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969년 설악산의 구전 설악가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설악가" 설악가는 산악인 이정훈 님이 1970년에 만들었다. 외설악 천불동계곡을 오르다 보면 비선대를 거쳐 양폭산장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주등산로인 희운각 - 소청봉 방향의 오른쪽 능선길 대신, 계곡을 직진해서 오르다 보면 설악산의 주봉 대청봉(1,708m)으로 바로 이어지는 거대한 급경사지대와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천불동 계곡길은 끝난다. 그곳은 마치 항아리처럼 움푹 파이고 3면이 막혀있는 거대한 절벽의 골짜기, 바로 그곳이 죽음의 계곡이다, 1969년 2월 초 , 한국산악회 히말라야원정훈련대는 외설악 신흥사에 원정대 본부를 두고, 그곳 죽음의 계곡을 전진기지로 삼아 적설기 훈련을 하던 중 갑자기 대형 눈사태가 덥쳐서, 그곳에 있던 본부대원 10명 전원이 눈에 매몰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당시, 대청봉 훈련(공격)조가 훈련을 마치고 임무 교대를 위해 죽음의계곡에 도착했을 때 본부대원들이 보이지 않았고, 비록 그곳에 눈사태의 흔적이 보였지만 본부대원들이 모두 눈새태로 매몰되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대청봉 훈련조 대원이었던 구인모 님의 전언) 하지만, 부근을 수색해 보아도 본부대원들은 보이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실날같은 희망, 그들이 혹시 살아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은 점 점 사라지고 결국 대청봉훈련팀은 하산하여 사고 신고를 함으로서, 각 신문사의 호외로 전국민에게 전해진다. 이후 대규모 구조대가 편성되어 인근 지역 수색과 함께, 죽음의 계곡의 매몰 예상지역 이곳 저곳을 깊이 깊이 파내려간 끝에 결국 비극의 현장이 하나 하나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정훈 님 (서울 중동고 산악부 출신, 고령산악회 소속) 은 당초 그 원정대에 합류하고 싶었으나 집안 사정으로 합류하지 못했었고, 그동안 함께 산행하며 정깊었던 선배, 동료들을 한꺼번에 떠나보낸 충격과 슬픔 그리고 애도의 심정으로 나날을 보내던 중 이듬해 봄 홀로 설악산을 다시 찾는다. 그리고 그의 발길은 자연스레 천불동계곡으로 접어든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이한 천불동 계곡에는 새로운 생명의 물이 콸 콸 흘러내리지만, 저 멀리 능선에는 아직 두터운 눈이 채 녹지않아 굽이져 흰띠를 두르고 있는 가운데, 달빛 고요한 천불동의 저편 죽음의 계곡쪽을 바라보는 순간 그의 마음에는 다시 한번 격정이 끓어오르고, 이때 스쳐지나가는 선율과 가사를 얼른 수첩에 메모하게 된다. ''설악가'는 이렇게 해서 탄생되었다. 이때 우선 1절이 만들어지고 몇달 후 2절이 추가됨으로서 곡이 완성된다. 이 곡은 대학산악부와 전문산악단체의 산악인들을 통해 서서히 구전되어 나갔으며, 오늘날에는 등산애호가 들의 상당수가 즐겨 부르는 산악인들의 포크송이 되어있다. 꼭 등산애호가가 아니더라도, 일반 대중들도 이 노래를 들으면 한결같이 참 아름답다고 이야기 하는 것으로 보아 , 이 노래는 시간이 흐르다 보면 남녀노소가 모두 아끼는 진정한 포크송으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설악산에서 산행중, 어느 산장을 찾아 통나무 식탁에 앉아 이 노래를 부르다 보면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은 물론 따라 부르며, 이 노래를 몰라도 진지하게 경청하며 함께 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각자의 배낭 속에 귀하게 간직해 오던 맥주 한캔, 소주한병....을 아낌 없이 꺼내어 나눔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마치 이세상에 제아무리 귀한 것도, 이 순간의 시간만큼 귀하지는 않다는 듯, 서로가 가진 것들을 아낌 없이 내놓고 그렇게 비워진 곳에는 추억을 담아간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이것이 바로 설악가의 마법인 것이며, 이떄 어떤이는 이 곡을 들으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한다. 설악산에서 산행을 마치고 떠나면서 이 노래를 부르면 마치 그리운 님을 두고 가듯 다시 한번 설악의 정경을 뒤돌아보게 되고, 마음 속으로 '잘있거라 설악아 내 다시 오리니' 이렇게 이야기 하게 된다. 이 아름다운 곡의 주인공 이정훈 님은 10여년간의 암투병 끝에 2014년 봄 별세하였고, 그를 기억하는 많은 산악인들은 또 한번 눈시울을 적셨다. ( 2015. 5)

