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박 4일의 Agnew 캠핑 때 있었던 어느 데이 산행의 후기입니다.
데이 하이킹: 5 Lakes including Minaret, Cecile, Iceberg, Ediza, and Shadow
일시: 09/17 (토)
시간: 08:45 - 18:30 (9시간 45분)
거리: 17 마일
고도게인: 3300 피트
참석: 페트라, 초록, 동사 (3명)
세부 진행 시간 (호수 도착 기준은 수면과 같은 고도가 되었을 때)
08:45 산행 시작
12:10 미나렛 도착
14:00 세실 도착
15:10 아이스버그 도착
15:50 이다이저 도착
16:55 세도우 도착
18:30 산행 종료
Ansel Adams에 있는 5개의 호수 Minaret, Cecile, Iceberg, Ediza, Shadow를 연결하는 트레일로 하이킹을 다녀 왔습니다.
우리 보다 2 시간 정도 먼저 출발한 이장님 팀과 같은 코스로 진행을 했고요.
2 년전에 Ediza와 Iceberg 까지만 보고 Cecile과 Minaret은 가보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는데 이제 그 원을 풀게 되었습니다.
트레일 헤드에서 미나렛까지는 7마일 거리로 7500 피트에서 시작해서 9800 피트까지 단조로운 코스가 진행이 됩니다.
미나렛에 가까워 지면서부터 볼거리가 나타 납니다. 여러 가지 형태 픽들이 360도에 걸쳐 파노라마를 연출하는 장관이 이루어집니다.
그 픽들을 보고 있자니 그 장엄함에 압도가 되어 탄성이 저절로 나오네요.
그럼 이제부터 호수별로 걸어 갑니다.
1. 미나렛 (Minaret)
그 장엄한 픽들을 감상하면서 길을 재촉 하니 거기에 둘러싸인 호수가 모습을 드러 내는데 여기가 미나렛입니다.
영롱한 빛을 반사하는 검 푸른 물이 우리에 시선을 사로잡아 잠시 넋을 잃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빨리 걸으시던 두 여인도 걷는 것을 까먹었는지 그저 호수만 바라보면서 연신 감탄사를 읊어 냅니다.
그런데 마냥 이렇게 신선 놀음 할 때가 아닌지라 길을 재촉하여 다음 호수로 향합니다.
2. 세실 (Cecile)
미나렛에서 세실로 가는 길은 아주 급한 경사를 올라가야 하는데 (전 구간 중 가장 경사가 큼) 비록 거리는 0.3 마일 밖에 되지 않지만 꽤 힘이 들었어요.
정상에 오르니 한 눈에 호수의 전경이 들어 오면서 또 하나의 그림이 펼져 집니다.
곳곳에 남아 있는 눈과 뽀족한 픽들과 바위 및 작은 돌들로 둘어 쌓은 여기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듯 오랜 시간이 응축 되어 있습니다.
조심스레 손을 물에 담가서 그 억겁의 시간 속에 하나의 찰라를 만들어 봅니다.
그런데 트레일이 안보입니다. 크고 작은 바위들만 있으니 길이 있을 수가 없지요.
올트레일로 방향만 잡아서 바위 위로 길을 재촉합니다.
바위 위로 걸어 가니 걷기가 상당히 불편 했는데 다음 호수로 내려가는 길에 비하면 여기는 꽃길이었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했지요.
큼직한 바위들 사이를 걸어 가는 것은 그래도 안전한 편입니다. 왜냐하면 바위들이 고정이 되어 있어서 그냥 밟고 지나가면 되니까요.
3. 아이스버그 (Iceberg)
세실 호수의 오른 쪽으로 길을 잡아 반대편으로 도착해서 아래를 보니 아이스버그가 그 웅장한 자태를 보여줍니다.
2년 전에는 반대편으로 왔었는데 (이다이저 쪽에서) 그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줍니다.
그런데 여기는 바람이 무척 강하게 불어서 서 있기 조차 힘이 드네요. 더구나 아주 큰 바위들만 있어서 바위와 바위를 넘어 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올트레일로 길을 보지 않고 대충 짐작으로 길을 살펴보니 경로가 만들어져 보입니다.
그런데 내려 가는 경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페트라님께 그 길을 설명하고 먼저 내려가시라고 했어요.
그런데 얼마 안가서 보니 더 이상 진행을 할 수 없는 낭떠러지만 나오네요.
초록님이 먼저 말씀을 꺼내서 이 길은 아닌 것 같다고 하셨고 저도 같은 생각이 들어 가장 선두에 있는 페트라님께 다시 올라 오시라고 했습니다.
