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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dona #1

Zion
국립공원의 일정을 마치고 나는 다시 자동차를 몰아 300마일 남쪽에 있는 세도나로 왔다.  10년전에는 유타의 Bryce Canyon 국립공원에서 남하하여 그랜드캐년의 North Rim 들렀다가 여기로 왔었다.  세도나로 내려 오는 여기저기가  10년전과 중복이 되곤 했는데 눈으로 직접 보자 잊어버렸던 기억들이 많이 되살아 났다. 강산도 변한다는 10, 다행히 여기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듯했다.

 Sedona 1.01.jpg

( 1마일의 암벽터널인 유명한Zion 터널을 빠져 나와  Zion 국립공원 East Gate 앞에서 Zion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

아리조나의 Flagstaff 세도나를 잇는 아름다운 89A 도로옆에 있는 Manzanita Campground 자리를 잡았다.   Campground Coconino National Forest 운영하는89A 연변 Campground 유일하게 겨울철에도 여는 곳이다.  세도나는 여기에서  남쪽으로 6마일, Flagstaff 북쪽으로 21마일.

Campground 89A도로 바로 옆이라 자동차 소음에 무척 예민한 나는 밤에 자다가 잠을 깰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그건 기우였다.  89A 깊은 Oak Creek Canyon 따라 있는 도로인데 Canyon으로 Oak Creek 같이 흐른다.  campground 바로 뒤쪽을 흐르는 Oak Creek 세찬 물소리는 앞쪽 도로의 자동차 소리들을 충분히 삼키고도 남음이 있었다. 드문드문한 자동차 소리도 거슬리는 나에게  끊임없이 콸콸콸 흐르고 있는 계곡물 소리는 그저 달콤한 자장가가 되어 버리니 내가 생각해도 나는 정말 체질인 모양이다.

Sedona 1.02.jpg

(Manzanita Campground 근처에서 보이는  89A 연도 풍경)

세도나에서의 이번 체류일정은 3 4. 이틀의 full day 있다. 이틀동안 하루에 모두 개의 trail 하이킹하기로 했다. 먼저 오늘 일정은 campground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West Fork (Oak Creek) Trail 10 전에 왔을 깊은 인상을 주었던 Courthouse Butte 찬찬히 돌아 보는 것이다.

West Fork Trail89A 타고 다시 북쪽 (Flagstaff방향) 으로 3.5 마일쯤 되올라 가면 도로변에 주차장을 갖춘 trail입구가 있다. West Fork Creek 항상 물이 흐르는 계곡인데 서쪽에서 흘러와 주류인 Oak Creek 이곳 주차장 뒷편에서 만난다. trail 이름처럼 West Fork Creek 계속 따라 가지만,  trail 정해진 길이는 없다.  , hiker들이나 backpacker들이 가고 싶은 만큼 가는 곳으로,  가장 안쪽까지는 wading 해가며 14마일까지 거슬러 올라 있단다.

 Sedona 1.03.jpg

(West Fork Creek Trail 입구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경관. 한국의 모습들을 많이 연상하게 한다)

West Fork Creek Trail 세도나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trail 알려져 있지만,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른 시간이라 입구 주차장에 아직 차가 대도 없었다. trail 초입부터 전형적인 세도나의 Red Rock trail들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완만한 trail 계속 흐르는 creek 따라 가는 것이고, 둘째는, 활엽수와 침엽수들이 계곡을 덮고 있어 거의 시종일관 나무 그늘 속을 걷는 것이며 (뜨거운 아리조나 여름에는 사람들이 아주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다.), 세째는  creek 좌우를 연이은 여러가지 모양의 높은 바위 절벽과 암석 조형들이 아름다운 파노라마를 연출하는데  red rock 하얀 빛깔 바위들이 조화되어 있다.  이들 전체가 어우러지는 단풍철 (보통 10 세째주가 피크라고 한다) 풍광이 정말 대단할 같다.

 Sedona 1.04.jpg

(red rock white rock 조화를 이룬 아름다운 모습)

 Sedona 1.05.jpg

(반듯하게 치솟은 암반들이 연이어져 있다)

 Sedona 1.06.jpg

(바위 절벽 꼭대기에 있는이런 재미있는 모양의 조형들을 수도 없이 많이 있다.)

때문인지 내가 West Fork trail 걷는 동안은 여기가 세도나 근처라는 사실은 거의 잊어버린 반면, 한국에 있는 산들의 모습이 기억속에서 많이 올랐다. 특히 오대산 상원사에서 비로봉을 거쳐 소금강으로 나왔던 . 외국 유학을 앞둔 대학 졸업반때 절친한 고등학교 동창 녀석과 학교 빼먹고 고별 등산으로 갔던 . 지금 여기 West Fork trail 보여주는 철지난 단풍 흔적의 모습, 몸으로 느끼는 쌀쌀한 이른 아침의 체감기온, 그리고 웅장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바위들 모습이 그때의 거기와 많이 닮아 있었다.   

