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 McDonald County Park (2010년 12월 4일)
오랫만에 참가하는 산행. 아침 일찍 1번 Hwy 바닷가길로 차를 몰았다. San Mateo County에 위치한 오늘의 산행지 Sam McDonald County Park 로 다른 횐님들은 모두 동쪽편에서 올라오지만 나는 간만에 바닷가 드라이브도 할 겸 서쪽에서 올라가기로 했다.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이른 아침 1번 도로. 조용하고 시원스런 走行에 구름 가득 드리운 태평양의 정경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분위기를 만든다.
Pigeon Point Lighthouse 옆에서 잠시 바닷바람을 쏘인후 Sam McDonald County Park 의 Heritage Grove 입구 주차장에 도착. 횐님 모두가 속속 시간에 맞추어 집결했다. 나까지 모두 15명. 오랫만에 횐님들 만나뵈니 무쵸 반갑다.
곧 산행시작. 하늘은 잔뜩 찌푸러져 있지만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다들 나름대로 우의와 장비를 챙겨 넣고 씩씩하게 울창한 숲길로 들어선다. 산이 좋아 산에 온 우리들에게 장대비가 쏟아진들 그게 무에 문제리오…
곧 시작되는 오르막길. trail주변에 낙엽이 가득하다. 가을 내음이 물씬 풍겨 오는 이 길을 오르며 오늘 따라 달랑 혼자 오신 나그네님은 다음과 같은 사색을 깊이 하시는 듯 했다: “나는 마눌한테 젖은 낙엽 신세는 되지 말아야 할텐데…”
얼마후 만나는 널찍한 산중초원. 풀빛이 새파란 것을 보니 역시 지금은 캘리포니아의 겨울인가 보다.
이번 시즌중에 꼭 이루어야될 목표라며 여기에서도 스노보드 연습을 하고 계시는 뽕우리님. 젊음과 겨울 맛을 더해 주신다.
한 모퉁이로 파란 하늘이 빼꼼히 보였으나 갑자기 초원위로 빗방울이 후두둑.
다른 사람들은 우의 꺼내기에 바쁜데, 꼭 이럴때면 뽕우리님은 평소에는 전혀 안 하시는 애정 표현을 하려는 습관이 있으시다. 해서 우의채비보다 사진부터 한 카트. 근데 망치님은 왜 이 장면에 느닷없이…?
거침없는 우의와 판쵸의 행렬. 이분들 만큼 산행 좋아하는 사람들 있으면 함 나와 보세여.
오르막길 그리고 우의때문에 한껏 더워진 몸을 좀 식히고 싶을 무렵 나타난 전망좋은 휴식처. 걍 여기서 옹기종기 점심식사를 했으면 좋겠다는 소리들이 있었으나 아직은 이른 시간. 대신, 간단하지만 정성스런 간식들이 한 바퀴 돈다.
여기서 휴식을 취할 때까지는 이렇게 선비/단비님이 분명 함께 계셨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선비님과 나는 인생사 논의에 몰입되어 한참동안 주변 정황을 완죤히 잊어 버렸다. 앞서 가시던 무심님과 솔바람님의 "뒤에 횐님들이 따라 오지 않는다"는 언급에 화들짝 놀라서 돌아보니 헉! 방금전까지 계시던 뽕우리님을 비롯 뒤따르던 횐님들이 몽땅 깜쪽같이 사라졌다. 인생사고 뭐고 우리 네사람은 즉각 내려오던 길을 거슬러 올라 횐님들을 찾아 나섰다.
