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A-to-E Section Hiking 후기
PCT는 Pacific Crest Trail로 미 서부 해안 산맥을 타고 미국을 종단하는 2661마일에 달하는 유명한 through hiking course 중에 하나입니다. 이런 유사코스로는 CDT(Continental Divide Trail), AP(Appalanchian Trail), AZT(Arizona Trail)등이 있습니다.
[PCT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는 플라스틱 테그입니다. 이 테그가 안보여도 행색을 보면 드레일에서 PCT참가자들은 단번에 구별되지만 그래도 배낭을 보면 이런 테그를 달고 다닐겁니다.]
이런 장거리 PCT를 즐기는 방법은 두가지로 한번에 4~6개월에 걸쳐 Maxico border인 Campo에서 Canada 보더를 조금 지나 Manning Park까지 2661마일을 한번에 through hiking하는 방법과 A-L로 나뉘어 있는 섹션별로 선택적 하이킹을 하는 방법입니다. 대부분의 PCT 하이커들은 한번에 하는 방법을 선택하지만 저같이 아직 시간의 제약을 받는 로컬(?) 사람들은 PCT를 여러번에 걸쳐 나눠진행하는 섹션 하이킹 방법을 선택합니다. 아무래도 외국에서 PCT를 하기위해 올때는 더 큰 마음을 먹고 오기에 시간적 여유까지 만들수 있는 사람들이 와서 한번에 PCT를 즐기리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경험상 트레일에서 만난 PCT 참가한 사람들을 보면 외국에서 참가한 사람이 6~70%는 되는듯하고 30%이하가 미국 내 거주하는 사람들로 보입니다. 그만큼 PCT는 worldwide하게 잘 포장된 하나의 하이킹 상품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런 잘 만들어진 상품이 공짜로 제공 된다는것이 또다른 미국의 멋이란 생각도 합니다. 미국내에서도 다양한 주에서 왔고 외국에서는 특히 유럽쪽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습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가장 많은 듯하고 그다음이 60대이상 리타이어 한분들 그리고 나머지 간간히 3,4,5십대가 보이는듯합니다. 아무래도 삶에서 시간적 여유를 낼수 있는 현실적 결과 인듯합니다. 인종별로는 백인이 가장 많고 그다음은 아시안 그리고는 없는듯합니다. 흑인도 맥시칸도 산에서는 전혀 볼수 없다는 것이 신기한 하나의 현상입니다.
자, 이제 제 경우로 돌어와 이미 다들 아시지만 크게는 1,000mi/1month를 계획 하고 하루 35mi/day를 목표로 현실적으로 940mi지점인 Yosemite에서 exit을 계획했으나 현실은 520mi지점에서 exit함으로써 스스로에게 약간 실망(?)감을 안겨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느린 속도에 스스로에게 분노했고 그러다 좌절했고 그러다 수긍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만가지는 넘을것이나 주된 이유는 베낭의 무게와 그로 인한 발바닥의 압력가중으로 심각한 물집이 양발에 생긴 것과 너무도 뜨거운 태양과 물수급 마저 원할하지 못한것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물집은 조금 쉬어주면 낫게 돼 있으나 매일매일 계속 걸으니 회복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계속 악화만 되는 순간들은 분노의 마음이 좌절로 돌아서는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50넘는 세월동안 이번 물집이 준 고통만큼 큰것이 없었으니 지나온 삶이 조금은 편하게 살아온듯합니다. 허나 산이 분노와 좌절의 감정을 그냥 두게 하지는 않았고 이내 모든걸 받아들이는 수긍의 마음을 가지게 되었고 이때는 이미 배낭의 무게도 1/3로 줄었고 발의 물집도 다 나아서 이제는 다시 날아다닐수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면으로는 절실함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살아온 방식데로라면 베낭의무게건 물집이건 계획이 결과로 나오도록 했을것이나 이번은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계획에 못미친 결과를 만들어내고도 즐거운 마음을 가질수 있는 여유를 부리는것이 이번 PCT의 하나의 수확(?) 이기도 합니다.
