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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2021.02.08 10:17

Alabama Hills Cam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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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님의 후기가 빛의 속도로 올라오는 바람에 더 늦으면 뭔가 경고장이 날라올꺼 같아서리.......

 

머얼고먼 알라바마 나의 고향은 그곳.... 그러니깐 앨라배마가 수잔나 남친의 고향이래는 건 알겠는데 왜 돌산이 울퉁불퉁한 이 지역이 앨라배마 힐스일까 이 질문의 대답은 아마도 보해님께서 답해주지 않을까..... 그래서 430마일을 운전해서 가봤습니다. 395 번 도로는 미국 오던 그 해 88년 11 월 추수감사절 연휴 때 바리케이트로 막아놓은 도로를 억지로 진입했다가 씨에라 산악지대의 눈폭탄을 맞아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낯익은 길입니다. 

 

금요일 아침

띵똥 벨소리와 함께 거목님께서 출두하셨습니다. 들고오신 Patron 데킬라가 킬킬거리며 내 손으로 넘어오시고,,, 한 시간여 바하 첼로 소나타 한 곡 들으시고, 신발장을 수거해 가셨습니다. 11시 드디어 출발해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5시 35분에 캠핑장에 당도. 창공님은 자리를 잡아놓고 모닥불을 즐기고 계셨음. 캠핑자리가 좀 어중간해서 이리저리 둘러보니 시냇물가에 아담한 장소가 보여서 그리로 이동. 텐트 설치하는 사이에 님들이 속속 도착. 미미님의 순두부찌개가 어둠속에서 빛을 발하고, 창공님의 안심 스테이크에 둘리님의 써터홈 샤도네가 춤을 추고, 거목님의 데킬라는 별빛에 찰랑찰랑, 남자들의 수다는 밤새도록 이어지고, 하늘에선 별들도 낄낄낄낄.....

 

토요일

앨라배마 힐스의 진면목을 보리라, 꼭두새벽부터 움직임. 아침부터 식단이 범상치 않다. 테이블 위에 벌어지는 화려한 식단. 먹으러 왔나부다....

입술 바위로 시작해서, 뫼비우스의 띠처럼 생긴 뫼비우스 아치, 샥스핀 트레일 테이블 바위에서 점심 식사, 바윗 덩어리 멀리 파노라마로 펼쳐진 눈덮이 하이 씨에라의 연봉들, 그 아래 드넓은 광야  오웬스 밸리. 그 속에서 흙먼지 날리는 파리똥만한 차들과 사람들, 모든 것이 잘 구성된 예술작품이었습니다.   앨라배마 힐스 구경을 마치고 론 파인 마을 한바퀴 돌고, 장작을 더 사서 캠프장으로 복귀. 아직 이른 시간이라 창공님과 투합하여 Tuttle Creek이 시작되는 산계곡을 가보기로했습니다.  캠핑장에서 가장 가까운 길을 택했는데, 큰 돌들이 울퉁불퉁해서 중간중간에 길 보강공사를 하느라 금쪽같은 시간이 다 소모되었습니다. 길 끝에는 작은 주차공간이 있었고, 다른 차들 예닐곱 대가 주차해 있었습니다. 주차해놓고 짧은 산행 시작. 올트레일을 보니 편도 3 마일 남짓의 짧은 트레일이었지만 너무 늦게 시작해서 반 정도만 가는 걸로 결정. 계곡으로 들어서자마자 좌우에 우뚝 선 봉우리들은 이곳이 하이씨에라임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해질 무렵 저녁식사와 함께 시작된 수다는 오늘도 역시 자정까지 이어졌고, 수를 헤아릴 수없이 다양한 얘깃꺼리로 남정네들은 입술 운동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FAB의 수다야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져니님 수다도 일취월장했고, 버벅거리는 바다님도 결국 입이 터져서 술술술 잘 풀려나왔습니다.  이제부턴 둘리님의 대변인으로 Job을 바꿔도 손색없을 듯 합니다. 