사람 찾는 길은 더 멀게 느껴지는지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 횐님들. 그러나 3-40분쯤 후에 trail교차점에서 가련하게 서 계신 세 여성횐님들 그리고 이들을 위해 부단히 길을 찾고 계시던 뽕우리님을 만났고, 곧 이어 위 사진처럼 이산가족 상봉이 있었다. “나는 이즈리 없어졌다는 말을 했다”는 재빠른 변명으로 무심님은 위기를 모면했지만, 어정쩡 선비님은 덤태기로 단비님 쿠사리를 잡숫고 계신다. 지금쯤 선비님은 몸살로 드러눕지 않으셨나 모르겠다. 이래저래 빡셌던 산행에다 댁에 돌아가서는 단비님 챙기지 못한 죄로 단비님 팔다리까지 욜씨미 주물러 드려야 했을테니…
수습된 2진 그룹이 다시 산행을 시작. 잃어버린 사람들에게만 정신이 쏠린 통에 앞서 가던 1진 그룹과 연락할 겨를도 없었다. 이제 1진 그룹과의 거리가 엄청나게 생겼을 거라는 것을 바햐흐로 깨닫고는 다시 염려하며 발길을 재촉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어데 남이가? 2진 그룹이 다시 길을 잃을까봐 1진 그룹이 이 교차점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솔바람님께서 1진 그룹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시는 가운데 무심님은 전혀 관련이 안 된 1진쪽 사람들처럼 듣고 계신다. 암튼 여기서부터는 전회원이 산행 끝날 때까지 찰떡처럼 함께 움직였다.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점심 식사후 오르막길에 도전하기로 결정. 오붓하게 생긴 곳에서 횐님들이 신속하게 자리를 잡고 점심들을 챙기고 있다.
여느때처럼 옹기종기한 점심식사. 축축한 날 산행에서는 역쉬 사발면이 쵝오다.
다시 산행 시작. 점심후 산행은 지다님이 고의로 횐님들을 뺑뺑이 돌리시는 것 같았다. 이 trail 교차점에서의 진입이 그 뺑뺑이의 발단일 줄이야…
짙고 깊은 숲속 trail 아래로 (아기 소변형) 폭포와 더불어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와! 연어다!!” 소리에 산향기님이 두눈 똥그랗게 하고는 "어디요? 어디요?” 하면서 달려오신다. “아유, 쬐끔 늦으셨네요. 방금 지나갔는데…” (산향기님, 그래도 실망하지 마세여. 베이산악회 산행때 연어를 자주 본답니다. 특히 나그네님이 그방면 전문이시니 나그네님 옆에 붙어서 산행하시면 언젠가 꼭 연어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산길은 아름답지만 계속 뺑뺑이 산행. 어~ 지금은 지다님은 어디로 새고 망치님께서 산행 앞장을 서고 계신다.
느닷없이 졸지에 산행리더가 되신 망치님과 그뒤를 묵묵히 따르던 횐님들. 뺑뺑이 산행에 리더부터 목이 탄다. 지다님은 어디로?
다시 넓은 초원에서 똘똘 뭉쳐 단체기념사진 한장. 말뚝이님이 가지고 오신 ‘magic 일발이’덕분에 다른 사람 도움없이 참가인원 전원이 한장의 사진속에..
오늘 산행은 뺑뺑이 산행의 일환으로 전진하다가 다시 도로 돌아나오는 경우가 유독 많았다. 초원옆 넓다란 길로 나가다가 여기서도 곧 뒤로 선회해서 좁고 가파른 산길을 택했다. 이런 넓고 편안한 길은 베이산악회 생리에 잘 안 맞쥐…
그 덕분에 나뭇가지가 이처럼 두팔 모양으로 신기하게 생긴 redwood도 볼 수 있었고…
나무로 만든 커다란 물탱크 앞에서도 가던 길을 다시 돌아 나온다. 여기에서는 정말 주차장이 가까운 줄 알았다. 웬걸, 다시 산길로 한참동안 뺑뺑이를 돌렸다.
와아~ 드디어 주차장에 도착. 뺑뺑이는 좀 돌았지만 깊은 숲속 산길은 역시 멋있었고 산행이라는 것은 역시 힘이 들수록 끝나면 더 뿌듯해 진다.
산행후에도 젊음을 과시하고 계시는 분들. 끝난 산행을 아쉬워하며 벌써 다음 산행을 기대하고 있다.
오랫만의 산행, 역시 심신이 맑아진다. 멋있고 그윽한 산행지로 안내하고 산행을 이끌어 주신 지다님과 나그네님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망치님의 특별리더도 더불어… 그리고 함께 산행하며 언제나처럼 여러가지를 공유하고 또 나누어 주신 모든 횐님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산에서 받은 맑은 정기로 더욱 건강들 하시고 곧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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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아우님,
옆 지기님은 감기에서 회복되었습니까
준비해둔 함초, 겨우살이 갈고 끓여서
바치세요.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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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는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지는데----,
적당한 시간에 올려주신 사진과 산행 후기
무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
오랜만에 나오셔서 산행후기 까지 써 주시니 무쵸 감사합니다/
한 가지 뺴 먹은 사실은, 우리 일진이 그 다음 갈래길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이진이 나타나지 않자
나그네님이 이진을 찾으러 뛰어 올라갔다는 사실... 나그네님은 우리보다 한 2 마일은 더 걸었을 겁니다.