[ 여러 신발을 테스트후 선택했던 Keen의 NXIS EVO waterproof shoes입니다. 400마일을 넘어서니 바닥이 거의 닳아서 트렉킹능력은 고사하고 잔돌들에도 발바닥을 찌르기 시작했지만 waterproof가 거의 완벽하게 되고 먼지가 전혀 들어오지 않아 게이터와 함께 사용하니 하이킹 내내 냄새안나는 깨끗한 발을 유지 할수 있었습니다. ]
그럼 만고의 죄인인 배낭의 무게를 살펴 보면 basic equip 9.59lb에 total 33.97로 처음 계획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단지 출발 직전에 이것 저것 추가되고 특히 30일치 음식의 양이 엄청 추가되고 거기에 트레일에서 출발직전에 물이 2~3 liter추가됨으로써 50lb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출발 2일째 발바닥이 심상치 않더니 3일째 양발바닥에 대못이 박힌듯한 고통이 시작됐습니다. 세상모든 고통은 집착에서 시작되듯 모든 해방은 집착의 버림에서 시작됩니다. 가지고 있는 음식의 80%를 버리고 마이크로 스파이크, 곰통, 여유분의 옷, 슬리퍼 등등 모든 가끔 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나니 이제 배낭의 무게가 전혀 무겁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 대비는 엄청 럭셔리한(무거움) 텐트와 침낭을 여전히 들고 다니고 있지만 나름 길바닥에서 침낭하나 덮고 자는것보다는 아직은 이 무게가 더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신을 아직도 못차린 것이지요. 20대 애들의 배낭을 보면 일반적으로 다니는 데이 산행의 배낭보다 작은걸 메고 PCT를 날아가듯 앞질러 걸어 갑니다. 이 친구들이 젊어서 빠른 건지 내가 우매해서 느린건지 둘중에 하나일겁니다. 그럼 80%의 음식을 버리고 PCT가 가능하냐? 가능하다가 정답입니다. PCT 코스는 적어도 3일에 한번이상(어떤때는 하루에도 여러번) 산을 넘다 지방국도와 만나게 됩니다. 그중에서 근처에 타운이 있으면 히치하이크(혹은 요즘은 우버)를 해서 타운에 가서 필요한것 resupply를 하고 맥주에 햄버거도 먹고 다시 PCT route로 돌아 옵니다. 즉 3일치 이상의 식량을 들고 바보처럼 다닐 필요가 없는것이지요. 처음부터 모른건 아니었으나 1,000마일 목표의 함정에 스스로 빠져 타운에 나갈 시간도 없이 걷기만 하겠다 생각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매일 걸어여 하는 PCT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려면 배낭의 무게는 20lb이하가 되도록 모든걸 빼고 배낭을 팩하는것이 현명합니다. 여기에 물의 무게가 상황에 따라 2~3liter 추가 됐다 빠졌다하면서 하이킹을 지속하니 별 문제가 없습니다. 백팩킹에서 뭔가 아쉽다면 그냥 계속 아쉬워만 하는게 무거운거보다 훨씬 낫습니다.
