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기
2010.10.23 20:18
Lake Chabot RP
2010년 10월23일 토요일
비가 오네 많이 올거네 난 비 맞는 거 좋으네 혼자 가는 것도 좋으네 설왕설래 하고 우려 반 설레임 반으로 출발했던 산행이지만 결국 비는 집에 돌아 와서야 보았습니다. 아마 장비 점검 좀 미리 하시라는 하늘의 뜻이었나 봅니다. ^^
산호세 팀은 한 차 7명 꽉 채워서 거의 정시에 도착했구요. 가까운 프리몬트 지역 주민님들은 미리 오셨더군요.
심지어 걷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한동안 뵙지 못했던 솔바람님이 바람처럼 솔~ 지나가시는 모습도 캐치했습니다. 바쁘셔서 아침에 두어 시간 빨리 돌고 들어 가신다네요.
예상인원에서 조금 빠졌던 것 같은데 하여간 점호하니 19명이었던 것 같네요.
호수를 끼고 왼쪽으로 돌았는데 Marina 의 처음과 끝은 포장도로이고 중간 6~7마일 정도는 비포장 산길이었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지난 주에도 피너클즈에서 잠깐 보았던 새를 보았는데 야생칠면조와 peacock 사이에 혼란이 있었습니다. 조류학자를 대동하지 않은 관계로... 패스.
마른 계곡이네요.
잔잔한 호수와 갈대숲이 낭만적입니다.
나그네님이 인원제한을 외치시며 본인은 뒤에서 사진만 찍으시던... 운치있는 다리.
이쯤해서 또 좌회전을 했어야 하는데 큰 길로 직진하신 선두가 되돌아 오셨죠.
이 곳에는 아래와 같은 나무가 큰 군락이 되어 살고 있는데 이 나무를 어느 분이 유컬립터스 (eucalyptus tree) 라고 알려 주시더군요.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Eucalyptus_tree.jpg 에 있는 사진을 보았더니 비슷하네요. 자생종이 아니고 옛날 사람들이 옮겨 심은 것인데 땔감으로 좋은 나무라는 설명도 또 들었습니다.
http://marcsala.blogspot.com/2005/11/eucalyptus-in-east-bay-hills.html 에 올라 온 설명을 보니, 원래 이스트베이의 언덕은 풀밭이었고 oak, madrone, and willow (떡갈나무, ?, 버드나무) 등이 가끔 있을 뿐이었답니다. 보통은 황금빛 풀밭이었다가 겨울철에 비를 받은 후에는 싱싱한 파란 풀과 온갖 야생화가 만발하는 꽃밭이 되었다고 하네요. July-September 2005 issue of Bay Nature 에 실린 이야기에 따르면 오스트레일리아의 천연종인 이 나무는 인위적으로 이 곳에 옮겨져 심겨진 것이 맞습니다.
유컬립터스 나무는 워낙 연소성이 강해서 불에 붙으면 폭발하듯이 터지고 이 때 불똥이 바람에 의해 무척 멀리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이스트베이의 유컬립터스 나무는 Frank Havens (1848-1918) 라는 한 사람 (및 그의 회사)에 의해 육성된 것인데, 헤이븐스는 유컬립터스가 단단하고 빨리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건축 등 사업에 사용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네요. (헤이븐스는 클레어몬트 호텔 (Claremont Hotel) 을 짓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유컬립터스 나무는 나무를 베고 나무 밑둥만 남겨 두었을 때 이 밑둥과 뿌리로 부터 나무가 재생되는 능력 (coppice) 이 뛰어나서 삼림 육성에 적합한 조건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1910년부터 1914년 사이에 (한국에서는 한일합방 되고 4년간이네요.) 무려 3백만 개의 종자가 이스트베이 지역에 뿌려졌답니다. 딱 100년 되었군요.
