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칼 23> 물 흐르듯 거침없이
(새해가 오기 하루 전, 여행 마자막날 로드에서 만난 온전한 형태의 스페턱클한 무지개 (이런 무지개는 생전 처음 봤다.)
물론, 이번 여행의 단점도 없지 않아 있었다. 예전 로드트립에서도 그랬듯이 현장에서 여행 후기를 산악회 홈피에 올림으로써 마치 남들과 여행의 체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한다는 일말의 스릴과 쾌감도 있었지만, 이는 또한 여행 자체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효과도 있었다. 소중한 밤 시간에 나와 대면하는 성찰의 시간 대신에 후기에 올릴 사진을 선별하고 정리한다고 시간을 많이 써버리는 결과도 낳았다. 이와 같은 남에게 보여주기 의식은 나에게 집중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유타 주의 고속도로를 타는 것은 운전자들에게는 큰 특권이었다. 일단 경치가 주로 수려해서 지루한 감이 없었고, 거기 여러 고속도로들이 최고 속도가 80 마일이어서 90마일까지도 밟고 달릴 수 있었다. 그 이유가 뭘까 궁금해서 나중에 찾아봤더니, 유타주는 대체적으로 도로들이 곧게 나있고, 교통량이 적어서 그게 가능하다고 한다. 실제로 로드트립하면서 대부분의 경우, 도로들이 붐비지 않아서 로드 트립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운전에서 오는 부담이 확 줄어들고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해 주었다.
(Dead Horse Point로 가는 길에서, 앞에 보이는 산들은 La Sal, Abajo, and Henry Mountains.)
(The View에서 내가 찍은 Monument Valley의 대표적인 Buttes (절벽오름들), 서부 영화 "역마차"에도 등장하는 곳. 이에 대한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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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공님, 후기를 읽어보니, 보는 눈이 좀더 세세해졌고, 경험의 밀도가 춈춈해지고 단단하고 꽉 찬 느낌이 드네요. 속세에서 견딜 수 있도록 해줄 풍성한 에너지를 담아오셨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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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창공님의 버킷리스트를 이루셔서 축하드립니다. 저도 작년에 휴가 내서 창공님과 같은 코스(한 두군데 빼고) 를 다녀왔습니다. 어디를 계획하고 떠나야 겠다고 생각하면 그래 차에 개스 가득차고 타이어 튼튼하고 네비만 있으면 어디든 간다하고 차에 먹을것과 필요한 물품들을 담아 가즈아~ 캠핑하며 호텔 투숙하며 자연이 나에게 어서오라 두팔벌려 손짓하고 얼굴을 보여주듯이 나와 마주쳐주는 광활함과 세밀한 모습과 모양들.. God의 약속이 보여지는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빛들… 차를 타며 달리는 내내 태양의 지고 떠오름에 시시각각 변하는 수채화의 붓은 그 분 만이 그리리라 .. 창공님의 스토리는 앞으로도 계속되고 산행서 만나 체험하신 감동을 들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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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치는 코스를 다녀오셔서 그런지 공감도가 높으신 것 같습니다. 타이어 튼튼, 가스 빵빵, GPS만 있으면... ^^ 표현이 생생합니다.
다음에 뵈면 오히려 제가 풀꽃님의 체험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시작과 끝을 끝까지 지켜봐주시고 공감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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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연의 진지한 침묵이 창공님의 글과 일맥상통합니다. 자연속에서 홀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정말 멋지고 존경스럽습니다. 우연일치로 무지개 일곱번째 친구 = 무지개 일곱 색깔이 창공님한테는 상서로운 징조입니다.
헬기에서 찍은 무지개
높은 산에 오르거나 비행기를 탄 채 아래를 내려다 보면 완전한 원 모양의 무지개를 볼 수 있는 반면, 땅 위에서는 반원 형태의 무지개를 보게 된다. 무지개는 공기중의 물방울에 의해 태양빛이 굴절되면서 경로차에 따라 빛이 분산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원래는 원형인데 땅에서는 지표면에 가려지는 부분이 있어 반원으로 보이는 것이다.
무지개는 보는 사람 눈을 꼭지점으로 빗변과 중심선의 각도가 40˚ 가량인 원뿔 모양에서 밑면의 둘레에 나타나는 것으로 관찰자가 땅 위에 있는 경우에는 지표면에 의해 가려지는 부분이 있어 무지개가 반원형 모양을 갖는 반면, 높은 곳에서는 가려지는 부분이 없어 원형 모양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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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어린 시절 무지개를 잡으로 쫓아다녔다고 하던데, 그런 강한 호기심이 결국 세계 정복자의 반열까지 오르게 만들었는지도 모르죠. 세계 정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나이가 들어도 호기심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워즈워드 시인이 <무지개>라는 시를 통해 무지개를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뛰고 나중에 한참 나이 들어도 그 뛰는 가슴이 생기지 않는다면 차라리 죽는게 낫다는 고백을 한 적도 있죠.
올해도 가슴 뛰는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 터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입니다.
오거닉님 덕분에, 오랜 만에 워즈워드의 시를 읇조려 봅니다. 감사합니다.
무지개 (윌리엄 워즈워드)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은 뛰노라.
나 어린 시절에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매한가지.
나이가 많이 들었을 때도 그렇지 못하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바라노니 나의 하루하루가
자연에 대한 경애심에 매여질지어다. -
‘The Rainbow’ by William Wordsworth (1807)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natural piety> : 자연을 경애하는 마음
이 시의 핵심은 '무지개'와 '자연'이다. 그리고 이 두 시어를 연결 짓는 말은 '동심'이 될 것이다. 순수한 동심으로 무지개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에 대한 경건한 마음 역시 노래할 수 있는 것이다.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지 않을 때, 자연은 우리의 눈과 마음에 들어오지 않고 정복의 대상이 될 뿐이다. 무지개에 대한 명상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심성인 동심의 소중한 가치를 새삼 일깨워 주고, 아울러 그러한 소중한 가치가 깃들어 있는 자연에 대해 새삼 경건한 마음을 갖게 만든다. 워즈워스는 낭만주의 운동을 일으킨 대표적인 시인으로 “모든 훌륭한 시는 힘찬 감정의 자연스런 발로” 라고 하며, 전원 생활이 인간의 감정을 성숙시키고 아름답게 만드는 토양이 된다고 했다. 그는 자연의 삶 속에서 조용한 명상을 통해 대자연에 대한 경외감(敬畏感;awe)과 인간의 근원적 법칙을 소박하고 꾸밈없는 언어로 노래하였다. – Blog<재봉틀의 국어방> -
여섯 친구를 만나고 내안의 나와 떠나는 로드트립! 무탈하게 대자연을 만나고 오심을 축하드려요~그 긴 여정을 물 흐르듯이 거침없이 기록하시고 자신에게만 들키고^^ 타인은 모를 성찰도 들려 주시고 이번 여행을 통해 느끼신 배움과 경험을 깊이 있게 공유해 주셨네요.청년의 도전과 열정,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넘어서 초인의 경지가 전해지는 후기!읽는 내내 공감과 감탄하면서 상상의 노래를 펼치며 즐거웠어요.어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성장하시고 진화하시는 창공님의 글을 읽으며 많이 배우고 있고 감사함 가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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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지난 글에 이렇게 댓글을 달아 기억해 주시고 저의 체험에 대해 공감도 표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이에 자극을 받고 말로만 그치지 않고 행위로 전환이 되도록 더욱 더 분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같이 성장해 나가는 새해를 기대하며 더불어 더욱 많은 활동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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