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ttps://www.bayalpineclub.net/trail_log/55021 조회 수 2794 추천 수 0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다섯째날 (10 12, ): Lower Vidette Meadow to Sphinx Creek, 8.2 마일, 9500ft to 6300ft

D501.jpg 
캠프장에도
캠프장 북쪽 맞은편으로 보이는 Mt Bago에도 새아침이 밝아온다. 캠프장도 시즌중에는 사람들이 붐비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은 혼자뿐이다. 10월이라 하더라도 John Muir Trail에는 사람들 왕래가 있을 알았는데 LA 이외에는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아마 지난주의 storm 때문인 모양이다. 암튼 Backpacking 다니면서 이처럼 인적이 드문 경우도 처음이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니 아무도 없는 편이 여러모로 훨씬 낫다.

D502.jpg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도 한층 풀린 같고 산행일정 또한 Sphinx Creek 까지의  내리막길 8마일 정도. 아침 햇살 드는 평화로운 Vidette Meadow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사슴가족들 처럼 나도 한결 여유만만하게 아침시간을 보냈다.

D503.jpg 
캠프장에
드러누워 스트레칭을 하며 높이 올려다 보는 하늘이 유난히 예쁘다. 이럴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공포의 싯귀절.

~,

하하~~,

하하하~~~.

 

D504.jpg 
아침
늦게 Lower Vidette Meadow 캠프장을 출발했다. Trail 따라 조금 걸으면 지금까지 조용하던 계곡물 소리가 세차게 들려오기 시작하며 내리막 경사가 급해진다.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에서 보이는 협곡을 따라 Bubbs Creek 함께 오늘 산행할 trail 있다.

 
D506.jpg
Junction Meadow
가까와 지면서 협곡의 내리막 경사가 급해진다. 지난달 Ansel Adams Wilderness Shadow Creek에서 봤던 것처럼 Bubbs Creek 좁고 가파른 gorge 되어 수많은 작은 폭포들을 만들며 소리를 내고 있다. 녹는 봄철에는 굉장할 같다.

 

D507.jpg 
Junction Meadow
에서 Lake Reflection으로 가는 왼쪽으로 있는 계곡. 너머로 Kings Canyon 간판타자중의 하나인 Mt Brewer (13570ft=4136m) 고고하고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사진 왼편의 봉우리)
시간이 있으면 근처 자락까지만이라도 가까이 보고 싶을 만큼 멋있는 자태를 가졌다.

 

D508.jpg 
Trail
오른쪽 사면위로는 Mt Bago 탑형 암석 조형들이 아직 연이어지고 있다. 요세미티에서는 규모가 크고 미끈한 화강암 봉우리들을 많이 있지만 Kings Canyon에서는 이처럼 암석조각들을 뭉쳐서 빚은 듯한 봉우리들이 연도에 많다.

D510.jpg 
Junction Meadow
지나자 Trail 본격적인 숲속으로 들어가며 예쁘게 물든 나뭇잎들이 군데군데에서 가을의 정취를 더해 준다.


D511.jpg 
어제
만났던 Charlotte Lake 부터 내려오는 Charlotte Creek Bubbs Creek 만나는 근처. 울창한 숲속의 양지바른 냇가에서 다른 신선한 한가로움을 느끼며 점심식사를 했다. LA 사람이 내려와 합류했다. 이들은 지난밤 Charlotte Lake 호변에서 캠프했단다. 우리는 같이 점심식사를 하며 Rae Lakes Loop 여러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중 하나는 trail 따라 맑은 계곡물과 물소리가 참으로 풍부하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호수들을 차치하더라도 아마 전구간의 70% 이상은 걸으면서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들을 있는 같다. 계곡물과 소리 듣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이곳 Loop 그야말로 heaven이다.

 

D512.jpg 
점심후
오후에 내려오는 trail 양쪽 옆으로 계속되는 첨탑형 봉우리들, 한국 산의 멋에 대한 향수도 얼핏얼핏 느끼게 한다.

 
D513.jpg 
Rae Lakes
옆에 있던 Fin Dome 빼닮은 바위 봉우리도 보인다. 모양이나 크기가 Fin Dome 흡사하건만 봉우리는 사람들의 시선도 끌지 못하고 이름도 없다. 측은하다. Rae Lakes처럼 멋진 setting 속에 있었더라면 얘도 이름 꽤나 날렸을 같은데

 

D514.jpg 
얼마후
계곡 왼쪽 위로 며칠전 산행 시작하는 보았던 Sphinx 꼭지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Sphinx Creek 가까와 오는 것이다.