 

일요일

아침부터 기상시간에 맞춰 텐트 걷느라 부지런을 떨었습니다. 아침 식단은 누룽밥에 베이컨, 구운 고구마, 삶은 계란 등등 배터지게 먹고, 창공님은 먼저 귀가하셨습니다. 위트니 포탈에서 론 파인 호수까지 하이킹을 할 요량으로 출발 했는데,,,, 산기슭에 진입로를 닫아놓았습니다. 어쩔 수없이 길 옆 공간에 주차헤놓고, 물 한병 들고 찻길따라 도보로 출발. 1 마일 쯤 올라가다가 스위치 백 못미처서 축지법을 썼는데, 오르막 경사가 심한데다 디딛는 땅이 안정치 않아서 둘리님과 미미님은 특전단 훈련을 몸으로 체험하시고,  스위치 백 커브를 돌아서 올라오신 져니님이 두 여인네들을 모두 거두어 주셨으니 결과적으로 축지법은 운동 효과는 좋았으나 시간 효과는 반대였습니다. 이윽고 계곡 사이로 위트니 봉우리가 나타나고, 위트니 포탈 입구 표지판에서 사진찍고 다시 주차장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점심해먹을 장소를 찾다가 져니/미미님은 그냥 귀가하시고, 바다/둘리님과 FAB은 론 파인 마을 Totem Cafe에서 스테잌 샌드위치와 맥주 한 잔으로 마무리.  

 

* 앨라배마 힐스 캠핑은 시종일관 관광모드로 진행하였습니다. 평지는 뙤약볕이 너무 강했고, 산에는 눈이 너무 많아서 산행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릴랙스하면서 경치를 감상하기에는 이만한 장소도 없는 것 같습니다. 사정상 불참하신 켄님과 안데스님도 오셨더라면 더 재밌었을텐데, 경치에 취하다보니 우리끼리만 재밌게 놀고 왔습니다. 조만간 Sequoia Park에 눈 캠핑을 가려고 하니 세쿼이아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 profile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여기는 3~4월중에 오토 캠핑을 생각중입니다.

    후기에 제 닉네임이 나오네요 

    저라고 뭐 많이 알겠습니까. ㅎ

    단지 저도 여기 방문하고 난후 Alabama Hill 이라는 지명이 배 이름에서 따온거라는거만 알았는데 저를 거명 하시니 졸지에 소환당해 지명 유래 좀더 찿아보고 또 다음에 이지역 부근  오토 캠핑 계획 있어신 분들 위해 제가 아는 몇가지 참고 사항을 댓글로 남겨 봅니다.

     

     

    Alabama Hills 라는 지명 유래는 1860년대 접어들며 시에라지역에서의 금찿기가 원활하지 않자 아예 시에라 산맥을 넘어 이스트 시에라 지역까지 사람들이 금찿아 헤메게 됩니다.

    덕분에 이시기  인류역사상 제일 많은 은을 찿게된 이스트 시에라 지금의 버지니아 시티 부근에서 Comstock (Comstock 이라는 사람과 은광에 얽힌 여러가지 이야기도 흥미로움 ㅎ) 은맥도 발견하게 되어 제 2의 골드러쉬 붐 (사실은 Silver Rush 붐) 이 이스트 시에라 지역에서도 일어나게 되구요. 요세미티 넘어 120번과 395번 만나는 부근에 있는  Bodie 라는 지역을 395번 타면 지나치게 되는데  지금은 Goast Town 으로 변해 박물관만 남아 있지만 한때 은찿아 사람들이 북적거리던  Boom Town 이기도 했습니다.

    세크라멘토 에서 조금 올라가 Foothill 이 시작되는 지역에 금이 널려있다 알려져 El Dorado 라고 불렸듯이 은이 나는곳을 Silverado 라고 부른덕분에 네바다 Virginia City 지역과 Reno등 이스트 시에라 지역에  Silverado 라는 호텔을 비롯한  상호들이 많습니다.

    또 금이나 은광 발견하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채굴의 권리를 팔고 사고 하던게 지금의 Stock Market 으로 발전된것이기도 합니다.

    여기 알라바마 힐 지역도 금찿아 탄광 파고 하던 지역인데 조그만 금이나 은이라도 발견하면 영식이 탄광, 두식이 탄광, 삼식이 탄광 등과 같이 자기권리를 주장하는 이름들을 붙였는데 이들이 이지역서 한창 금찿던 1860년대는 미국에서 남북 전쟁이 한창일때 였습니다.

    CSS Alabama 는 남부군 (Confederate) 에 의해  새로 건조되어 취역해 전투와 군수물자 운송등 상선으로서  성과를 많이 올린 전투함겸 상선인데 1861년시작된 남북전쟁에서  많은 활약을 하게 됩니다.

    이지역에서 금찿던 사람들중 남부군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새로 개척한 탄광 이름들을 이시기 새로 건조되어 혁혁한 성과를 올리는 CSS Alabama 배의 이름따서 Alabama 라고 짓는경우가 많았는데 이게 이지역 전체를 Alabama Hills 로 이름붙게 되었다는 썰이 제일 맞는거 같습니다.

     

     

    저는 여기 캠핑을 3~4월 중에 계획하고 있구요.

