe를 신고 산행했나 보다. 오른쪽 하늘 구름 아래로 Glen Pass가 아득하게 보인다.
중턱쯤까지 올라와 저 아래 Rae Lakes를 쳐다보며 쉬고 있으니 LA팀이 따라 도착했다. Rae Lakes의 아름다움을 번갈아 격찬하다가 이제는 저 멀리로 내려다 보이는 그것을 배경으로 서로 한 커트씩.
먼저 떠난 LA팀을 뒤따라 다시 오른다. 오를수록 trail이 가파르게 되고 눈도 더 많아지고…
내가 마지막 고비를 오를 즈음, 앞서 가던 LA팀은 드디어 Glen Pass에 먼저 도착했다.
드디어 나도 Glen Pass에 올랐다. 좁은 능선을 따라가다 왼쪽으로 내려가는 가느다란 trail이 보인다.
Glen Pass에서 북동쪽 (올라온 방향)으로 본 모습. Pass 아래쪽의 작은 호수들과 오른쪽 저 멀리 아래로 Rae Lakes가 보인다. 이제 여기서 Rae Lakes와 작별인사를 하고…
Glen Pass에서 북서쪽으로 본 모습. 아래에서 까마득히 올려다 보았던 Mt Clarence King이 이제 눈높이에서 보인다.
Glen Pass에서 이제부터 내려가야 할 남쪽방향으로 본 모습. 멀리 새로운 고봉들의 눈덮인 모습들이 멋있다.
Glen Pass위에서 사방 경치를 관망하며 꽤 오랜 시간을 보내다 드디어 하강을 하기 시작했다. 많은 굽이의 가파른 switchback이 Pass 아래에 있는 호수까지 연이어져 있다. 그러나, 내려가는 길은 역시 오르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단숨에 내려와 호수가에서 쉬면서 점심식사.
한동안의 하강길 trail은 아주 rocky하다. 그러나, Charlotte Lake에 가까와 지면서 산사면을 돌자 멋있게 생긴 고봉들이 다시 눈을 즐겁게 해 주며 감탄을 쏟게 만든다.
곧 오른쪽 아래로 새파란 Charlotte Lake가 한눈에 들어온다.
Charlotte Lake에 연이어 서쪽으로 시원하게 뻗어있는 멋진 valley. 저 멀리 valley 끝자락에 보이는 요세미티 스타일의 미끈한 암벽산 Charlotte Dome이 이곳 Kings Canyon에서는 상당히 이채로와 보인다.
좀 더 내려오면 Charlotte Lake로 들어 가는 trail junction을 만난다. Rae Lakes에서 여기까지 4.2 마일밖에 되지 않지만 Glen Pass를 넘어오다보니 거리감이나 시간적으로 그 두배 정도는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본래 오늘 캠프를 이곳 Charlotte Lake (10400ft) 호변에서 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캠프하기에는 시간도 좀 이르고 여기 역시 campfire을 할 수 없는 곳이라 Vidette Meadow (9500ft) 까지 더 내려가기로 했다.
Charlotte Lake Junction에서 다시 숲길을 따라 내려오다보면 또 한폭의 그림같은 인상 깊은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East Vidette (12356ft)과 그 왼쪽 옆으로 예쁘게 뻗어 있는 valley. 윗쪽에서 보면 소나무숲이 쭈욱 펼쳐져 있는 이 valley가 정말 보기 좋다. John Muir Trail은 이 예쁜 valley로 해서 계속 남쪽으로 진행하게 되지만 나는 곧 JMT와 헤어져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게 된다.
내리막을 다 내려와 JMT와 다시 작별을 했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면 곧바로 오늘의 숙영지인 Lower Vidette Meadow Campsite와 만난다. 앞으로는 Bubbs Creek이 유유히 흐르고 그 뒷편으로 East Vidette의 뾰족한 꼭대기가 보이는 이 Meadow도 며칠전 머물렀던 Paradise Valley처럼 더없이 차분하고 평화스러운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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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도툼 냐야님 본 지가 꽤 오래 되었네요. 이러다가 내가 상사병 나것어여... (금단현상 시작된 지는 이미 오래 되었고....)