[ PCT 계획할 때 배낭의 무게입니다. 33.8lb가 출발할때는 50lb가 됐으니... ]
[배낭에서 내다 버린 많은 양의 음식들, 3일치만 남기고 다 버렸다. 버리는게 사는길이다. ]
그럼 두번째 고통의 주범인 물집, 일반적으로 물집은 피부의 이상 쓸림 혹은 압력으로 표피와 진피 사이에 공간이 생기게 되고 생겨난 공간에 세균의 침투를 막기기위해 림프액이 흘러나와 물주머니를 형성하게 됩니다. 따라서 물집은 가능한 터트리지 않고 그데로 나을때까지 유지시켜주는게 좋습니다. 허나 이는 초기 물집의 상황이고 물집에서 통증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면 이미 감염돼서 내부에서 염증(고름)이 발생하기 시작한 상황입니다. 이때는 가능한 빨리 물집을 터트려 염증인 고름을 빼주는게 좋습니다. 이번에도 가져간 옷핀으로 피고름을 빼내는데 열일 했습니다. 살아오며 많은 물집이 발에 있어 봤지만 이번만큼 고통스런 물집은 없었습니다. 발바닥에 직경 2~3cm정도 크기의 물집이 양 발바닥의 아주 두꺼운 군살 안에 생겨 스스로 터지지도 못하고 내부에서 곪기 시작해 람프액이 아닌 피와 고름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빠지지 못한 고름들은 발에 엄청난 통증을 유발하기 시작합니다. 초기에는 발에 생긴 물집 부위에 힘을 가하지 않고 걷기위해 어정거리다 보니 발 전체와 다리의 근육이 이상하게 사용하게 되어 다리 근육마져 여기저기 아프게 되고 발바닥의 다른 부위마져 새로운 물집이 생기려 하고 원래 있던 물집 부위의 고통은 더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지옥의 문을 열 결심을 하고 진통제 3알을 한번에 먹고 발바닥이 아프던 말던 정상(?)적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지옥을 걷는듯한 당시는 신과 악마의 존재가 생각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냥 대못을 박고 걷는 고통이었지만 그렇게 반나절 이상을 걷고나니 아픔은 극한을 넘어 무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열어본 발은 참담함을 넘어 아주 시원하게 고름이 쑥쑥 나와주는 괘거를 이루었습니다. 그렇게 발의 물집을 최악으로 치닫게 한후 발은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고름을 완전히 빼낸후에는 상처부위를 소독하는게 아주 중요합니다. 저는고름을 빼고 잘 닦아준 후 Neosporin을 발라주는것으로 끝을 냈습니다. 매일 산행을 마치고 텐트에 들어갔을 때와 아침에 산행을 시작할때 발바닥 케어에만 30분이상씩 쓴듯합니다. PCT는 발에게 너무 미안한 액티비티입니다.
세번째 고통은 물이었습니다. 전세계가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뉴스와 켈리포니아의 심각한 물부족 상황을 여름마다 느끼고 있지만 이번만큼 물부족을 뼈져리게 느낀적이 없습니다. 거의 모든 water source는 이미 메말라 물을 얻는다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정말 많이 생각하고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거들떠도 안볼 눈살 찌프릴정도의 꾸정물을 필터링하고 약을 넣어 소독해 마시고 어떤때는 나방 수십마리가 둥둥 떠있는 물도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정수해서 마셨습니다. 그나마 그 물이 없었다면 어떠 했을까 도 생각해 보게 되는 순간 순간들이었습니다. 더불어 물이 없는 구간에 누군가 트레일 엔젤이 갖다놔준 물통덕에 한구간을 살아서 지난적이 한두번이 아니고 정 아니다 싶을때는 몇마일을 내려가 민가에서 물동냥을 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당연시하는 것의 고마움과 누군가의 배려들로 존재하고 있는 세상이라는것, PCT에서만 느낄수 있는 감정이란 생각을 합니다.
[정수해 마신 물중 가장 심각한 물중의 하나입니다. 그래도 필터링하고 소독 알약 하나 넣고 마시니 배탈은 나지 않았습니다. ]
[ Water source는 80%이상이 메말랐으나 곳곳이 트레일엔젤들이 물을 갖다놔줘 그나마 생존이 가능한 구간이 많았습니다. ]
이상 PCT에서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가장 큰 3가지만 말해 봤지만 힘듦이란 항상 상대적인것이라 마음을 다르게 가지면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럼 PCT를 하며 즐거웠던 것은 뭐가 있을까? 이또한 너무 많아 적기가 힘듦니다만 일반 산행이 아닌 PCT만의 즐거움을 적어 본다면…
- 매일 매일 다른 하이킹 코스
-> 지나온 코스는 사막인데 단순한 사막은 아닙니다. 매일매일 3천~1만ft이상의 고도 게인과 다양한 지형, 바위, 식물, 꽃들 그리고 바람과 하늘과 구름과 달과 별, 초기 PCT중에 이클립스를 보는 행운까지….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 하이킹
-> 새벽부터 야간까지 원하는 시간 언제든지 걷다 쉬다를 반복합니다. 떠오르는 태양와 저무는 태양을 보며 달을 보며 그냥 계속 걷는다는게 생각보다 매력적입니다, 낮의 작열하는 태양아래 비실거리다 새벽 1시부터 걷기도 하고 저녁노을 보며 걷다 계속 밤 12시까지 걷기도 합니다
[ 해가 아니라 달이 떠있는 사진입니다.. ]
[ 해가 아니라 달이 뜨는 사진입니다.. ]
[ 요건 물론 해뜨는 사진입니다. ]
-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캠핑
-> 대부분의 장소가 일반인에게는 캠핑금지이나 PCT 하이커에게는 모든게 허용됩니다. 캠핑싸이트에서 자던 아무곳에서 스카우트 캠핑을 하던 자유, 걷다 걷다 발닿는 아무곳에 평평한 곳이 있다면 그곳이 자는곳입니다.
