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bama Hills 탈출기 (03/02~ 03/03/2024)

2024년 3월 3일 일요일   쾌청

살아났다! 새벽에 텐트 밖을 내다보니… 오마이갓!!! 이런 멋진 광경이 있을까? 반달이 높이 떠있고.. 하얀 Sierra 산맥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와! 역시 우리는 여기에 잘 왔다. 지난밤 고생을 이렇게 보상을 받는 것이다.

오겡끼데스까?

お元気ですか？

신난다. 힘이 솟는다. 역시 저 '어머니 자연'이 우리 몸에 에너지를 듬뿍 넣어주는 기분이다. 

밤새도록 잠을 못 이룬 산님도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고..

온광님은 기쁨으로 붉게 상기된 얼굴을 보여준다. 멋진 하얀 자켓이 설산과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리며,

바로 앞 골짜기에서 No 2를 해결한다. 이런 멋진 풍경을 보면서 생리현상을 해결하다니.. 더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

​​​​​​​와! 드디어 Mt. Whitney 가 얼굴을 내밀고있다. (화살표)

​​​​​​​우리는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 돌밭 dirt road로 용감하게 도전한다.

​​​​​​​'Mercedes Benz ML430'의 강력한 엔진 위력을 보여준다. 이때 온광님은 의욕이 넘쳐 뾰족한 돌밭길인데도 속도를 낸다.

​​​​​​​왼쪽 암석은 한 처녀가 님을 그리워하며 깊은 슬픔에 빠져 벽에 기댄 듯해 보인다. 

​​​​​​​Moffat Ranch 평야의 모습. 하늘에 서서히 렌즈구름이 형성되고있다.

​​​​​​​빨간색 화살표에서 본 Moffat Ranch 평야와 왼쪽으로 기라성 같은 고산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

​​​​​​​접시모양 구름이 저 멀리 몇개가 생성되고있다. 특이한 기상조건이 만드는 자연의 예술작품. Lenticular clouds

​​​​​​​강풍에 모자를 잃어버린다. 너무 많은 돌덩어리들 때문에 찾을 수 없다.

​​​​​​​큰일이 났다! OMG! 앞바퀴가 펑크 났다는 온광님 말에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다. 이 험악한 오지에서 어떻게 탈출하려고?… 별의별 생각이 다 난다. 견인차가 여기까지 올 수는 없고. 방법은 딱 하나. 어떻게 해서든지 Spare tire로 빠져나와야 한다.

​​​​​​​온광님의 자동차 정비기술 (49대 중고차를 고친 경험자) 이 빛을 발한다. 그러나..

​​​​​​​땅이 견고하지 않아 비상용 Car Lift가 땅에 묻혀버린다. 돌을 쌓아도 돌마저  뽀개진다.

​​​​​​​이렇게 진땀을 흘리기 1시간. 온광님은 새로운 지지대 구멍을 찾아내어 무거운 차를 들어올리는데 성공한다. 이런 최악의 조건에서도 온광님은 차분하게 해결해 나가는 강한성격의 소유자다. 역시 해병대출신은 다르다.

차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산님과 Organic은 걸어서 탈출한다.

​​​​​​​탈출을 하면서도 나의 눈은 저산들에서 뗄수가 없다. 삐걱거리는 차창밖으로 멋진 Mt. Whitny가 우리를 위로해준다.

​​​​​​​Alabama Hills and Mt. Whitney 는 서로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걸작이다. 그래서인지 서부영화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와중에도 Mt. Whitney는 그 위용을 보여주고있다. 14,500ft (4420m).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산. 저 산을 2015년에 올라가본 나는 스스로 대견해하고 베산회에 고마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백두산 2744m, 한라산 1947m, 후지산 3775m. 몽블랑 4808m, Cuzco in Peru 3399m. Minarets Lake 12,270 ft (3,740 m)

​​​​​​​아마 이 돌길에서 타이어가 평크난 것같아 더 조심스레 내려온다.