    아시다시피 위트니 포털 올라가는 도로 왼편에 있는 Turtle Creek 에는 물흐르는 크릭도 있고 캠핑장도 있고 높이가 적은 나무도 몇개 있지만 Alabama 지역전체는 나무가 없어니 그늘도 거의 없습니다. 보통 Disperse Camping 하러 RV 캠프나 개조한 밴을 많이 몰고 오는데 RV 가 아니라면 낮에 그늘을 만들수 있는 차양막 가져가면 좋다는 댓글은 미처 남기지 못했네요.

    또 여기는 완만한 Hill 지역 같지만 해발고도 5000~6000 피트 사이입니다. (요세미티 밸리는 4200피트)

    데스 밸리와 다르게 겨울은 눈오는 경우도 있고 밤은 춥고 항상 바람이 많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3~4월 경이면 위트니 포털로 올라가는 길도 열리고 Mt. Whittney 등산 허가 필요없이  위트니 포탈에서 시작해 Lone Fine Lake 까지의 왕복 10마일의 데이 하이킹도 하실수 있습니다.

    여기서의 밤하늘은 건조하고 서쪽 주위가 높은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시설물들의 불빛이 없어 은하수를 비롯한 별내리는 밤의  풍경이 압권입니다

    눈덮힌 시에라 산맥의 뒷배경, 기이한 바위들의 경치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어찌보면 화성과 같은 바위들로 가득한 적막함과 고독속의 별내리는 밤하늘을 제일 기대합니다.

     

     

    창공님이 올리신 사진중 뒤로 보이는 배경중 사람들이 주로 Mountain Le Conte 를 위트니 정상으로 알고 있는데 어느봉우리가 위트니 인가 사진 첨부해 봅니다.

    지난 여름 위트니 백팩킹때 세크라멘토의 눈큰 안대스님이 위트니 등정중 초입에 있는 Muir Peak 도 암벽장비없이 맨손으로 휙 올랐다는 담대한 썰도 함께 ㅎㅎ

     

    mt. whinetty.jpg

     

     

     

    에구 무슨 댓글이 본문보다 더 길게 횡설주설 주저리 주저리 .....

     

    글이 길어진김에 한가지만 더요

    저는 항상 백팩킹이나 여행중 식사를 사먹을때는 Biker 들이 많이 오는곳을 찿아가 주로 먹습니다.

    한국의 기사 식당 처럼요 ㅎ

    메뉴는 주로 컨티넨탈 메뉴이지만 할리 데이비슨 타고 바이커들이 많이 모이는곳은

    첫째 값이싸고 양이 푸짐합니다.

    둘째 칵테일 시키면  알코올을 듬뿍 넣어 가격대비 가성비 좋게 칵테일 만들어 줍니다 ㅎㅎ

    Lone Pine 에 있는 Totem Cafe 에서 일요일 식사 하셨다는데 바깥 테이블에 할리들 많이 주차된 곳인데 ㅎ

     

  • profile
    FAB 2021.02.09 09:19

    역시 믿고 소환하는 보해님이십니다. 위트니 산 높이가 저도 14492로 알고 있었는데 14505로 정정되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확인 좀 해봐야겠습니다.  말씀대로 밤하늘 별 잔치가 아주 성대하더군요. 첫날은 바람이 제법 강했지만 둘쨋날은 미풍 정도로 아주 쾌적했습니다. 여긴 큰 나무가 없어서 지금도 낮에는 뙤약볕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더군요. 그래도 태양빛이 아직은 견딜만 했습니다. 팬데믹 상황이라 식당들이 사람이 없어서 호젓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 profile
    창공 2021.02.08 15:38

    그렇지 않아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위키피다아(Wikipedia)에 나와 있는 역사보다도 훨씬 풍부하게 알라바마 힐의 역사를 보해님께서 알려 주셨네요. 

    역시 캘리포니아의 역사는 보해님한테 문의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Alabama Hills에서 촬영한 영화들 중에서 몇 편 대표작들은 다음과 같다고 하네요:

    Some of the most popular films that took place in Alabama Hills were The Round-Up (1920)The Lone Ranger (1938), and The Man From Utah (1934). More recently, Django UnchainedIron Man, and Gladiator all had sets here, along Movie Road.

  • profile
    Andes 2021.02.09 18:53

    Fab님:

    글로서 현장 분위기 밑그림을 그리시고

    보해님:

    히스토리  더해주시고

    창공님:

    참고 영화까정

     

    앉아서 이 엄청난걸 즐기고 있다니......

     

     고죠 감사 합니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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