사진들이 보기에 괜찮았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확실한 것은 사진은 실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거지요.
사진 찍으면서도 공연히 사진으로 진가를 망칠라 싶었으니께... 내년에 한번 같이 갑시다요. 정말 멋진 곳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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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사진이 이정도이면...실제는 정말 환상일것 같습니다...
그래도...저기...중간에...호수와 산이 어울려져 있는 사진은 정말 예술입니다.....
진짜...잘찍으셨어요...최곱네다....^^
글고...내년엔.....꼬~~~옥좀....어데던...데려가 주세요...ㅡ.ㅡ;;;
산동무님...가시는 곳이면....전 무조건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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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산동무님~~^&^
아름다운 경치와 하얀 눈을 보니 눈이 부시네요.
올 여름 잠시 킹스캐년을 드라이브했던것이 전부데..이렇게 속살까지 보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여기도 어느덧 가을은 깊어만 가고 벌써 겨울이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이번주엔 지나가는 가을~한번 잡아 볼까 설악 달마봉을 찿을까 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좋은 일만 있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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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양지님...오랜만에...오신것 같네요...
잘지내시지요?? 언제쯤 오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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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산행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나야님~~방갑습니다..^&^
내년 봄엔 산동무님 부츄겨서 우리도 한번 가자구요~~~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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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양지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틈틈히 산행히고 계시는 소식 들으니 참 좋습니다.
얼마전 지리산 가신다는 글을 보고 은근 사진들 기대하고 있었는데...ㅎㅎ
이번에 설악산 다녀오시면 사진 몇장 올려 주세요...
Kings Canyon은 아래쪽은 그저 그렇지만 그 진면목은 backpacking을 해야만 갈 수 있는 high country에 있는 것 같습니다.
내년에도 두어번 꼭 다시 가 보고 싶어요. 양지님 오시면 같이 한번 가시지요. 내년 코스도 벌써 잡아 두었습니다요....ㅋ
양지님도 늘 건강하시고 사업도 날로 번창하시기를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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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어디든 꼭~~좀 데려가 주세요~~ㅎㅎ
산동무님처럼 글 솜씨도 없고..찍사가 별로라서 잘 안나오네요~~카메라도 그렇구..ㅋㅋ
노력해 보겠습니다.. -
사진들이 그림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대충 봤는데, 나중에 천천히 음미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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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읽고, 감탄하고...(이번후기에는 어렴풋이 깜을 잡을것도 같고...)
그리고 양지님 반갑습니다 ;)
몸이 나를 묶어 놓기전에, 얼렁 한번 같이 따라가야지..
(가슬님이 연습삼아 짧게 한번하자고 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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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갑네요~~선비님.^&^
언제 한번 나오신다고 그러지 안았나요~~
모르느것 빼고 다 아시는 선비님~~ㅎㅎ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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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사이에 멤버들이 들어왔다가 나가셨네요.
야 !! (감탄 ) 산동무님--- -공해없는 그곳에서 들이킨 산소맛은 엄청 짱 이었죠 .
그리고 많은 시간내어 우리네에게 후기 읽어보고 사진보라고 짬내서 올리신것 무쵸생큐입니다.
다음에는 목요일 출발 , 금 , 토 , 일요일 돌아오는 짤막한 여행 가이드좀 부탁합니다 ㅎㅎㅎ
나야, 양지, 지다, 선비, (존칭빼고 ) " 니하마 " -
사진이 아니고 작품입니다 그려.
나는 언제쯤이면 시간이 되어 저곳에 가볼수 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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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부터 15번째 반영사진 쥑입니다!
석양이 뻘겋게 물들인 봉우리 반영 최고~!!
와우~~~~너무 좋습니다...
너무 자세한 설명과 사진으로 마치 제가 Kings Canyon 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어디가서..산동무님..후기 읽고 갔다 온 척 해도..믿을듯 합니다..
근데...글솜씨도 예전부터 예사롭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진은 정말 예술입니다...
마치 엽서를 보는 듯한 사진 정말 멋있습니다...
나중에 크게 확대해서 집에 장식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쵸 감솨감솨...함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