- 하루 24시간 온전히 삶에 대한 고찰
-> 사람이 한 생각을 얼마나 인터럽트 받지 않고 계속 할수 있을까? PCT에서는 하나의 생각을 몇일씩 방해 받지 않고 계속하는것도 몇일씩 아무생각도 안한느것도 그냥 가능합니다. 하루 24시간이 순전히 나를 위해 존재 하는 시간입니다.
-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
-> PCT드레일에서는 하루 최소 한명에서 10명이상의 PCT 하이커를 만납니다. 짧게는 ‘헬로~’에서 길게는 몇십분 얘기하는것까지… 그러다 헤어지고 또 다시 만나기도 하고, 어느순간 앞뒤 트레일상의 정말 많은 사람들과 친구가 돼 있습니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고마운 트레일 엔젤들과의 대화와 히치하이크를 기꺼이 허락해주는 많은 너그러운 사람들… 그들과의 소통이 PCT의 진정한 의미라 해도 과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트레일 상에서 망가지는건 하루면 족합니다. ^^; 트레일상에서 도와준 많은 분들(사진을 같이 안찍은 분들이 더 많습니다.)... 혼자한것 같은 PCT지만 이분들이 없었다면 너무 힘들었을겁니다. 세상은 혼자서 살아 낼수 있는게 아니란걸 새삼 느낍니다. ]
- 다양한 시골 동네에 대한 경험과 맛집 탐방
-> PCT는 단순 하이킹만 하는게 아니라 주변 동네까지 여행하는게 포함된 종합 여행 상품입니다. 트레일을 걷다 주변 타운에 들려 맥주한잔에 햄버거 먹고 또 다시 고독한 트레일을 몇일씩 걷고… PCT만의 매력입니다.
[ Mom's pie에서는 PCT 하이커 임을 증명(?)하면 파이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티를 공짜로 줍니다. 미리 알고가서 공짜 파이를 주냐하니 진짜 줍니다. 아는것이 힘입니다. ^^; ]
[ PCT 하이커들에게 가장 맛있다고 알려진 파라다이스 카페의 버거 ]
[ 실제로 파라다이스 카페보다 더 맛있었던 다른 동네의 버거집]
- 내 몸에 대한 확신
-> 평생 내가 몰랐던 내몸에 대한 고찰을 하게 되고 확신도 하고 의심도 하게 됩니다. 아무 도움이 없기에 믿을건 내 의지와 몸밖에 없고 결국은 확신을 하고 자연에서 계속 움직이며 몸을 만들어가야 하는게 PCT입니다.
- 자연에 대한 겸허함
-> 산의 높이나 거리에 대한 겸허함도 있지만 쏟아지는 태양의 폭염과 몸이 날아갈 정도의 몰아치는 바람과 흙먼지 앞에 인간의 존재의 가치는 여리여리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저 자연에 순응하고 받아들이고 동화되기를 기다리는것이 PCT인듯합니다.
