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한번은 들어보셨을 유명한 곡입니다. 작곡 당시에는 연주불가능 판정을 받았을 정도로 어렵다고 했지만 지금은 웬만하면 연주할 정도로 일반화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번에 걸었던 5개 호수 코스가 그렇습니다. Thousand Island Lake 왕복도 그랬지만, 5대 호수 코스는 거리, 고도, 난이도가 모두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는 어려운 코스여서 백패킹으로만 다녔던 코스입니다. 이제는 베산에서 중급 이상 하이커라면 누구나 도전해볼만한 코스로 일반화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의 후기는 기전체로 서술하겠습니다. 양해 구합니다.
우리 이러고 놀았습니다. 아무도 없었거든요. 이장님, 장비님, 민트님이 애그뉴 그룹캠프장 3 개를 몽땅 잡아버려서 주위에 우리말고 아무도 없죠. 거기다 첩첩산중이라 아무리 떠들어도 노 프라블럼. 소암님 본부중대에서 빨강물 쏘시는 바람에 얼굴들이 죄다 뻘개졌죠. 유튜브가 터지니깐 디스코 팡팡때리죠. 모닥불 열기에 분위기도 뜨겁죠. 아니놀지는 못허리라... 차차차.
요거이 뭔 호수인지는 이제 다들 아시지요 ? 앤셀 아담스 할배도 가넷 예쁜건 알아가지고 구름이 멋지게 폭발했을 타이밍에 셔터를 누르셨습니다. 역시 따우전 보다는 가넷입니다. 헴헴.
16일 아침 08시 가넷으로 먼저 오를 팀을 뫼시고 빡센 오르막으로 시작했습니다. 네발 바위 구간 언덕을 척, 오른 후 산행 시작 2 시간만에 눈앞에 펼쳐진 가넷의 자태. 뭐, 말이 필요없었습니다. 자연이 주는 감동의 끝을 보셨을 겁니다. 가넷의 속을 좀더 잘 볼 수 있는 JMT 길 옆 바위 언덕에서는 모두가 사진사가 되고 모델이 되었습니다. 아 ~ 이보다 더 좋을 순없다. 오르막 위에 갑자기 펼쳐진 가넷이 아름다운 여인(미인)이었다면 JMT 언덕 위 가넷은 예쁜 여인(가인)이었습니다. (미인과 가인은 오래 전에 제가 올린 글을 찾아보세요.)
고개를 넘으니 천섬에서 넘어오던 팀이 올라오고, 우리는 내려가고. 요렇게 중간에서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물어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이윽고, 루비호수가 남색 물빛을 뽐내며 산봉우리에 기대서 비스름히 누워 있었습니다. 뭔가에 기대어 있는 여인은 매력이 뿜뿜.
나폴레옹 재위 때 프로퍼겐다로 이름 날리던 쟈크 루이 다비드의 작품 마담 레카미어입니다. 루비 레잌하고 뭔가 비스름....
에메랄드 같지 않은 에메랄드 호수를 지나 야트막한 언덕 아래 드뎌 여러분들이 고대하는 따우전 아일랜드 호수가 그 위용을 드러내주었습니다. 배너 픽이 만들어낸 앤셀 아담스 윌더니스의 스타 플레이어 드디어 그 장관 앞에 선 모두들 얼음이 되었습니다. 아, 말은 정확히 해야되니깐, 셔터 앞에서 얼음이 되었습니다. 왁자지껄 떠들다가도 사진찍는다고 하면 조용~~ 해졌습니다. 그렇게 천섬 보고 리버 트레일로 하산.
17 일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 르네상스 초기 작가 마사초가 그린 성삼위일체. 최초로 원근법을 사용했다고 알려졌습니다. (Giorgio Vasari)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 아티스트가 하는 일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5대 호수 투구코스를 데이하이킹으로 제시하신 이장님은 산행 아티스트라고 불러드리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통념을 깨셨습니다. 세어보니 이장님 팀 13, 동사님 팀 3, 합쳐서 16 분이 투구 코스 (마우이 섬을 닯았으니 마우이 코스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마우이 코스를 해내셨으니 우리는 또하나의 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아침에 제리님과 두 예쁜이들 민트님을 모시고 앞장서서 출발하신 산천, 초목, 눈사람님을 좇아 부지런히 길을 나섰습니다. 섀도우 레잌의 소나무 오솔길이 예쁜 것도 모르고, JMT를 지나 Ediza 올라가는 숲길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올랐습니다. 드디어 이다이저 끝 아이스버그 오르막 삼거리에서 모두 만났습니다. 산천님과 내기를 했습니다.
팹 : 이거 아이스버그까지 거리가 0.5 마일 정도니깐 30분이면 갑니다.
산천님 : 지도보니 1마일이 넘으니 한 시간이 넘게 걸립니다.
팹 : 거리는 모르겠고 (깨갱), 30 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쉬엄쉬엄 35 분만에 아이스버그에 도착했으니, 팹이 이겼습니다. 거리는 모르겠다 이상.
저멀리 세실 호수 언덕에 보일락말락 여러개의 점들이 꾸물꾸물 거리는 것으로 보아 이장님 팀인거 같습니다. 에헤라디여,,,,,,
바람이 세차게 불고 쌀쌀해서 호숫가 언덕 위 아늑한 나무 아래 캠핑자리에 상을 펴고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이장님 팀과 산천님을 먼저 보내고, 팹은 좀더 기다렸다가 동사님 팀과 만나서 함께 하산했습니다.
하산 후 벌어진 쫑 파티는 미국에서는 해보지 못한 강남스타일 파티였습니다. 와인이 나오고, 푸짐한 고기와 각종 안줏꺼리, 음악과 수다, 즐거움이 어우러진 우리만의 놀이마당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사고없이 행복하게 마무리해서 좋습니다. 음식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분들 산행 리더분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42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잊지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였습니다.
내년에 또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