 Sedona 1.07.jpg

 (trail 남아 있는 단풍의 흔적. 한창때의 단풍은 대단했을 같다.)

내가 체험한 trail 하나의 특징은 발걸음마다 느껴지는 엄청나게 부드럽고 폭신폭신한 흙의 촉감이다. 내가 Santa Cruz Mountains같은 redwood 숲속길을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가  이런 흙의 기분좋은 감촉이다. 방면에서 여기는 확실히 redwood 숲속길을 능가하고 있었다.

밟는 흙의 이런 기분 좋은 감촉은 틀림없이 주변의 나무들이 도와서 만들어 작품일게다.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렇게 묵묵히 자연을 가꾸어 가고 있는 trail 나무들이 감사하다.  또한 하이킹동안  West Fork creek20 번도 crossing해야 했지만,  발도 젖지 않았고 길도 한번도 헤매지 않았다. 소박하고 아담하게 놓여진 징검다리들과 길이 헷갈릴 만하면 어김없이 쌓아놓은 작은 돌탑들 덕분이었다. 선행자들의 이런 배려 또한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Sedona 1.09.jpg

 (West Fork Creek 많은 crossing 해야 한다. 곳곳에 놓여진 아담한 징검다리들이 웬만한 수위의 물은 감당하고 있는 듯하다.)

 Sedona 1.10.jpg

(말없이 안내를 주는 이런 조그만 이정표들이 얼마나 정겨운지 모른다.)

산책하듯 한적하게 걷다가 어느새 trail 막다른 곳에 자연스레 멈춘다. Wading 하지 않고는 앞으로 나아 없는 . 입구에서 여기까지가 3 마일쯤 된다. 나도 여기에서 발길을 돌려 돌아 나오며 뒤를 이어 올라오던 많은  hiker들과 아침 인사를 나누었다.

 Sedona 1.08.jpg

(wading하지 않고는 나아갈 수가 없는 막다른 trail.  오랜 물길이 단단한 바위를 다듬어 만들어 놓은 반터널형 curve.  여기는 흡사 Zion NP 있는 The Narrows 축소형 같았다.)

West Fork creek에서 세도나 시내로 들어와 먼저  “Y” (89A 179 도로가 만나는 세도나 중심부에 있는Y자형 삼거리 junction Sedona 사람들은 그렇게 부른다.) 가까이에 있는 Visitor Center 들렀다.  큼직한 Sedona Trail Map등을 얻은 후에 인접한 *Wildflower Bakery 가서 이것저것 다시 점검하 커피도 마시고 맛있는 점심식사도 했다.

*Wildflower Bakery Sedona "Y" 바로 Hilton Hotel mall안에 있는 casual bakery/식당이다. 넓고, 깨끗하고, 전망이  좋으며, 커피와 빵들뿐만 아니라 아침/점심/저녁식사들도 맛있고 값도 괜찮다.  무료  wifi까지 있어 여행자들이 오가다가 들러 인터넷도 하면서 잠시나마  편하게 있는 공간.  세도나 여행하는 사람들한테 강추하고 싶은 곳이다

Bakery 나와 바로 Courthouse Butte 향했다. Courthouse Butte "Y"에서 179번을 타고 남쪽으로 5.5마일쯤 되는 거리에 있지만, 자동차가 179 도로로 들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시야에 들어 온다.

 Sedona 1.11.jpg

( 세도나 남쪽 179 도로에서 보이는 우뚝 솟은Courthouse Butte. 오른쪽 곁에 모양의 Bell Rock 보인다.)

Courhouse Butte 10년전 세도나에 와서 여러  rock formation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했던 것이다. 중후함과 단순함에 그만 매혹되었을까... 그때는 근처 전망대에서 멀찌감치 보고는 아쉽게 이별했었지만, 이번에는 적어도 그것을 일주하는 4.2마일Courthouse Butte Loop Trail 걷는 것이다.  남쪽으로 달리는 자동차 차장으로 Courthouse Butte 모습을 보며 나는 바햐흐로 무슨 소원 성취하러 가는 사람처럼 들떠 있었다.

179 도로가 "Y"로부터 5마일쯤 무렵, 야트마한 언덕길이 되어 오르면서 Courthouse Butte 곁에 있는 Bell Rock (종같이 생긴 모양을 보면 이름이 Bell Rock인지 금방 있다.) 왼쪽옆으로 나란히 보이고, 언덕길 정점에서 남쪽 아래로 Oak Creek Village 마을이 눈에 들어 온다.  여기의 왼쪽 옆에 있는 Vista Point 주차장이 Courthouse Butte Loop  trailhead이다.

 Sedona 1.12.jpg

 (179 도로 옆의 전망대에서 보이는 Courthouse Butte 측면 모습.)