[ 세상 전체가 은빛이었던 묘한 세상 이었습니다. ]
PCT를 걷는동안 나 자신에 대한 재 조명과 지나온 그리고 살아갈 삶에 대한 재 해석(?)을 고민해 보자는 나름 의미있고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시작했지만 PCT를 걸으며 삶에 대한 재해석이고 나발이고 백팩의 무게에 짖눌리고 발바닥의 물집의 고통과 작열하는 태양의 어질함과 물병의 물이 다되기전에 물을 찾아야 하는조급함의 현실앞에 바둥거리기만 한듯합니다. 마치 지난 살아온 날들의 현실적 모습처럼… 마이크 타이슨이 한말이 생각났습니다. “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하지만 그 바둥거리는 와중에도 되려 자연속에 삶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많이 담아내고 50년간 지친 몸과 마음에 또다른 충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듯합니다.
이제 겨우 2661마일중의 1/5을 한 PCT section 하이커이지만 내년에 진행할 또다른 한달이 벌써 기대되기 시작합니다. 내년에는 좀더 스마트하게 시작하고 끝낼 수 있을것 같은 자신감이 지금은 있는듯 합니다. 이렇게 고생(?) 스러운 PCT지만 누구든 PCT를 시작하려 한다면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데이산행이나 백팩킹에서는 전혀 느낄수 없는 상당히 깊은 멋을 PCT에서 느낄수 있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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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죠? 세상 심각한 일들도 생존의 문제 앞에서는 공염불에 불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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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이제야 후기를 읽게되네요. 많이 기다렸습니다. 다음글이 맘에 와 닿아 개인적으로 복사해놓았습니다.
“ 산이 분노와 좌절의 감정을 그냥 두게 하지는 않았고 이내 모든걸 받아들이는 수긍의 마을을 가지게 되었고..세상모든 고통은 집착에서 시작되듯 모든 해방은 집착의 버림에서 시작됩니다. 백팩킹에서 뭔가 아쉽다면 그냥 계속 아쉬워만 하는게 무거운거보다 훨씬 낫습니다. 지옥을 걷는듯한 당시는 신과 악마의 존재가 생각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평소 당연시하는 것의 고마움과 누군가의 배려들로 존재하고 있는 세상이라는것, 힘듦이란 항상 상대적인것이라 마음을 다르게 가지면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PCT에서만 느낄수 있는 감정. PCT에서는 하나의 생각을 몇일씩 방해 받지 않고 계속하는것도 몇일씩 아무생각도 안한느것도 그냥 가능합니다. “Everyone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그저 자연에 순응하고 받아들이고 동화되기를 기다리는것이 PCT인듯합니다. ….”
저도 이 나이에 PCT 도전한다면 웃겠지요. 그러나 하고싶은 열정은 하늘을 찌릅니다. 후기 모든 분들에게 정말 좋은 정보가 되고 있습니다.
질문1: 10분에 한번씩 위치신호를 보내셨다는데 이부분을 자세히 설명해주시고, Solar panel cells 이 유용하게 작동하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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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엄마/아빠 따라온 유치원/초등 세자매도 있었고 70이 넘은 PCT참가자도 세분 만났습니다. 그중 한 분은 베이에리어에 사시는 리타이어하신분인데 크릭을 찾았다고 빅터를 외치며 천진하게 뛰어 오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PCT는 그저 도전이고 해보는 것이지 나이와 무관한듯합니다.