 

D515.jpg 
Sphinx Creek
당도했다. 이번 산행의 마지막 밤을 보낼 이곳에도 멋진 campsite들이 많이 있었다. 여기에서 Roadend Trailhead까지는 이제 4마일. 이번 산행의 거의 끄트머리에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떠남의 아쉬움과 더불어 긴장도 많이 풀린다. LA팀들도 마지막 캠프를 여기에서 하고 아침 일찍 LA 돌아간단다. 나는 내일 아침 늦도록까지 여기 머물며 그간 산행의 여독도 풀고 마무리도 양으로 LA친구들과 미리 작별 인사를 두고는 콸콸 흐르는 계곡물 옆에 캠프를 차리고 campfire 따뜻하게 피웠다.  

 

여섯째날 (10 13, ): Sphinx Creek to Roadend Trailhead, 4 마일, 6300ft to 5000ft

D601.jpg 
Sphinx Creek
숲속의 아침 산새들이 유별나게 많이 지저귄다. 날씨도 많이 풀렸고 여기는 고도도 낮아 아침 나절의 쌀쌀함마저도 가신 듯하다. 계곡 물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마지막날의 아침 햇살이 Sphinx 비추어 오는 모습을 한가롭게 지켜봤다. 며칠동안 산행에서 만났던 수많은 정경들도 마치 환각속처럼 몽롱하게 스쳐들 지나간다. 이제 다시 내가 사는 세상속으로 돌아가야만 하나

 

D602.jpg 
캠프장을
떠나자 Sphinx Creek 합쳐진 Bubbs Creek Rae Lakes Loop 大尾 알리는 엄청난 소리를 내며 가파른 계곡을 흘러 내려간다. 숲속의 trail 또한 경사가 급한 산사면을 타고 내려가는 기나긴 내리막 switchback이다.  Loop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 초반에 한동안 무척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D603.jpg 
Switchback
사이로 얼핏얼핏 서쪽 방향의 Kings Canyon 보이기 시작한다. 자, 이제 거의 내려 왔다. Canyon 좁아지는 어디쯤 Roadend Trailhead 있다.

 

D604.jpg 
이어 trail 한굽이를 돌자 첫날 오르기 시작했던 Paradise Valley 가는 Kings River계곡이 북쪽으로 나타난다.

 

D605.jpg 
첫날
계곡에서 처음으로 관망했던 Sphinx. 이제 바로 아래에서 올려다 보며 작별 인사를 했다.

 

D606.jpg 
이윽고
Kings Canyon 콰이강의 다리 Bubbs Creek 철교가 나왔다. 다리를 건너면 Loop 시작점을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이다. 다리 아래 맑은 계곡물에서 땀도 씻으며 며칠동안 정겨운 동무가 되어 계곡물에도 마음속 작별 인사를 했다. 이제 여기에서 Roadend Trailhead 까지는 평탄한 2마일.

 

D607.jpg 
Roadend Trailhead 도착했다. 제법 길었던 자연속 5 6 여정의 끝점이면서 동시에 내가 사는 세상속으로 다시 돌아가는 시작점이다.

 

이번은 자연의 많은 부분들이 나에게 深度있게 다가와 주었던 산행이었다 싶다. 산행하면서도 그럴까를 가끔 생각해 보았다. 물론 형용하기 어려운 산간 정경의 깊은 아름다움도 많이 만났지만, 그들을 이번처럼 인적 없는 환경에서 대할 있었다는 것도 요인이 되는 같다.   인간이 드문 자연은 자연스러워 보일까인간도 분명 자연의 부분일진데그리고, 자연스러울수록 인간에게 공감과 감동을 줄까그것이 또한 인간 本然 모습에도 가까와서일까

 

D608.jpg 
Roadend Trailhead
주차장 바로 Kings River 강가에 평평하고 “Muir Rock” 있다. 오래전 John Muir field trip 나오는 Sierra Club 멤버들을 모아 놓고 가끔 이야기를 하던 그야말로 自然 auditorium이다. 나는 차에다 짐을 내려놓고 강가까지의 오솔길을 따라서 천천히 그리로 보았다.


