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5일 토 맑음
Grand Canyon 으로 향한다. 매년 와서 봐도 새롭게 느껴지는 거대한 지형. 지질학자들의 Mecca 인 Grand Canyon. 이번에는 Yavapai Geology Museum (지질학 박물관)에 전시된 설명을 모두 읽어보고 싶다. 그리고, “ Grand Cayon Trail of Time” 왕복 5.6 마일을 걷고 싶다. Grand Canyon 을 보러 오는 분들을 위해 박물관에 전시된 지형 설명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올려 보았다.
HW 58,40,15 를 80마일 (128Km/h)로 달려본다. 엄청덥다. 화씨 109도 (섭씨 43도). 올때는 더위를 피하기위해 밤새도록 13시간 동안 달려왔다. 총 거리 1503 miles (2414Km). 이 거리라면, 서울에서 북경까지 육로로 1300 Km이니깐 거의 북경 왕복거리라고 보면된다.
Grand Canyon에 도착해보니 90도 정도로 그렇게 덥지 않았다. 그동안 California는 Indian Summer 로 엄청 더웠는데 Arizona는 예외인 듯했다.
가뭄과 산불에 강하다는 Ponderosa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져 있는 Kaibab 고원을 지나 드디어 South Rim에 도착한다. 눈앞에 전개되는 저 장엄한 Grand Canyon! 숨이 막혀온다. 저 엄청난 계곡이 어쩌면 이렇게도 조용할 수 있을까? 마치 저 밑에 흐르는 Colorado 강물 소리만 들리는 것같다.
와! 저 미약한 Colorado강이 이렇게 엄청난 지형을 만들었다. 보이지 않는 힘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깊이 1.6km, 폭 16km, 길이 443Km의 Grand Canyon은 지질학의 보고가 아닐수 없다.
형형색색의 지층들이 떡시루처럼 겹겹이 쌓여있는 모습이 몽블랑에서 본 알프스 산맥의 휘어진 습곡과는 많이 달랐다. 저 밑 계곡에서 Rim까지 올라 오는데 지질학 역사로 무려 20억년이 걸린다. 지금 나는 한눈에 20억년의 억겁을 그대로 보고있는 것이다. 여기 말고 다른 어느곳에서 연속되는 지질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암석들을 한꺼번에 볼수있을까?
지금 나는 South Rim의 2억 5천만년전의 중생대 트라이아이스기 암석을 밟고, 20억년전의 원생대 계곡 바닥에서는 콜로라도강이 선캄브리아기의 편암을 깍아내고있는 것을 보고있는 셈이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측면 협곡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콜로라도 강과 지류가 층을 깎아내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협곡의 넓이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하바수 캐년(Havasu Canyon)과 브라이트 엔젤 캐년(Bright Angel Canyon)과 같은 일부 눈에 띄는 측면 협곡은 뚜렷한 지질학적 특징을 보여주고있다.
The Colorado River races 1,400 miles from its headwaters in the Rocky Mountains to its end at the Gulf of California. Twenty percent of its course (277 miles) winds through Grand Canyon. 콜로라도 강은 로키산맥의 원류에서 캘리포니아 만 끝까지 1,400마일이나 뻗어 있다. 코스의 20%(277마일)가 그랜드 캐년을 통과한다.
What Caused the Rise of the Colorado Plateau?
선캄브리아대부터 신생대까지 융기와 침강을 반복하며 얕은 바다와 늪지로 이루어진 곳이었기 때문에 퇴적층이 두껍게 발달했다. 이지대는 신생대 당시 로키 산맥과 함께 3000미터 이상 솟아올라 현재의 콜로라도 고원이 형성된 것이다. 지난 600만 년 동안 콜로라도 강과 그 지류의 침식력에 의해 Grand Canyon 이 형성되었지만, 초기 형성은 콜로라도 고원이 융기된 약 7천만 년 전에 시작되었다. 차등 침식은 Grand Canyon의 독특한 모습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침식에 대한 암석층의 다양한 저항은 협곡 전체에 뚜렷한 계단, 절벽, 테라스를 만들었다. 가장 깊고 오래된 암석층은 비슈누 지하 암석으로 약 17억년에서 20억년 전에 형성된 변성암과 화성암의 복잡한 집합체를 구성한다.
지구의 나이 48억년. 그 일부인 20억년을 Grand Canyon 에서 느낄수 있었다. 1700만년전 태평양 판이 북아메리카 판을 들어 올리면서 Colorado 고원이 융기했다. 바로 이 시점이 Grand Canyon 의 시작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Grand Canyon 곳곳의 퇴적암에는 선캄브리아기에서 신생대까지, 고대 동·식물들의 화석이 풍부하게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지반이 융기하면 그 과정에서 암석이 부서지고 변형되는데 특이하게도 콜로라도 고원은 그대로 땅을 들어 올린 것처럼 변형이 거의 없었다. 퇴적층 줄무늬가 기울어지거나 끊겨 있지 않고 수평을 이루고 있는 이유다. 지질학적 역사를 시간순으로 볼 수 있는 교과서인 것이다.
This is a relief map of the Grand Canyon. The elevation is represented using shading. The lightest color represents the highest elevation while the darkest color represents the lowest elevation.
그런데 Grand Canyon 북쪽에서 흘러내리는 Glen Canyon 계곡물은 콜로라도 강이 아닌 리오그란데 강의 지류였다. 현재는 Glen Canyon 에서 강이 흘러와 서쪽으로 90도 꺾여 Grand Canyon으로 흘러들지만, 과거에는 Grand Canyon 동부를 남북으로 흐르는 강이었던 것이다. 이후 로키 산맥이 더 융기하며 남쪽에서 막힌 강줄기가 거대한 호수를 이루었고, 별도로 Colorado 고원 서쪽으로 흘러가던 강줄기(현재의 Meed lake 부근)는 고원을 점차 침식해들어가며 계곡 자체가 동진, 보다 깊은 계곡을 만들고 마침내 고원 동부의 강과 연결되어 버렸다.
View of the Grand Canyon from Space
그 결과 Colorado 강은 카리브 해가 아닌 태평양을 향해 흐르게 되고, 빠른 유속과 풍부한 유량으로 차별침식이 강화되어 현재의 Grand Canyon이 만들어진 것이다. Grand Canyon을 자세히 보면 이런 차별침식의 흔적이 나타나는데 남쪽 벽은 거의 깎아지른 절벽이지만 북쪽 사면은 약간 넓은 모양이다. 콜로라도 고원 전체가 수평으로 솟아오른 게 아니라 융기 과정에서 다소 삐딱하게 솟아오른 탓에 북쪽 사면이 더 넓게 깎여나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