제가 사용한 위성통신 장치는 가민 Inreach mini로 사용하는 요금제에 따라 다양하게 옵션이 있습니다. 세가지 요금제 옵션중 중간 이상을 선택하시면 본인의 위치를 실기간으로 10분마다 지정된 웹상에 브로드케스팅해 줍니다. Expedition 요금제를 선택하시면 2분마다로 세팅 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 싸이트를 보시면 제가 지나온 트렉을 실시간으로 브로드케스팅해 준 결과입니다. 지금은 패스워드를 풀어서 모두 볼 수 있지만 패스워드를 세팅해서 지정된 사람들만 보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 https://share.garmin.com/share/reshape
장기간 backcountry에 가실 계획이라면 Solar panel은 실제로 아주 유용합니다. 단 모든 건 짊어져야 하는 무게이니 3일 이내라면 고용량 배터리 하나 충전해 가시는 게 좋고 4일 이상이라면 솔라패널을 생각해 보심도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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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길벗님의 단독주파로 JMT 가 모두에게 전염되는 사례가 있었는데,
새로운 epidemic 을 유발 할거란 느낌을 받습니다. 무사귀환을 축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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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슬로우 하이커로 즐기며 천천히 가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같이 시간에 쫓겨 전투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누구든 참여 가능한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란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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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에도 Slow hiker로 도전해볼수있다고 격려해주셔서 힘이 납니다. 2년후 은퇴하면 Bucket list에 조심스럽게 올려보겠습니다. 질문2: 밤에 혼자 외로이 잠을 잘때 무서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날짐승, 들짐승들을 만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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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움을 안타기에 밤에 잘 때 무서운적은 없습니다. 다만 새벽 한시부터 걸은적이 몇번 있는데 마침 한번은 그믐에 약간 음습한 지역을 지날 때가 있었는데 그때 조금 뒷덜미에 서늘한(?) 기운을 느끼기는 했습니다. ㅎㅎ
날짐승은 이쁜 새도 많았고 뜨거운 태양이 작열 할 때는 영화처럼 머리위에서 독수리들이 빙빙 돌기는 했습니다. 날짐승이 아니라 들짐승을 의미 하신 것 같은데 들짐승을 만난 적은 없지만 한번은 저녁 10시까지 걷는데 카요리가 주변에서 하도 따라오며 울어데는 듯 해서 적당히 텐트치고 잔적이 있는데 마침 근처에 오리 농장이 있었는지 카요리와 오리 사람 소리까지 아주 요란한 밤을 보낸 적은 있습니다. 지나고 보니 아마도 오리 덕분에 제가 안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때는 약간의 위험성이 느껴져 만약을 대비해 나이프와 날카로운 야전삽(똥삽)을 머리맡에 두고 잠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외에 방울뱀은 하루 몇마리씩은 만났습니다. Section A-E는 아직 southern California 사막구간이라 곰은 없는 지역이라 곰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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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댓글 감사 드립니다. 오가닉님과 상담을 해봐야겠네요^^ 뭐 맛난 버거 떄문이라도 반드시 가봐야 겠네요 좀더있으면 Elon Musk 의 Star Link 가 세계를 cover 하게 될테니 위치추적문제도 개선이 되리라 봅니다. 오가닉님과 함께 icy cold beer meeting 한번 하십시다. 희망의 meeting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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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하고 생생한 후기 덕분에 많은걸 이해하고 생각해보는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이 짧은 일부분의 기록으로도 이 정도인데 한달이란 시간의 여정이 감히 상상이 안되네요. 이렇게 시간을 할애해서 나눠주신 경험담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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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간의 길이만큼 많은 재있는 스토리들이 묻어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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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님 생생한 후기 여러번 읽고 또 읽었어요
아무일 없이 건강히 돌아오심 축하드립니다 .물집과 고름으로 발의고통을 이끌고 그 시간들을 이겨내시고 신발 사진이 말해주네요.
거창한계획 고민 생각들이 현실앞에선 의미가 없다는 말에 공감이 가구요. 자연앞에선 한낱 연약한 존재임을 .. 또 혼자는 할수없고 살수없다는 깨달음의 후기가 맘에 와 닿아요.전 5/27~6/2 하이씨애라 쪽에서 백패킹했는데요 걸으면서 걷고계실 빅터님 생각도 났지요 몇일하는것도 힘든데 어떻게 한달을 ...ㅠㅠㅠ 암튼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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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하이씨에라는 한창 좋을 때라 엄청 멋진 백팩킹이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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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는데 아름다운 절경과 Hamilton lake 은 잊을수 없는 추억이 돼었어요. 내가 해냈다는 뿌듯함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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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게 읽어내려갔습니다.
글자 하나하나에 그간의 생사고락이 다 묻어나는듯합니다.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것을 스스로 얻으셨을듯합니다.
진심 수고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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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간의 도전과 보람의 산맥의 길을 타고 오심을 축하 드립니다.
아마 제가 알기로는 저희 산악회에서 PCT 등반을 처음으로 시도하신 분인 걸로 압니다. 이점도 치하해 마지 않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어제 마치고온 4박5일 백팩킹도 도전의 연속이었는데, 30여일 기간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백팩의 무게를 줄이는 게 첫번째 관건이라는 것을 이번에 절절히 느끼고 왔는데데, 그 것을 마침 언급해 주셨네요.