  • profile
    파피 2023.05.23 23:25
    이게 선비/파랑새님 공룡능선 후기 배경음악으로 깔린거죠? 넘 슬픈 사연을 한 가득 품고 있는 노래군요.
  • ?
    이장 2023.05.23 23:51

    선비님, 파랑새님 공룡능선 후기 배경음악 입니다

    오래전 흐릿한 기억에 있는 멜로디라 찿아 봤습니다

    어이 잊으리 꿈같은 산행을 잘있거라 설악아 

    내 다시 오리니...

  • ?
    Sunbee 2023.05.24 00:57

    다시 사연을 읽고, 들으니 또 울컥해 집니다.....

  • profile
    파랑새 2023.05.24 13:51

    이장님이 소개한 한국산악회의 1969년 눈사태 비극이 발생한 설악산의 같은 계곡에서,

    1976년 2월에는 대한산악연맹의 에베레스트 원정 동계 훈련팀이 거의 비슷한 참사를 맞았다.

    당시 한국 최고의 산악인으로 불리던 최수남 씨와 2인의 에베레스트 훈련대원이 눈사태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다.

    고 최수남 씨는 1971년에 로체샤르(로체의 위성봉) 에서 한국인 최초로 8,000m 이상을 등정한 기록을 세운 분이다.

    설악산의 원래 희운각 자리의 위쪽에 위치한 이 계곡의 이름이 바로 "죽음의 계곡(또는 고요의 계곡)" 이었는데 이러한 비극의 연속으로 그 이름은 더욱 유명해 진다.

    이후에도 설악산 에서는 죽음의 계곡을 비롯한 여러곳에서 산악 사고가 해마다 발생하여 수많은 산악인들의 슬픈 사연들이 계곡마다 쌓여 있다.

    대한산악연맹은 무수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드디어 1977년에 대한민국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을 이루어 낸다.

    설악산 죽음의 계곡, 지리산 칠선 계곡, 그리고 한라산의 관음사 쪽 계곡이 규모는 작지만 국내의 히말라야 등반 훈련장으로 적합 하다고 한다.

    그리고 1993년에는 드디어 한국 여성 산악인이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참고로 에베레스트는 1953년에 영국의 힐라리 경이 초등을 하였으며, 일본은 1970년에 등정 그리고 1975년에는 세계최초로 여성산악인으로서

    일본인 준코가 에베레스트를 등정 하였다.

  • ?
    지족 2023.05.25 01:21

    좋은 내용 잘보고 갑니다. 언제 설악에 한번 가고 싶어지네요.

  • ?
    사비나 2023.05.25 08:54

    그런 사연이 있었군요...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 No Image

    9월 정기산행

    매달 첫 번째 토요일에 정기산행이 있는데 그 첫주가 롱 위캔드이면 그 다음 주로 정기산행을 연기합니다. 담주 월요일이 레이버 데이로 휴일이기 때문에 9/9에 ...
    Category알림 By동사 Reply2 Views2888
    Read More
  2. 2023년 8/30 달(문)

    2023년 8월30일(수) 슈퍼 블루문이 뜬다기에 오랜된 디카 먼지 털어서 동네 공원으로 마실 나가서 몇장 찍어 봅니다 다행이 날이 구름이 끼질않아 잘 보이긴 했으...
    Category기타 By이장 Reply3 Views297 file
    Read More
  3. No Image

    Party Like 007 at The Clift Hotel

    Saturday, August 26, 2023 9:00pm. Party 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곳입니다. Ticket 은 Eventbrite 을 통해서 사실수 있습니다..
    Category정보 By산신용 Reply0 Views315
    Read More
  4. No Image

    JMT 퍼밋 양도합니다.

