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날 아치스 다 돌고 이일 차에 캐년랜드로 향하기로 했어요. 모압에서 캐년랜드는 한시간 정도 거리였던 걸로 기억해요. 참고로 저희는 모압(Moab)에 에어비앤비 잡아 놓고 거기서 움직였어요.
아치스를 2-3일정도 두고 볼 줄 알고 캐년랜드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미리 보지 못한 탓에 저녁에 부랴부랴 찾아보니 갈만한 곳이 몇 군데 나오더군요.
리스트 작성하고 남편과 아이에게 보여주니 그게 Island in the castle 섹션에 있는거야 아님 needles 섹션에 있는거야 그것도 아님 설마 Maze 섹션(당근 거긴 아닌 거 알고 하는 소리들)하고 묻는데 뭔소리인지 못 알아들었어요. 지도도 안 보고 그냥 가볼만한 트레일 고른 티가 난거죠.
Maze는 정말 말 그래도 미로라네요. 섣불리 들어갔다가는 못 나올 수 도 있는.. 예전에 어떤 백팩커가 혼자 들어갔다가 바위틈에 팔이 끼어서 꼼싹 달싹 못하고 결국 자기 팔을 자르고 나와서 간신히 살았다는 무시무시한 얘기도 있더라고요.
암튼 그래서 캐년랜드가 저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눠어져 있고 들어가는 입구도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
Island in the castle로 향하기로 정하고 하이킹 트레일은 내가 선택한 곳들이 다 니들스 섹션인 관계로 아이가 급하게 찾아서 Syncline trail로 가기로 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생각이 없었죠. 알았더라면 안 가겠다고 했을런지도..
https://www.alltrails.com/trail/us/utah/syncline-loop
요 사인이 그냥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싱크라인 트레일에서 길을 잃어서 구조를 요청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하네요. 생각보다 돌무덤들이 길 안내를 잘해서 저희는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어요.
내려가는 길. 전망이 정말 멋지죠?
바닥까지 내려가는 게 그랜드 캐년에 갔을 때 콜로라도 리버까지 가서 하룻밤 캠핑하고 온 기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했어요.
반 왔다고 생각했는데 사인을 보니 좀 더 가야한다고.. ㅠ.ㅠ 요기가 바닥의 끝이고 저 뒤에 보이는 바위산을 넘어가야 다시 파킹랏으로 가야할 수 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할만하네. 멋지다라고 좋아했더랬죠.
우와~가 계속 나오는 멋진 풍경이었어요.
아름다운 풍경 뒤에 나온 오르막길. 저 왼쪽에 트레일 보이시나요? 요기는 그래도 뭐 할만하다… 문제는 저 길을 따라 올라오면서 앞에 절벽 밖에 안 보이는데 어디로 저 바위산을 넘어가지 의문이 가시지 않더라고요.
우려는 현실로…
아주 짧은 구간이었지만 발밑은 아득히 절벽이고.. 한 발자국만 잘못 디디면 죽을 수도 있겠다 생각하니 아찔하더라고요. 게다가 전 겁쟁이에다 고소공포증까지.. 놀이공원 가면 바이킹도 못 타요..
이쪽 길(시계 반대방향)로 내려왔음 포기하고 돌아갔을 텐데 다행히 올라가는 길이라 뒤 안 돌아보고 위만 보고 걸었어요. 절벽 지나고 한 부분은 살짝 다리 벌려 건너야하는데 바위틈 사이로 아득히 보이는 계곡.. 정말 후덜덜하더라고요.
혹시라도 저처럼 겁쟁이이신 분들 이 트레일을 가신다면 룹이 아니라 아웃앤 백을 권해 드리고 싶어요.
다녀와서 남편이 요 사이트 알려주더라고요. 진작에 읽고 갔음 좋았을 걸 하고요..
https://modernhiker.com/hike/hike-the-syncline-loop-trail-in-canyonlands-national-park/
Oh, and you’ll be doing all of this while scrambling up what is essentially an exposed, sheer cliff, by the way. (Apologies for the finger in the shot here – this is right before I had to pack the camera away for a bit so I could focus on not sliding off the rock)
For the next 0.2 miles, you’ll be climbing up almost 360 feet with an average grade of 37.4%, but you will at least have an advantage over me by knowing about this section of trail before you get to it. Let’s just say it’s a good thing there weren’t any kids in the canyon when I was crawling up, because – as I learned – profanities echo really well here.
저 사진 속의 있는 사람이 저랍니다. 다시 하라면 절대 못하는..
다리가 후달거려서 못가고 주저 앉기까지 했어요 ㅠ.ㅠ
-댓글로 이어집니다
세상에 나와 걷는 거 보다 오르는 걸 먼저 터득한 청개구리 아들녀석.. 가끔씩 저렇게 말을 안듣고 위험한 길을 가서 제 간담을 서늘하게 하죠.
그 담부터는 계속 업힐..
암튼 무사히 살아 돌아왔어요. 9마일이 조금 안되는데 길이 험해서 5시간 30분 걸렸어요.
돌아오는 길에 여기저기 전망대에 들어 캐년랜드의 아름다움을 멀리서 구경만 했어요.
아마도 Grand View Point Trail?
캐년랜드의 유명한 Mesa Arch Trail도 보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