치룬 댓가와 얻은 것, 그리고 산행 중 겪은 여러 에피소드 등을 자세히 기술해 주셔서 실감나게 후기를 잘 읽었습니다.
겪은 체험 만큼이나 소중하게 생생한 기록으로 남겨 주셔서 앞으로 저 뿐만 아니라 여러 분들의 많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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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역사적인 후기 잘 봤습니다
3일 정도 거리의 식량 재공급 가능과 Trail Angle의 식수및 도움 서비스등 새로운 정보는 놀라운 힘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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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 Angel이 갖다놓은 식수가 정말 도움이 되겠네요. 전 물 떨어지고 배고프면 아무것도 못하는데... 솔직히 여건이 되어도 이런 극한 산행은 안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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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T 밤 하늘 사진으로 우리는 모두 별의 후예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탄소 산소 질소 같은 모든 원소들은 별의 핵융합과 초신성 폭발에서 만들어져서 나온 말이죠.
별의 찌꺼기인 우리가 별을 바라보게 된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후기로 PCT의 단면이나마 살짝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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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걸 하지는 않았는데 많은 격려 감사드립니다.
휘엉청한 보름 달빛 아래 시작해 보름달이 월식으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순간에도 걷고 있었고 보름달이 어느 순간 완전히 사라지는 그믐에도 손톱만 해지는 초생달 일때도 그 밤을 계속 걷고 있었던 듯 합니다. 인간이 두발로 걷고 있다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가장 경이로운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숨이 턱턱 막히는 한낮의 태양 아래서는 잠시 폼 메트리스만 깔고 한잠을 자기도 했고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한 달빛 아래 혹은 광풍에 모래 먼지 몰아치는 그믐 밤에는 잠자기를 포기하고 어둠 속을 밤새 계속 걷기만 하기도 한듯합니다.그곳이 산이어서 좋았고 가끔은 세상으로 나올 수도 있었지만 와일드한 오지에서 자연과 함께 더 오래 같이 해서 좋았던 듯합니다. 그저 의지 데로 걸을 수 있다는 게 행복이란 생각을 합니다.
이미 PCT중에 빠졌던 살은 단 몇일만에 원상으로 돌아온지라 비포 vs. 애프터 사진의 비교 의미는 이제 없을듯합니다. 그나마 PCT중에 찍었던 사진으로 거지가 돼가는 과정을 남겨 봅니다. 두번째 사진이 3일째인걸 보면 알반 산행 대비 5배 이상의 땀과 먼지를 뒤집어쓰는 사막 산행에서는 거지가 되는데 하루면 족한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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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이 산이어서 좋았고 와일드한 오지에서 자연과 함께 더 오래 같이 해서 좋았던 듯합니다. 그저 의지 데로 걸을 수 있다는 게 행복이란 생각을 합니다.” – 멋진 말입니다. 산이 좋아서 자연과 함께하고 이것이 행복이라. 이말을 들으니 더 도전하고 싶습니다.