다음 번에는 꼭 워키토키를 챙겨가겠습니다...ㅠㅠ
중간에 이산가족 찾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지만,
산행코스 자체는, 마지막에 Heritage Grove Trail 을 살짝 더 돌은 것 외에는,
원래 예정된 코스 그대로 입니당....
송년산행 및 Yurt 캠핑이 마구 기다려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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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도 좋고, 시원시원한 활자 아주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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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노래하는 것을 모면하기 위해서 내가 후기를 쓴다고 하였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산향기님도 노래를 한다고 하는데 그 이전이나 이후에 하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극적인 비교가 되니까요. 그 꾀꼬리 같은 노래소리를 당할 자신이 없었습니다.그리고 후기를 쓴다고 해좋았는데 후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각자료, 즉 사진이 저에게 없다는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산동무님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계시길래 후기도 부탁드렸더니 무척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습니다.두 분에게 독박을 씌우고 나니 위기를 모면했다는 생각과 함께 다음 산행에는 케익이라도 머리에 이고 꼭대기까지 가야하나 하는 강박감이 엄습을 합니다. 고스톱에서 양박을 두 사람에게 씌우고 느끼는 묘한 감정... 뭐, 이런 거랄 수 있습니다. 미안하기도하고, 기분이 괜찮기도 하고 ...'다음번 산행은 반드시 가도록해서 고마움에 보답하도록하자'라는 마음을 굳게 먹고 있습니다. 정회원이 되면 안나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나그네님과 지다님이 얘기하시는 게 '정회원이 된 후에 안나오면 재미없어'라는 말로 들릴정도로 의미심장했습니다. 후원에 보답하고자 열심히 회원생활을 하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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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후기 잘 읽었읍니다.
인생사 논의가 날이면 날마다 있는것도 아닌데...
인생사 논의고 나발이고, 무참히 깨지고 사라지는것 역시 인생사로다....
언제 또 무릉도원을 걸으며, 인생을 논할꼬.
아쉬운 마음 금할길 없어라.. 오호애제라
아~ 인생을 논할길 없으니 이를 애닯다 하리라...
요 이유로해서 완전 면죄부를 받았다는 ㅋ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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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나그네님한테서는 면죄를 받지 못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산길을 돌아가는 것도 힘이든데 뛰어서 찾으러 다니셨으니 몸살이 나지 않으셨을까 걱정이 됩니다. 흩어진 횐님들을 찾기위해 살신성인의 정신을 보여준 나그네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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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게 아니라, 오늘 나그네님과 통화를 했는데...
그 날 땀을 좌악 흘리고서는 감기/몸살 기운이 있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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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잃은 세마리 암양 (숫양도 한마리) 그리고 그 날따라 자리를 비운 양치는 목자간의 문제라 사려되옵니다.
소자는 단지 톨아진 우리집 암양에대한 도의적/실제적 책임만으로도 심히 벅차나이다 .
통촉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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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월요일 오후, 시간이 남아 산동무님에 사진 ,후기 고맙게 봅니다. 바쁘실텐데...
뺑뺑이란 글자가 위에 몇번 나왓나요 ㅎㅎㅎㅎ ( 5 번 )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산악회가 있어서 감동이고요
우리사는곳 이곳에 멋지고 아름다운곳 가볼곳이 많아서 환상이고요
산악회 덕분에 우리몸 건강해지는 느낌이와서 기분 짱입니다. 만나는그날까지건강하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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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무님...오랜만에 나오셨는데...뵙지 못했네요..*^^*
별일 없으시지요??
저도...우리 토요식구들...많이 뵙고 싶습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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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후기도 감사드리구요.
세째주 송년산행에 꼭 오십시요. 밤새 이바구 돌려가며 한해를 마무리 하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