D609.jpg 
(
오른쪽에 있는 Muir Rock 휘감으며 흘러 내려 가고 있는 맑은 Kings River)

 
Kings Canyon 국립공원으로 되기 (1940) 한참 , 벌목, 發電, 방목, 관광, 사냥 여러 이권사업들을 놓고 이곳이 훼손되어 가고 있을 무렵 John Muir 이런 글을 썼다.

 

“Let our law-givers then make haste before it is too late to set apart this surpassingly glorious region for the recreation and well-being of humanity, and all the world will rise up and call them blessed.” (1891, John Muir)

 

그는 “humanity” “recreation and well-being” 위해 손상되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이 필요하다고 설파하고 있다. 나는 이번 산행중 그의 말을 절감하지 않았나 싶다.

 

“Such purity, such color, such delicate beauty! I was tempted to stay there and feast my soul, and softly freeze, until I would become part of the glacier.”

 

나는 John Muir 그런 경지까지 느끼고 깨닫지는 못했지만, Rae Lakes의 옆에서처럼 이와 비슷한 느낌과 소망은 가지고 있은 듯하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자연과 나만이 있는 . 여기서는 자연 그대로가 가르쳐 주는대로 자신에게 가장 많은 또한 가장 필요하고 의미있는 대화를 실컷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진정한 안정과 휴식도 되어 주는 것이다. 그런 것이 “feast my soul” 아닐런지

D610.jpg 
나는
요세미티와 Kings Canyon같은 High Sierra 가까이 살며 거기에 자주 있다는 것이 John Muir 표현처럼 “blessed”라고 느낀다. 그리고 그들을 지켜내려고 많은 그의 인생을 바쳤던 John Muir 감사하다 나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한마디를 되네이며 Muir Rock에서 일어섰다.
Thank you, Mr. Muir!

  • ?
    sunbee 2010.10.24 18:02
    "Feast my soul"...
    그 미진이나마 조금 느끼며...
  • ?
    본드&걸 2010.10.24 19:26
    and softly freeze
    고독하고 아름다운 표현이네요...
    (요리책은 감동적으로 보았는데 저는 이 요리를 언제 먹어 볼 수 있을까요... ^^)
  • ?
    솔바람 2010.10.24 20:21
    3회에 걸친 산동무님의 후기 감사히 잘읽었습니다.
    지난번 roads end 에서 mist falls 까지 밖에 못갔지만 Rae Lakes Loop 을 언젠가는 꼭 가야겠다는 마음이 둘만큼 아릅다웠습니다.
    무척 궁금한것은 backpack 무게입니다.  최저 몇파운드 정도를 메야할까요?
  • ?
    Johnny Walker 2010.10.25 19:26
    3 회에  까지 이어진 후기  잘 보고  사진도  감상  많이했읍니다.

    ---살다보면,  우리보다  월등하게    인류에게 많은 감동을  보여 준 자에게
      찬사를 보내는데  ( 경제인,   정치인, 소설가, 의학자 ,과학자, 문화인,  전재산을 기부한분, 역사가,   등등등등등   etc.. )
    허나, 산동무님에 자연을 향한 찬사 글 들은  나에게는  가까이 와닿는 느낌이기에    여행을 함께한   느낌의 후기였나봅니다.-------




  • ?
    초발심 2010.10.25 20:24

    세차례에 걸쳐 연재해주신 글과 사진

    정말 고맙게 보았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 不如一見)이요,

    백견이 불여일행(百見 不如一行)이라했던가요?

     

    바꾸어 말하면,

    글과 사진만으로도

    이처럼 감동적인데

    직접 걸어서 行해보신 산동무님의 느낌이

    어떠하였을지 감히 상상이 안됩니다.

     

    그동안 산행후기를 읽어보는 만으로도

    즐거웠었는데….

    주제파악을 못하고

    점점 욕심이 생기려고 합니다

     

    나중에

    객기를 부리더라도

    끼워주시는 겁니까?~

  • profile
    나그네 2010.10.25 23:49

    사진을 감상하고 난후 4박 5일 이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요세미티 산신령님.
    새로운 세계의 사진과 후기. 고맙습니다.
    무쵸 아리가도 쌩유입니다.

List of Articles
분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주중 일반후기/ 정회원 후기 게시판 이용안내 4 보해 1240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Next
/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