​​​​​​​Spare tire 만으로 조심스럽게 오지에서 탈출하지만 100m도 못가서 이 타이어마저 펑크나고 만다. 방법이 없다. 그냥 평크난대로 달리는 것 밖에..

​​​​​​​Spare tire 도 날카로운 돌사막길에서는 펑크나는 것이 당연하다. 완전히 갈기갈기 찢어진 상태다. 지나가는 차량들이 서서 물어본다. 도움이 필요하냐고… 창피하기도 하고…

오늘의 수훈갑은 역시 온광님. 저기서 AAA와 Deal을 하고있다. ​​​​​​​

​​​​​​​한시간만에 도착한 견인차. AAA Insurance 를 가지고 있으면 우선 운전하면서 안심이 된다.

​​​​​​​AAA Towing Service Insurance는 오지탐험 Drive에서 꼭 갖춰야하는 기본준비물이다.  

​​​​​​​AAA 견인차가 도착했다. 우리가 원하는 170 miles 떨어진 ​​​​​​​Bakersfield 로 가자고 하니깐 이 운전자는 안된다고 잡아뗀다. 오히려 정반대 방향인 Bishop으로 가겠다고 한다. AAA Policy에는  "1 tow up to 200 miles, and the remaining 3 tows up to 100 miles per incident" 라고 되었는데 현장에서는 무시되고있다.

그러나 거꾸로 Bishop으로 차를 견인한 이 운전자 덕분에 우리는 기가막힌 Sierra Nevada 설경을 볼수있었다. '새옹지마(塞翁之馬)' 인지모르지만…

​​​​​​​여러겹의 렌즈구름 (Lenticular clouds) 이 우리의 비상사태를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구세주 같아 보인다. 이런 렌즈구름현상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우리는 온광님의 기지로 Bishop에서 Monterey 까지 450 Miles를 Tire Sealant For Slow Leak 와 Car Airpump 로 돌아오는데 성공한다. 수시로 타이어 안에 Tire stop-leak 액체를 집어넣고 Tire air pressure 35에 맞추면서 조심조심 달린다. 물론 Flat 된 앞바퀴를 뒤바퀴와 교체해서 전복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면서 온다. 온광님의 비상사태 대처능력에 놀라움과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오지에서 Flat tire될 경우 바로 이런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정말 기쁘다. ​​​​​​​  

오른쪽 끝부분이 Mammoth Lake. 아! 저기에 Minaret and Cecil Lake 가 있는데… 2024년엔 또 가볼 수 있을지?

​​​​​​​정말 기쁘다. 집에 갈수있어서..  온광님은 바퀴 바람이 서서히 빠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서행운전을 한다.

​​​​​​​정말 기쁘다. 우리는 저 황홀한 광경을 감상하면서 오늘의 에피소드를 되새겨본다.

아직도 정상에서는 강풍이 일고있는 듯 눈발이 구름처럼 날리도 있다.

​​​​​​​이런 좋은 환경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어 먹고있는 저 소들은 소들 중에서 가장 행복한 California Happy Cow일 것이다.

​​​​​​​저 산 넘어가 바로 Fresno,  Sequoia & Kings Canyon National Parks. 직통으로 가면 Monterey에 3시간이면 도착하는데.. 밑으로 돌아서 가게 되니 9시간이나 걸린다.

정말 기쁘다. 그렇지만 아쉽다. 한 살 더 젊었을 때 저 아름다운 Sierra Nevada를 관통하는 PCT trail을 해봤어야 했는데..  YOLO !​​​​​​​

옴마야.. 세 분 고생이 많으셨네요. 전화가 터져서 정말 다행이네요. 퍼진 타이어 상태로 비숍부터 몬토레이로 갔다는 건가요? 온광님 정말 능력자십니다! 

해피엔딩(?)이라 다행이네요. 식겁하셨겠어요.

또 하나의 드라마를 쓰셨네요!

모두 무사히 귀환하셔서 다행입니다.

아이쿠 이런 모험을! 대기만족으로 즐겁습니다.  사진들이 정말 걸작이네요. 우주비행접시처럼 생긴 구름은 첨 봅니다. 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