나무를 심는데는 성공을 했는데 실제로 나무를 벌목해 가공해 보니 이 나무는 가공시에 잘 쪼개지는 특성이 있어서 목재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어떤 학자들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와 달리 캘리포니아에는 이 나무의 천적이 되는 것들이 없어서 나무가 너무 빨리 자랐고, 이로 인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자란 유컬립터스와 다른 특성이 나타난 것이라고 보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수력광산과 마찬가지로 잠시 신기술을 적용해 보았을 뿐인데도 자연환경에는 큰 영향을 미쳤던 인간의 욕심의 예로 꼽히는 경우라고 하네요. (이상 http://marcsala.blogspot.com/2005/11/eucalyptus-in-east-bay-hills.html 에서 인용.)
이 나무 열매인데요. http://www.malleenativeplants.com.au/growing-eucalyptus-from-seeds/ 에 올라온 사진과 비교해 보니 같은 것 맞군요. 옛날에 줄리아 파이퍼 공원에 갔다가 이런 열매를 많이 줏었는데 갈라진 모양이 5개만은 아니고 다양하더군요. 그 땐 뭐라 부를 줄 몰라서 머리 속에 그냥 단추열매 from 단추나무 ^^ 라고 생각해 둔 적이 있습니다.
저 위에 하늘을 받치고 있는 큰 나무들이 다 유컬립터스입니다. 코알라가 유컬립터스 잎사귀만 먹는다고 하던데... 코알라도 수입하면 안될까요??? ^^ 미제는 맛이 다르다고 안먹을래나...
거의 다 돌아 왔습니다. 저 호수 끝에 보이는 곳이 마리나인데, 자전거 보트, 관광용 보트들이 있더군요.
이상. 나머지는 정회원용 사진방을 보세요.
아 참, 한 가지 빠트릴 뻔 했는데... 한 6마일 정도 갔던 곳에서 벌이 나와 남자들 4명이 피폭을 당했습니다. 그야말로 "뻑!" 소리가 나게 쏘더군요. 지다님은 목 뒤에 맞고 비명을 지르셨고, 저도 뒤에서 보고 있다가 팔뚝에 한 방 맞았구요. 두 명 더 있었습니다. 맞은 분들은 ... 봉봉 (蜂蜂) 사중창단 되시겠습니다. (앞으론 피폭될 때는 전상자 부축해서 일단 피폭지역을 빨리 벗어 날 것 - 을 규칙으로 교전수칙을 수정해야 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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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뵌 반가운 얼굴들 이었는데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특히 한솔님 쾌차하셔서 이렇게 산행에 참석 하셧는데 축하인사도 못드려 많이 죄송하며 축하드림니다.
본드님의 세번째 사진에 나오는 것이 갈대 였군요. 저는 저기를 보면서 어렸을적에 보았던 왕골 비슷하게 생겻구나 하고
생각했었답니다. eucalyptus 는 천주교 신부들이 땔감으로 쓰기위해 옮겨 심은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지식을 알려주시는 열정과 신속함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봉봉사중창단 포스터는 대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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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또 인사 나누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갈대는 추측이라 또 콕 짚어 말씀하시니 자신감이 신속히 상실되네요. 왕골과 갈대라... 조금 연구해 보고 올리죠. ㅠㅠ;;;
인용된 글은 아마 유컬립터스를 이스트베이에 도입한 사람에 관해 국한해서 이야기를 적은 것 같구요. 타지역에 유컬립터스를 도입한 사람들 중에는 말씀하신대로 천주교 신부도 포함이 되어 있었는지도 모르죠. 종종 역사도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으니까요. ^^
봉봉사중창단의 노래는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아래의 사진을 보면 정말 그 당시 뭇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오빠들이었을 것 같습니다. -
본드님. 정말로 부지런하십니다.
저는 집에 돌아와서 씻고 낮잠을 자느라 게으름을 피웠는데...
좋은 후기와 사진 넘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자~알 부탁드립니다.
발견된 인재는 목숨이 다 할때꺼정..... 봉사를 해야 한다네요.(趙 知 多님 語 錄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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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이 말씀 너무 많이 반복하시는 듯... 제가 왠지 단명(短命)할 듯한 금언(金言)이네요... ^^ 선처를 바랍니다... ^^
후덜덜.. 이렇게 빨리 산행후기까지..
정확한 정보에 신속함마저 캬~~
일차로 댓글이나 올립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