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들 적 읽은 단편소설 Rip Van Winkle을 실제로 체험한 느낌이랄까..... 난 그저 지촌님이 산 아래 내려가서 갖고 올라온 썬토리 위스키 두 잔을 먹었을 뿐인데.....
술먹고 뻗어 자다가 산에서 내려와 보니 20 년이 흘렀다는 그 소설이 하룻밤 사이에 현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올라올 때는 노오란 가을닢에 취했을 뿐이고, 바다님 내외가 가져온 술잔 속 분위기에 취했을 뿐인데....
지촌님의 그 정성에는 영혼이 실렸을 뿐이고.....
아무튼 그렇게 함박눈은 밤새껏 내렸을 뿐이고, 아침에 깨어보니 삼라만상은 순백으로 뒤덮였을 뿐이고.....
우리의 첫눈 산행은 이렇게 이루어졌을 뿐이고......
하나님은 첫눈을 통 크게 쏘셨을 뿐이고, 우리는 그 첫눈을 강아지마냥 깡총깡총 즐겼을 뿐이고.....
그날의 감동을 사진 속에 담기에는 우리의 감동이 너무 컸을 뿐이고.....
다만 우리의 감동을 10%만이라도 전할 수 있어 나더러 되돌아가라하면 기꺼이 가겠노라 말할 수 있을 뿐이고.....
아래로 내려가서 위스키 한병 가져오라고 해도 이번엔 내가 가겠노라고 자청할 수 있을 뿐이고.... 마님.
불쌍해 보이는 지촌님 텐트. 실상은 눈이 저렇게 쌓이면 텐트 속은 오히려 포근해집니다.
가을이 머물던 자리를
겨울한테 갈취 당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