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찾아 떠나는 여행 AT E3

May 27, 2008  

오전에 흐리다가 오후에는 밝은 햇볕이 좋았어요~   

 

오늘은 무거운 배낭을 매고 좀 무리하게 걸은듯 싶다. 

뭐 고작해야 13마일 정도밖에 못했지만.......!

본격적으로 무거운 배낭을 매고 걸은 첫날이기 때문에 

무지 힘이 들었다

처음 한 10 마일 정도는 가뿐하더니 지옥의 100 마일구간 입구부터 오늘의 목적지인

Hurd Brook Lean to 까지 3.5 마일 하는 내내 정말 

한걸음 한걸음이 천근만근이였다

그래도 다행히 목표한 곳까지 와서 정말 기쁘다.

 

Katahdin stream campground에서 아침 5:00 시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양치하고 배낭정리 마친 시간이 6:00 시 정도였다. 

이른 아침이라 옆 lean to 의 아버지와 아들은

아직 자고있는 관계로 지난밤에 받았던 담요를 정리해 놓고 그 위에 고마움의 메모 한장 적어놓은 다음 

내가 묵은 이 lean to 대들보에다 내 이름을 새겨 넣었다.

 

7:00 시 출발이다!  이미 11 마일을 어제 Katahdin 

정상에 다녀오는 것으로 시작이 되어있는 상태이지만 

그래도 lean to 에서 배낭메고 한걸음을 떼는 순간 

묘한 설레임이 밀려 들었다 .... !  2년을 계획하고

준비를 해서 시작한 아팔라치안 트레일 !  앞으로 내 앞에 어떠한 흥미진진한 일들이 펼쳐질지 정말 기대되었다! 

 

 Lean to 를 떠나 한 30분 정도 걸었을까?! 

호수를 지나는 데 물이 어찌나 맑던지 그 호수안에 

하늘과 산 나무들이 모두 쌍둥이처럼 똑같은 반대의 모습으로 담겨져 있었다. 

 

그 아름다운 경치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혼자 셀프타이머로 여러 가지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었는데

아마 지나가는 사람이 보았다면 이상한 놈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이렇게 한참을 혼자서 사진을 찍은 다음 다시 

계곡을 따라 이어진 트레일을 걷는데 때로는 계곡물에 

내 등산 부츠를 빠쳐가며 건너야 했고 어제 온 빗물로 인해 엄청나게 불어난 계곡물이 커다란 바위에 부딪쳐서 이리 튀고저리 튀고 바위를 따라 넘어가고 평소 같으면 작은 냇가의 언덕 굽이가   아주 엄청나게 몰아 떨어지는 커다란 폭포를 만들어낸 장관을 만나는 행운도 있었다.

 

이렇게 Katahdin stream campground에서부터 

Aborl bridge 까지 계속 계곡물을 따라 내려오게 되어있었다. 하여 내 물통에 물이 떨어지질 않으니 너무 좋았다.

 

참!!! 물통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금 나에게 제일 골치아픈 놈이 바로 물통이다.

고맙게도 내 배낭에는 물통을 따로 담을수 있는 

주머니가 없는 관계로 고리 하나 걸어서 여기저기 

아무리 좋은 위치에 달아놓아도 이리저리 흔들리는통에 

정말 미치겠다. 그렇다고 버릴수도 없지 않은가 ?! 

정말 무슨 수를 내야할듯 싶다. 이래가지고는 6개월은커녕 메인주 끝날때까지 내 물통의 꼭따리가 붙어있을지 의문이다다른 좋은 방법을 어서 찾아야할텐데..... 말이다. 

 

그건 그렇고  Abol bridge 건너기 바로 전에 작은 잡화점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들러서 핫도그 하나 사먹고 커피 한잔과게토레이를 하나 사서 게눈 감추듯 마셔버렸는데 이야~ 얼마나 얼마나 시원하고 갈증이 싹 가시는지....! 핫도그는 또 어떠한가 ?! 옛 어른들께서 하시는 말씀중 시장이 반찬이란 말이 딱  맞는것 같다. 

만약 누구든지 핫도그와 커피 그리고 게토레이를 맛 없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다면 10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배가 고프고 갈증이 나서 그런지 말이다.....

 

다음은 내 물통에 물 보충해서 Hurd brooklean to 로 향했다 그런데 .... Lean to 까지 3.5 마일 시작하기전 입구에 여기에서부터 100 마일구간 이라고 적혀 있었다 여기에서부터 100 마일 가는 동안 아무도 도와줄수 없고 음식을 살곳 또한 어디에도 없으니 최소한 10 일치 이상의 식량과 뭐 이것저것 제대로된 장비를 갖추지 않았다면 들어가지 말라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내 몸이 나의 것이 아닌듯이 그저 빨려 들었다.  

내가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 지옥의 100 마일이 나를 품어안듯 끌어 들인 것이고 나는 

그 100 마일 구간의 품에 빨려들듯 안긴 것이다....

그리고 나는 문득 걱정이 되었다. 내 발길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덧 100 마일 구간을 걷고 있는데 내 머릿 속에서는 앞으로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모를 ...내 삶의10 일 동안의 식량 걱정에 별의별 상상과 

어떤 안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의 대처 방법을 생각 하였지만 결국 결론은 역시 무식한게 용감한 것이라 결론 짓고는 오늘내 목표 Lean to 까지 걷고 또 걸었다. 

 

사실은 지금 내 배낭무게에 만약 

다른것을 더 채워 넣었다가는 100 마일 끝내기 전에 

내 배낭무게에 먼저 눌려 죽고 말았을 것이다... 

큭큭큭~ 어찌 되었든 오늘 목표인

Hurd Brook lean to 에 도착했다. 

 

그리고 내일은 여기 

Hurd Brook Lean to에서부터 

Rainbow stream Lean to 까지 11.5 마일 정도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내 배낭의 무게 때문에 왼쪽 무릅에 

무리가 온듯하다. 하여 걷는 속도와 마일리지를 줄여서 

일단은 트레일에 적응을 해야할듯 싶다  

그럼 오늘은 여기 내생에 두번 다시 없을 

Hurd brook lean to 에 

내 피로한 육신을 맡겨 본다~ 

 

한발한발 걷다보면 한걸음 한걸음 내 머물던 곳은 멀어지고 한걸음 한걸음 내 머물고 싶은 곳은 가까워지네~ ~ 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