    첫 JMT를 한지 10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어서 오래 전에 힘들게 받아두었던 퍼밋을 다른 꼭 참가해야 하는 비지니스 출장과 겹쳐서 포기해야 할 형편...
    Category알림 By길벗 Reply2 Views316
    Read More
  5. No Image

    복숭아 바자회가 있습니다.

    이 번주 토요일 (7/22) 복숭아 바자회가 있습니다. 선 주문이 필요하며, 자세한 것은 아래 링크를 참조 하세요. 회원장터 - 복숭아 바자회 (bayalpineclub.net)
    Category알림 By동사 Reply0 Views216
    Read More
  6. No Image

    Tioga pass가 열린답니다.

    Great news! Tioga Road (continuation of Highway 120 through the park) will open to vehicles on Saturday, July 22, at 8 am. While vault and portable toi...
    Category알림 By길벗 Reply3 Views2334
    Read More
  7. Ansel Adams Wilderness 7월의 겨울

    7월의 겨울 이스턴 시에라에는 눈이 쌓이고 녹아 폭포를 이루고 꽃이 피었습니다
    Category공유 By이장 Reply11 Views720 file
    Read More
  8. No Image

    요세미티 Tioga Historical Seasonal Opening and Clos...

    지난해 2022과 23년 기록적인 폭설로 인해 올해 요세미티의 티오가 패스 Road는 언제쯤 오픈 될까요? 1980년부터 2022년 도로 오픈 역사를 적은 아래의 도표는 42...
    Category정보 By이장 Reply12 Views543 file
    Read More
  9. No Image

    보해님께서 밑에 걸어주시는 유튜브 영상들 기록으로 ...

    저만 그런가요? 어떤 것들은 봐야지 하다가 놓치고 어떤 건 보다가 시간이 안 되서 다 못 끝내고 나중에 봐야지 했는데 새걸로 바뀌기 하고 그러네요. 나중에 다...
    Category기타 By파피 Reply11 Views292
    Read More
  10. No Image

    구전 한국 산악인의 포크송 설악가

    1969년 설악산의 구전 설악가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설악가" 설악가는 산악인 이정훈 님이 1970년에 만들었다. 외설악 천불동계곡을 오르다 보면 비선대를 거...
    Category기타 By이장 Reply6 Views270
    Read More
  11. 6/4 일 Strawberry Moon 미션픽 야간산행

    6월 4일 일요일 Strawberry Moon 이 뜬다고 하네요. 이장님이 자주 올리시는 미션픽 야간산행은 늘 스케줄이 맞지 않아 참석을 못했었는데 요번에는 봄의 끝과 여...
    Category제안 By크리스탈 Reply13 Views553 file
    Read More
  12. No Image

    제주도 한라산 산행 정보와 관광정보를 구합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아들과 이번 유월에 한국을 가는데요. 간김에 제주도도 가보면 어떨까 생각중이거든요. 애가 아직 중학생이라 산행만 하면 재미없어하니까 뭔가...
    Category정보 By사비나 Reply17 Views437
    Read More
  13. Yosemite 120번 Closed to Valley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에서 요세미티 벨리로 통과하는 120번이 도로 손상으로 현재 이용 불가 입니다 베이지역에서 요세미티 벨리로 가시려면 140번 South Gate ...
    Category정보 By이장 Reply2 Views250 file
    Read More
  14. No Image

    번개 일요일 아침

    일요일 아침 7:30 AM 후다트 NORTH SIDE parking lot 에서 아래로 가실분 오세요. 지족 혼자라도 갑니다 점심은 없습니다. 점심전에 끝내는 쇼티입니다. 찾아오는...
    Category기타 By지족 Reply3 Views219
    Read More
  15. Update

    오늘 아침에 웹사이트 모바일 버전이 조금 보기 좋은게 무료로 개발된게 있어 디자인을 조금 바꾸었습니다. 어떤 회원분이 개인적인 연락을 통해 전화기에서 댓글...
    Category정보 By보해 Reply10 Views320 file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188 Next
/ 1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