급경사 위로 올라가니 거센 바람을 제 등을 미는데 길은 보이지 않고...
여기서 아이스버그로 내려가는 것을 포기하고 왔던 길로 다시 돌아가야 하나 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뇌리를 스칩니다.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 밑에서 어느 하이커가 위로 올라 오고 있는 것을 보니 그 쪽으로 길이 살짝 보입니다.
그래서 다시 올트레일스를 보니 거기에 있는 데로 가야만 했었어야 하는 것을 비로서 인지 했어요.
그런데 그 길로 가려면 다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가 않았고요.
이 때 페트라님 먼저 내려가서 올트레일 길로 가는 방향을 잡으셔서 저와 초록님이 따라 갔습니다.
그리고 이때 저멀리 아이스버그 끝자락에서 먼저 출발한 어느 분이 우리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들었어요.
그러자 갑자기 맘이 편해지고 안도의 긴 숨이 나오더군요.
잠시 숨을 고른 후 올트레일스 길을 따라 갔습니다. 그런데 보이는 길보다 안보이는 길이 더 많아 경로를 상의 하면서 앞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작은 돌들도 많이 있는데 이 것들은 고정이 안되 있어서 미끄러질 위험이 있어요.
조심 조심 한 걸음 한 걸음 씩 가다보니 드디어 아이스버그 반대 편 쪽에 도달 했습니다.
여기에는 팹님과 파랑홀릭님이 저희를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팹님 팀은 우리와 반대 편에서 출발해서 여기서 만나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점심을 먹고 커피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어요.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따뜻한 바위 위에 몸을 실으니 여기가 무릉도원이 아닐까 생각도 듭니다.
4. 이다이저 (Ediza)
팹님팀과 같이 길을 잡아 이다이저로 향했습니다.
전에 왔을 때 이다이저에서 아이스버그로 가는 길이 꽤 길었다고 기억을 하고 있는데 지금은 금방이네요.
앞의 세 호수와는 다르게 이다이저는 포근하고 따뜻한 인상을 줍니다.
아마도 호수 주위에 있는 푸른 나무들 때문이지 쉽습니다.
이다이저에는 푸른 초원이 있습니다.
2 년전에 팹님과 고인이 되신 켄님과 함께 여기로 백패킹을 왔고 이 자리에서 같이 사진을 찍었었어요.
지금은 팹님과 단 둘이서 사진을 찍으려 하는데 갑자기 눈을 못 뜨겠어요. 눈물이 시야를 가려서...
그래도 티 안나게 꾹 참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5. 세도우 (Shadow)
다시 길을 재촉하여 두 팀이 같이 이동을 했습니다.
고도가 상당히 낮아져서 이제 길 사이로 나무도 제법 있고 길도 참 좋습니다.
대략 2.5마일을 걸으니 세도우가 나타납니다.
여기는 마치 고향에 온 듯 편안하고 포근한 어머니 품에 안긴 듯한 느낌입니다.
자주 보던 호수처럼 주위는 나무로 둘려 쌓여있고 저 멀리 뒤에 그 픽들이 보입니다.
산행을 시작하지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이제 남은 길을 서둘로 마져 끝내야 합니다.
여기서 부터는 트레일 종점까지 부지런히 걷기만 합니다.
해가 뉘엇뉘엇 합니다.
온몸이 피곤하며 발이 무겁습니다.
하지만 뭔가를 해냈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습니다.
이윽고 트레일 종점에 도착하니 일부 본대 분들의 얼굴이 보입니다.
자주 보는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반가웠던지...
* 노트 (이번 산행을 통해서 특별히 느낌 점)
(1) 높은 고도에서 장거리 산행을 할때는 최대한 배낭을 가법게 하세요.
몸이 가벼워야 속도도 나고, 경사가 높은 지역을 쉽게 올라 갑니다.
미나렛에서 세실로 가는 급경사에사 백패킹 팩으로 간다고 상상을 해 보니 아찔합니다.
(2) 산행 경로를 미리 잘 숙지 하십시요.
한 예로, 세실에서 아이스버그로 내려가는 급경사는 아주 위험합니다.
이런 바위 길을 대충가려고 했다고 너무 위험해서 산행을 포기하고 되돌아 갈까도 생각했었어요.
(3) 작은 돌이나 흙이 포함된 길은 아주 조심해야 합니다.
경사가 심하면 미끄러지기가 쉬워서 아주 위험합니다.
두 손을 같이 써서 최대한 안전하게 가야 합니다.
동사팀 3인
팹님팀과 조인
꿀맛 같은 휴식
다시 선 그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