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B 구간 110마일 생존신고 합니다.
200마일구간을 10일째에 지나 평속 20ml/day 입니다.
섹션 B룰 한마디로 말하자면... 물/. 물/. 물/.
대부분의 워터소스가 다 말라버려 수마일을 걸어 갔으나 물이 없을 때의 허탈함이란.... 이후 한두번 연속으로 더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멘붕을 넘어 쓰러질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지나온 섹션B 코스는 거의 나무가 없는 사막산이라 일반산행 대비 어려움이 극한에 이르는 듯 합니다. 정신없이 물 찾아 다니다 보니 섹션B가 끝났습니다.
또다른 섹션B의 키워드는 지독한 물집과의 싸움.
일반적으로 물집은 고름 빼고 쉬면 낫지만 매일매일 하루 종일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회복될 시간을 갖지 못하고 물집은 더 커져만 가고 고통은 실제 평생 경험해 보지 못한 극한의 고통이었습니다. 결국 산행 속도는 극도로 떨어지고 이를 보상하기 위해 산행 시간을 하루 20시간으로 늘려도 봤지만 산행거리는 더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2일전 지옥의 문을 열고 전면전을 시도했습니다. 블러스터가 있건 없건 똑같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신과 악마가 있다는 게 믿어질 정도의 고통이 발에 전가 됐지만 그냥 하루를 그리 걸으니 물집의 고름양은 최대에 달하고 고통의 수치는 낮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좋아질 일만 남았습니다.
이제 한 달 간 하루 35마일과 요세미티에서의 엑싯 계획은 저 멀리 가버렸지만 하루 하루 최대한의 시도로 또 다른 130마일 섹션C구간을 시작합니다. 무지막지한 더위와 물과 발의 문제는 있지만 그 속에 자연이 있고 같이 걷는 세계 각지에서 온 PCT 하이커들 과의 만남이 있고 또 많은 트레일 엔젤들이 있어 여전히 PCT는 매력적입니다.
섹션 C 지나며 생존해 있는지 신고 하겠습니다.
빅터님의 도전에 존경과 응원을 보냅니다. 젊었을 때 24 시간 동안 100 키로 행군을 하면서 겪었던 고통이 생각납니다만 그보다 더한 극한의 고통을 참아내는 모습이 멋집니다. 물없는 남가주의 사막을 극복하시고, 건강하게 전진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