질문3) 3박4일 50마일정도 짧을 구간별로 PCT trail을 할경우 나중에 어떻게 인정을 받습니까? 그리고 어느 기관에서 인정서를 발급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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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질문이 있으신 오가닉님 ^^; PCT는 본인이 책임을 지며 스스로 하는 것 이기에 그 완료를 누가 인정해 주는 것은 없습니다. 중간중간에 로그북에 본인의 자취를 남기기는 하지만 공식적인 것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건 PCT를 두번이나 완주하신 EB님이 추가 답변을 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 https://www.pcta.org/discover-the-trail/day-and-section-hi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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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빅터님~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처음 PCT를 하신다고 할 때... 저 힘든 걸 왜 하실까? 하는 의문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감동적인 후기를 읽어 내려 오면서 울컥 하는 감동과 함께 나도 해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저도 미쳐 가나 봅니다.사실 어제JMT 구간 Bishop Pass부터 Reds Medow 까지 6박7일에 백팩킹을 마치고 돌아와서 빅터님의 후기를 읽어서 그런지 눈물까지 나며 마음 한구석에서 나도 해 보고 싶다는 강한 욕망이 일어 나네요. 멋진 후기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자세한 정보도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것입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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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빅터님은 PCT 하시는분 얼굴 같지 않아요~ 사진 보면 너무 깨끗하고 말끔하셔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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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글과 사진 너무 아름답습니다. 정말 대단한 경험을하신 빅터님 부럽고 글을읽는 내내 고통과 감동이 느껴지는듯 하네요 정말 대단 하시고 축하드립니다 !! 아름다운글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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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PCT 맛보기로 2박3일을 8월중에 계획하고 있습니다. 어느 구간이 경치도 좋고 너무 힘들지 않을까요? Yosemite, Sequoia or Lake Tah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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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T를 잠시 경험해 보자하면 하나의 섹션(around 100mi)을 한번에 완주에 보실걸 권해 드립니다. 2~3일짜리 코스는 그냥 짧은 백팩킹이지 PCT의 맛을 경험하시기는 힘드리라 봅니다. 예를들어 얼마전 다녀온 Rae lake도 PCT와 JMT route가 겹치는 구간이나 그곳을 다녀왔다해서 PCT를 맛봤다고는 할수 없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PCT section은 씨에라쪽을 선택하신다면 말씀하신 경치는 최상을 경험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section G, H, I가 씨에라 구간이니 이중 선택하셔도 좋고 아니면 어느 섹션을 선택하셔도 후회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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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T에 흥미를 갛고 있는 1인 입니다.
진행하신 구간중 hitch hiking 을 한구간이 있으셨는지요.혹 있다면 그구간은 어디였는지요.
Water sources 중 그물공급을 받았던 지점을 알수있나요.
( volunteer 병물 공급지점 포함 creek 혹은 spring등 모든 water source)
댓글 가능 하시다면 도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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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T에 관심이 있으시다니 계획해서 꼭 하시길 응원합니다.
PCT중 히치하이킹은 구간을 진행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PCT 하이킹중 물품을 리써플라이 하거나 샤워나 런더리를 위한 휴식을 위해 잠시 트레일을 빠져 나와 근처의 타운으로 빠르게 갔다오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됩니다. 히치하이킹은 성공할 때도 있고 많은 경우 타운까지 몇마일을 그냥 걸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려 PCT는 자동차 도로가 아닌 산악 트레일을 걷는 것이므로 PCT의 어느 구간을 자동차로 이동하지는 않으며 히치하이킹은 단지 TH에서 타운으로 이동 했다가 볼 일보고 다시 빠져 나왔던 TH로 돌아오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므로 특정 구간을 한정해 말씀 드릴 수는 없습니다.
Water source에 대한 정보는 공식적으로 https://pctwater.com 에서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됩니다만 보기가 힘들어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실제 PCT 하이커는 farout이라는 유료 앱을 사용합니다. 이 앱에서 PCT trail route를 구매하시면 진행하는 구간의 water source 지점과 camp site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있고 실제 사용자가 지나며 현재 water source 상태를 댓글로 업데이트 해주고 있으므로 살아있는 가장 최근의 정보를 취하실 수 있어 PCT를 하신다면 이 앱을 통해 water source에대한 계획을 하며 나아 가실 수 있습니다. 물론 시간이 좀 지난 댓글이 있는 많은 water source가 5월을 넘어서 가뭄이 급격히 진행되면 앱의 정보와 현실의 물 상태는 많은 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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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님,
갱년기로 삶이 시큰둥한 저로썬 PCT에 대해 굉장한 의미를 찾아 열시미 읽어 내러갔더만 이 부분에서 빵 ~ 터졌어요. 웃으면 안 되는데 ㅎㅎ
"PCT를 걸으며 삶에 대한 재해석이고 나발이고 백팩의 무게에 짖눌리고...... . 발바닥의 물집의 고통과 ...... 물병의 물이 다되기전에 물을 찾아야 하는조급함."
수고 많으셨습니다. 진솔한 후기도 감사합니다.
내년에 더 잘 하실꺼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