전망대에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지만 trail 들어서니 거의 혼자인 조용하다. trail 아침에 갔던 West Fork 비하면 거의 햇살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고 주변에 물도 전혀 없다.  길의 감촉도   거칠고 rocky 편이지만  Courthouse Butte 아래쪽을 일주하는 것이라 아주 완만하다.  나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시작했다.

 Sedona 1.13.jpg

(Courthouse Butte Loop Trail 입구.  표지판 아래쪽에 있는 “cairns”라고 부르는 이런 돌무더기를 세도나의 trail에서 자주 만날 있다. trail곳곳을 안내해 주는 이정표 역할도 하지만 자연보호구역표시라는 단단한 역할도 겸하고 있다. )

나는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Courhouse Butte 나에게 이름처럼 Courthouse라는 이미지보다는 오히려 강한 종교적인 이미지를 준다.  굳이 표현하자면 중후하면서도 단순하고 소박한 불국사 석가탑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Loop Trail 도는 내내 나는 어떤 성지를 찾은 순례자 같은 기분이 되어 걸었다.  경건함, 순수함, 평화로움,  그러면서도 자비스러운 잔잔한 미소...  나의 한걸음 한걸음마다  Courhouse Butte  나에게 이런 것들을 선물해 주고 있었다.  아침에 걸었던 West Fork Creek 보다는 아주 척박한 trail이지만 걸을수록 나를 편안하게 하는 힘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 나는 끊임없이Courthouse Butte에게 敬慕의 마음과 시선을 보내며 와 가까와 지고 있었다.

Sedona 1.14.jpg

(가까이에서 보는 Courthouse Butte 동남쪽 모퉁이)

Loop 한바퀴 돌고난 나는 더없이 차분해져 있었다.  Courhouse Butte 다시 바라보며 나는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합장하고 경의를  표했다순간, 나도 모르는 눈물이 얼굴을 타고 내린다.  그러나, 그것은 분명히 기쁨이나 슬픔의 눈물이 아닌  맑고 깨끗해진 마음의 샘에서 솟아나는 그런 샘물같은 것이었다.

 Sedona 1.15.jpg

(trail에서 올려다 보는 Courthouse Butte 장중한 모습.  어떤 영적인 힘을 나에게 끊임없이 전해 주는 같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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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어~퀸 2009.12.17 09:47
    자연이조각해논  작품속에  실날한 설명과 함께 상상을하며 보노라니 ~
    아직까지 기회가없어 보도 듣도는 아니했지만 아~~이런데도있구나!  건강할때 기회가온다며 주저없이 다녀보고싶은데요
      산행다니면서 자연을보면 인간으로서 느끼는게 너무많답니다 (여러가지로)생략~
    우리가 찿아뵙고 눈으로 보는것만 해도 깨닳고 배우고 창피하고 감사하기도  용기와  힘도 쑥쑥나고 ~~
    산동무님의 느끼신 글중에 공감이~~정말 감사드림니다(함께 나눔을)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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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바람 2009.12.17 10:18
    Sedona,
    많은 한국사람들이 기받으러 가는곳으로만 알고 별로 가고싶지 않았고 그리고 앞으로도 갈생각이
    없었는데 산동무님의 여행기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언제인가는 누군가 표현 했드시 "Nature's most spectacular rock formations"  를 꼭보아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 의무감 같은것을 느낌니다.
     
    산우님들 내년에 벙개 한번 때리세요.

    산동무님 잘읽고, 그리고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
    mysong 2009.12.17 11:47
    2박 1일의 짧은 일정으로 들렀던 곳이어서 드라이브 & Couthouse Butte / Bell Rock 쪽 트레일만 몇시간 하이킹했는데 정말 마음 편하고 느낌 좋았던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다시 한번 여유있게 다녀오고 싶은데... 새로이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서 아직 짬을 내지 못하고 있네요. 이렇게 간접적으로라도 여행을 하게 되어 즐겁고 또 감사합니다.

    음~ 산동무님의 고정 팬들이 생긴 듯...ㅎㅎㅎ
  • ?
    두루 2009.12.17 21:21
    산동무님, 이렇게 좋은 곳으로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슴이 탁 트이고, 눈이 확 열린 좋은 시간 이었읍니다. 늦게야 몽블랑에 대해 쓰신 글을 보고 Gina and Keith의 TDM  산행을 같이 하다가, 그들이 결혼 기념으로 다녀온 Arcadia까지 같이 다녀 왔읍니다.  참으로 즐거운 시간이었읍니다.  좋은 산행기, 다음은 Grand Canyon hiking에 대해 연속 시리즈로 올리실거죠?  미리 감사 드립니다.
  • ?
    프리맨 2009.12.18 14:28
    연재하시는 산행이야기
    흥미롭게 읽고 있습니다
    좋은글 계속 올려주실것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 ?
    초발심 2009.12.28 14:51
    시리즈로 올려주신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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