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수영복을 입고 3박 4일의 여정을 시작한다.
Echo Lakes TH에서 Barker Pass TH까지 교통체증이 심했다.
차 안에서의 멀미를 뒤로 하고 Richardson Lake 까지의 첫날 여정은 가벼웠다.
자... 이제 호수에 들어갈 차례.
가져간 수영복은 산행복으로 바뀌었으니, 빤쭈가 수영복이 된다.
한달전 TRT#4 때 산님께서 강력하게 사라고 하신 기능성 내의.
바로 그것을 시험해 볼 시간이 된것이다. ㅋㅋㅋ.
두주전 REI 가서 $26의 가격표를 보고 들었다 놨다를 반복 하다가
결국에는 그냥 돌아서 나온 쓰라린 기억이 스친다.
포기 할 수 없어서 여기저기 뒤지다가 Amazon 에서 $12에 쎄일 하는걸 찾아냈고 오더 했다.
요만한 천 조각 하나가 $12 이라는 것이 아직도 이해 되진 않지만 착용감은 구~~~웃.
머리털 나고 젤 비싼 빤쭈를 입었으니 자랑질을 좀 해야 할텐데...
때마침 횐님들이 모여 계셔서 한바퀴 돌아 줬다...
그런데 이게 뭐그리 큰일이라고, 산님은 이 사건을 내내 울거내신다.
도대체 뭐가 잘못된걸까?
빤쭈 성능 test도 했고, 수영도 했고, 모든게 다 좋았다. 해가 지기 전까지는...
해가 기울어 가면서 기온도 함께 떨어져 간다.
횐님들은 긴 옷으로 갈아입고 난 여전히 산행때 입었던 수영복이 고작이다.
종아리를 감싸주는 긴 바지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바들바들 떨다가 그냥 추워 죽겠다고 엄살을 떨었다.
역시 궁즉통. 보스톤님께서 바지 하나를 꺼내 오신다. 한솔님 옷이라는데 본인이 싫어서 안 입으신단다.
아.... 따뜻하다. 종아리를 감싸주는 바지 하나가 사람을 지옥에서 천국으로 옮겨준다.
백팩킹에서는 기대도 안했던 camp fire.
그러나 그 불속에서 늦게까지 따뜻한 대화들이 오갔다.
따뜻한 빤쭈.
따뜻한 바지.
그리고
따뜻한 대화.
이렇게 첫날은 따뜻하게 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