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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설렘
새벽 7시, 아이스하우스 캐년 트레일헤드. 지난주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찾은 산행길이었다. 화수목 사흘간 쏟아진 장대비 덕분일까? 멀리 보이는 산줄기는 하얀 눈으로 뿌옇게 덮여있었다. 이번엔 제대로 된 눈산행을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예상치 못한 도전: 첫 직벽 등반
Saddle에 도착해서 우리는 정규 트레일을 벗어나 도전적인 선택을 했다.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Bighorn으로 향하는 직벽 등반. "처음이에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앞서가는 선배 등반가의 발자국을 따라 한 걸음씩 내디뎠다.

극복의 순간들
- 경사 40도의 가파른 벽
- 차가운 바람에 굳어가는 손가락
- GTX 장갑을 낄 틈도 없이 이어지는 등반
- 후들거리는 다리와의 싸움
- 뒤에서 들려오는 동료들의 따뜻한 응원
- 얼어버린 꿀조차 먹기 힘든 혹한

정상에서 만난 겨울 동화
마지막 10분간의 사투 끝에 도착한 정상에서 만난 것은 그야말로 '겨울 왕국'이었다. 눈사람을 만드는 선두 팀들, 상고대 사이를 누비며 인생샷을 남기는 이들, 그리고 마지막 주자인 나는 떡만두국으로 얼어붙은 몸을 녹이며 그 장관을 만끽했다.

 하산과 뒷이야기
하산은 예상보다 빨랐다. 지난주보다 1시간이나 단축된 시간. 피자와 맥주를 마시며 나눈 이야기 속에서 모두가 놀란 것은 내가 직벽 등반 초보라는 사실이었다. "오늘이 처음이세요?" 라는 물음에 묻어나는 놀람이 오히려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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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산행은 내게 여러 가지 첫 경험을 선물했다. 직벽 등반의 도전, 극한의 추위와의 싸움, 그리고 무엇보다 상고대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겨울 풍경과의 만남. 다음번엔 꼭 Crampon을 챙겨야겠다는 교훈과 함께, 이 특별했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때로는 계획에 없던 도전이 가장 아름다운 경험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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